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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문무겸전' 최형국 박사 조선시대 활쏘기 최초 학술서 펴내
김우영 언론인
2023-01-30 09:18:15최종 업데이트 : 2023-01-30 09:17:03 작성자 :   e수원뉴스

최형국 박사는 나를 자주 놀라게 한다. 얼마 전 전화가 왔다.

 

"선생님, 또 책이 나왔습니다."

 

이번에 그가 펴낸 책은 '궁술(弓術) 조선의 활쏘기'(민속원, 2022, 12 출판)다. 최초의 조선시대 활쏘기 관련 학술서란다.

 

 

 

최형국 박사는 문·무를 겸비한 인물이다. 현재 수원시립공연단 무예24기 상임연출을 맡고 있으며 무예를 통한 몸의 역사를 추적하고 있다. '무예도보통지'에 수록된 무예24기를 27년간 수련하고 공부했다. 그동안 펴낸 무예관련 책과 논문의 양도 어마어마하다.

 

 

 

'친절한 조선사'(2007), '조선무사'(2009), '조선후기 기병전술과 마상무예'(2013), '조선군 기병전술 변화와 동아시아'(2015), '정조의 무예사상과 장용영'(2015), '조선 무인은 어떻게 싸웠을까'(2016), '무예인문학'(2017), '병서, 조선을 말하다'(2018), '조선후기 무예사 연구'(2019), '제국의 몸, 식민의 무예'(2020) 등의 저서가 있다.

 

무예사와 관련한 논문으로는 '조선시대 활쏘기 중 철전(六兩弓) 사법의 특성과 그 실제'(2020), '조선시대 야간군사훈련 夜操(야조)를 활용한 불의 축제 역사 문화콘텐츠'(2019), '육군박물관 소장 무예도보통지 편찬의 특징과 그 활용'(2018) 등 30여 편을 발표했다.

 

 

 

특히 2021엔 조선 후기 군사 훈련 교과서인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를 현대어로 풀어쓴 번역서인 '정조, 무예와 통하다-정역 무예도보통지(正譯 武藝圖譜通志)'와, 전투 교범인 병학통(兵學通)을 비롯한 당대 전술 운용에 대한 병법 연구서 '조선군 진법 속 무예와 전술신호' 등 2권을 한꺼번에 출판해 나를 놀라게 했다. 방대한 분량의 '무예도보통지' 번역은 좀처럼 엄두를 내기 어려운 작업이었을텐데. '정역 무예도보통지'(민속원)는 2021년 롯데출판문화대상 본상을 수상하기도 한 책이었다.

 

 

 

지난 연말에도 역작을 내놓았다. 앞에서 소개한 '궁술(弓術) 조선의 활쏘기'다.

 

저자는 '활에 담긴 몸의 문화'란 머릿글에서 우리의 전통무예인 활쏘기의 모습을 표현한다, "두 발을 편하게 벌리고 서서 숨 한번을 들이 마시며 물동이를 머리에 이듯 활을 들어 올린다. 숨을 천천히 내쉬며 앞 손은 태산을 밀듯 하고, 시위를 잡은 뒷손은 호랑이 꼬리를 잡아당기듯 지긋이 끌어당긴다. 잠시 과녁을 응시하고 멈췄다가 팽팽한 긴장감을 끊어 내듯 화살은 미련 없이 시위를 떠난다. 짙푸른 창공을 향해 화살 한 개가 얇은 잔상을 만들며 허공을 가른다. 이내 저 멀리 떨어진 과녁에서는 맞았다는 둔탁한 소리가 은은하게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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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국 박사가 펴낸 최초의 조선시대 활쏘기 관련 학술서 '궁술(弓術) 조선의 활쏘기'

 

그는 "아무런 흔들림 없이 고요한 마음의 상태를 유지하며 화살 한 개 한 개에 온 정성을 담아 수련하는 활쏘기는 그야말로 군자에게 어울리는 무예"라고 설명한다.

 

 

 

칼과 활은 우리나라 남자들의 로망이었다. 어렸을 때 어수룩한 나무칼과 대나무 활을 만들어 뒷동산에서 펼치던 전쟁놀이의 기억은 60 중반에 든 지금도 생생하다.

 

 

 

최박사의 말처럼 궁술은 총이 나오기 전 조선시대까지 군사전술의 핵심이었다. 고구려의 벽화 '수렵도'를 보면 활을 든 고구려인들이 말을 타고 사냥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달리는 말 위에서 정교하게 활을 쏘는 기사(騎射) 그림을 통해 오래 전부터 활을 잘 다루는 민족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조선시대 다양한 활쏘기를 저자가 직접 수련하며 몸으로 풀어낸 활쏘기 실학서다. 다양한 활쏘기를 저자의 몸을 통해 실험하고 다양한 사료 속에서 이를 검증한 내용들이다. 크게 △조선시대 마상활쏘기·기사(騎射) 시험의 변화와 그 실제 △조선시대 애기살·편전(片箭)의 활쏘기 특성과 위상 △조선시대 무과시험용 육량전·철전(鐵箭) 사법의특성과 그 실제 △'임원경제지' 속 양반의 활쏘기수련법과 그 문화 △'조선의 궁술' 속 일제강점기 조선 전통 활쏘기의 현실과 변화로 구성돼 있다. 부록으로 전통 활쏘기의 비결에 대해 근원적인 답이 들어있는 '사예결해(射藝訣解)' 번역해 수록했다.

 

 

 

그는 석사과정에서 '수원 화성의 전통무예를 활용한 관광마케팅 전략'이라는 석사논문을 발표했다. '무예를 문화콘텐츠화'시켜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 후 치열한 무예수련과 함께 학업을 계속해 2011년에 역사학부문에서 '무예사(武藝史)' 관련 1호 박사가 됐다. 그럼에도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문무겸전(文武兼全)'의 가치를 추구해 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무(武)-몸수련'도 어렵고 '문(文)-머릿공부'도 어렵다는 또 다른 한계를 경험할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부족한 실력을 채우기 위해 계속 공부 중입니다"

 

 

 

몸이 허락할 때까지 수원 화성과 무예24기를 중심으로 몸 수련이나 머리 공부에 똑같이 적용시키는 삶을 살고 싶다는 최형국 박사.

 

이번에 나온 따끈따끈한 책 '궁술(弓術) 조선의 활쏘기' 책을 건네받는 자리에서 통닭에 생맥주를 마시면서 "공부와 수련도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라는 다 알고 있는 말을 해줬다. 최형국 박사는 여러 가지 면에서 수원이 끝까지 품어야할 인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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