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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심재덕', 그와 함께 했던 시간들은 행복했다
언론인 김우영
2019-01-11 16:28:01최종 업데이트 : 2019-01-14 15:01:39 작성자 :   e수원뉴스
[공감칼럼] '심재덕', 그와 함께 했던 시간들은 행복했다

[공감칼럼] '심재덕', 그와 함께 했던 시간들은 행복했다


해우재에 세워진 심재덕  전 수원시장 흉상. 사진/수원시 포토뱅크 김기수

해우재에 세워진 심재덕 전 수원시장 흉상. 사진/수원시 포토뱅크 김기수

'소리꾼' 장사익 씨가 작은 요령을 손에 쥐고 가만히 흔들었다. 해우재 청량한 공기 속으로 맑은 종소리가 은은하게 퍼져나갔다. 추운 날씨임에도 해우재 앞마당을 메운 사람들 앞에서 그가 노래를 불렀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순간 참았던 울음이 터졌다. 딱 10년 전인 2009년 1월 중순, '미스터 토일렛' 심재덕 전 수원시장의 영결식장이었다. 나의 부모님 돌아가셨을 때를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그렇게 깊은 슬픔에 잠겨 본 일이 없다.

2009년 1월14일 낮 송철호 전 수원시립합창단 단무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소천하셨어." 근무 중이었지만 곧바로 조퇴를 하고 연화장으로 갔다. 그리고 그날 저녁 나혜석 거리로 나와 폭음을 했다. 일부러 노래방을 찾아가 대성통곡했다. 그런 나를 이용창 형은 가만히 내버려 두었다. 나와 심재덕 시장과의 관계를, 그 세월동안 얽힌 정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랬다. 심재덕 시장과 나는 오랜 인연을 이어왔다. 그가 수원문화원장으로 취임하고 얼마 후 문화 소식지 '월간 수원사랑'을 만들어보자고 연락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많은 일을 함께 했다. 수원여름음악축제, 대보름민속놀이한마당, 성곽순례 등 행사를 비롯해 수원천 살리기, 서호를 시민에게, 화성행궁 복원사업 등을 같이 했다.

기적 같은 일들을 경험했다. 쓰레기와 폐수로 버려졌던 수원천을 살려낸 일이다. 모두들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고 차라리 덮어서 도로로 만들자고 했다. 이에 심재덕 수원문화원장이 나섰다. 심원장의 부탁으로 당시 '수원사랑' 주간이었던 내가 먼저 수원천 살리기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글을 쓰면서 포문을 열었고 편집위원들과 시민들이 복개 반대 글을 매월 게재했다. 이렇게 수원문화원장 심재덕에 의해 시작된 논란은 수원시민과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게 됐고 지역 환경단체와 시민단체들도 합세해 결국 수원천은 자연형 하천으로 살아나 수원시민과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는 명소가 됐다.

또 특별히 잊을 수 없는 일은 수원화성행궁을 복원한 일이다. 당시 화성행궁 터엔 경찰서와 경기도여성회관, 경기도립 수원의료원, 신풍초등학교가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런 기관과 시설을 모두 철거·이전하고 행궁을 복원하자고 했으니 어느 누가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을까?

그런데 심재덕의 뚝심과 혜안은 놀라웠다. 나도 화성행궁복원추진위원회 임원(홍보부장)으로 힘을 합쳤지만 사실 100% 복원이 이루어지리라곤 확신할 수 없었다.

그런데 그 일도 이루어졌다. 지금은 신풍초등학교도 이전하고 우화관 복원을 위한 공사가 진행 중이다. 놀라운 일이다. 행궁을 바라볼 때마다 그때의 일들이 생생하게 살아나 가슴 벅차다. 그리고 심시장은 물론, 이승언 선생, 김동휘 선생, 이종학 선생 등 화성행궁 복원에 열정을 바치고 세상을 떠난 분들이 떠오른다.

민선 수원시장 취임 후에는 당시 ㅈ일보 문화부장을 하고 있었던 나를 시청으로 불렀다. 시민을 위한 시정신문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두말 않고 사표를 던지고 합류했다. 그와 함께 하면 일할 맛이 났기 때문이다.

시장이 된 뒤에도 남들이 흉내 낼 수 없는 큰일들을 해냈다. 아름다운 화장실문화운동, 월드컵 유치·월드컵 경기장 건설, 수원화성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연화장 건립 등 손꼽을 수 없는 업적을 남겼다.

자신이 살던 집을 헐고 변기모양으로 새로 지은 집 해우재에 살던 그가 세상을 떠나자 유족들은 2009년 이 집을 수원시에 기증했다. 해우재는 지난 2018년 3월 누적 방문객 1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또 하나의 수원시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0년이 지났다. 14일 저녁 7시에는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추모 공연이 열린다. '그를 회상하다', '그의 여정을 그리다', '해우재와 함께하다' 등 3부로 구성된 행사다.

(사)미스터토일렛심재덕기념사업회가 마련한 이 행사에서는 김준혁 교수가 집필한 심재덕 평전 출판기념식을 겸한다. 공연에 앞서 오후 6시부터 추모기획 전시도 준비돼 있다.

고인을 좋아했던 소리꾼 장사익 씨와 수원시립교향악단·수원시립합창단 등도 출연한다.
2011년 2주기 추념식에서 추모시 낭독을 했다. 사진/수원시 포토뱅크 김기수

2011년 2주기 추념식에서 추모시 낭독을 했다. 사진/수원시 포토뱅크 김기수

「​그이는 자신에게 엄격했지만
따듯한 사람이었다
자신을 일굴 줄 아는 사람이었다
맑고 깊은 사람이었다
강하지만 칠보산 자락에 핀 들꽃에 눈길을 줄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의 2주기 추념식 때 내가 낭독했던 시다. 그와 함께 했던 시간들은 행복했다. 앞으로 생전에 그런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언론인 김우영 저자 약력

언론인 김우영 저자 약력

공감칼럼, 언론인 김우영, 심재덕, 미스터 토일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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