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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노인 넷 중 하나는 고위험군 '가족의 병' 치매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2020-09-10 14:46:16최종 업데이트 : 2020-09-10 14:46:16 작성자 :   e수원뉴스
노인 넷 중 하나는 고위험군 '가족의 병' 치매

노인 넷 중 하나는 고위험군 '가족의 병' 치매


매년 9월 21일은 치매 관리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치매를 극복하기 위한 범국민적 공감대 형성 및 사회적 인식개선을 위해 치매관리법이 정한 '치매극복의 날'이자,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알츠하이머협회가 정한 '세계알츠하이머병의 날'이다.

현재 우리나라 치매 환자는 75만 명에 이르고, 5년 후에는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연령별로는 65세가 넘으면 10명 중 1명, 80세가 넘으면 4명중 1명꼴로 치매가 발병하는데 우리 국민의 평균 수명이 85세에 가까워지고 있으니 우리 국민 4명중 1명은 5년 가까이 치매를 앓게 되는 셈이다. 장수라는 축복이 커진 만큼, 치매라는 그늘도 함께 커지고 있다.

 

치매 치료는 빠를수록 좋아

치매는 기억력, 언어능력, 판단력 등 여러 인지기능이 나빠져 스스로 일상생활을 해나가기 어려운 상태를 말한다.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질환은 100가지가 넘지만, 알츠하이머병이 60~70%로 가장 흔하고, 뇌혈관질환에 의한 혈관성치매가 15~20%로 두 번째로 많다. 그 외 루이소체병이나 파킨슨병 등 여러 뇌 질환에 의한 치매가 나머지 10~15%를 차지한다.

대부분의 치매는 아직 완치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완치가 불가능한 치매라도 증상을 줄이고 악화를 늦추는 치료는 가능한 만큼, 치매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치매를 조기에 치료하기 시작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5년 뒤 중증으로 진행하여 요양시설에 입소할 가능성을 1/4 수준으로 줄일 수 있고, 치매 환자를 돌봐야 하는 시간도 연간 1,000시간 가까이 줄일 수 있다.

치매 치료를 조기에 시작하려면 발병 초기에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자면 나이 들어 생기는 단순 건망증과 치매 초기 증상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치매는 새로 듣고 본 것을 기억 속에 저장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바로 어제 혹은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은 쉽게 잊어버리는 대신, 옛날 일은 훨씬 더 잘 기억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치매로 인한 기억감퇴는 조금씩 나빠지기 때문에 6개월 전 혹은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부모 형제 중에 치매 환자가 있었던 사람, 가볍게 정신을 잃을 정도로 머리를 다친 적이 있었던 사람, 술·담배를 많이 했던 사람, 오랜 기간 우울증을 앓은 사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과 같은 만성질환을 오래 앓고 있는 사람은 반드시 검진을 받아볼 것을 권한다. 60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보건소 또는 치매안심센터에서 무료로 치매 검진을 받을 수 있다.

 

치매 환자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

치매는 약물치료뿐만 아니라 적절한 돌봄과 다양한 복지 및 법률서비스 지원이 필요하다. 치매로 진단을 받았다면 혼자 고민하지 말고 일단 주소지 치매안심센터를 방문하거나 중앙치매센터가 운영하는 치매상담콜센터로 전화부터 해보는 것이 좋다.

치매안심센터에서는 부담스러운 진료비나 약제비의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고, 쉼터와 같은 주간보호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지원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집안에 치매 환자가 생겼다면 치매안심센터에서 제공하는 '헤아림 가족교실'에 꼭 참여해보길 권한다. 치매 환자를 돌보는데 필요한 알짜 지식과 정보를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슷한 상황을 경험하고 있는 다른 가족들과 위로와 지혜를 나눌 수 있다.

또한, 모든 치매 환자들은 중증도에 관계없이 노인장기요양보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제공하는 돌봄서비스는 요양보호사 파견, 주야간보호서비스, 장기요양서비스, 돌봄장구 대여 등 매우 다양하므로, 자신의 상황에 맞춰 이용할 수 있다.

 

치매 환자를 돌볼 때 기억해야 할 세 가지

치매는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무척 당황스러운 질환이다. 하지만 치매의 원인과 증상, 치료와 돌보는 방법에 대해 올바른 지식을 갖춘다면, 치매 환자들이 보이게 될 다양한 증상들에도 당황하지 않고 잘 대처할 수 있다. 특히 가정에서 치매환자를 돌볼 때, 다음의 세 가지를 꼭 새겨두고 지키려고 애써보면 좋겠다.

1. 지금 바로 해결하려고 하지 않기

옷을 갈아입지 않겠다고 거부하고 화내는 환자, 주간보호센터에 가지 않겠다고 버티는 환자를 설득하거나 억지로 하게끔 만드는 일은 쉽지 않다. 응급한 일이 아니라면, 이러할 경우에는 30분 정도 후 다시 이야기해보기를 권한다. 마치 다른 사람처럼 순순히 따르는 경우가 많다. 논리적으로 따지고 설득해 환자의 마음을 바꿔놓으려 하거나, 무섭게 윽박지르며 강요해서 환자가 마지못해 따르게 만들려는 시도는 피해야 한다.

2. 환자 대신 처리하려 하지 않기

배려하는 마음에, 때로는 답답한 마음에 환자가 일상에서 하던 일을 가족들이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익숙한 일상 활동에서 배제되면 환자의 자존감과 인지능력은 더 빠르게 나빠지게 된다. 예를 들어 음식을 준비하는 경우라면, 환자가 하던 데로 음식을 준비하게 하되, 가스불 끄는 것만 가족들이 챙겨주는 것이 좋다. 가능한 환자가 스스로 많은 일상 활동을 하도록 하는 것이 치매 증상의 악화를 늦추고 가족의 돌봄 부담도 줄이는 길이다.

3. 치매의 명약을 찾기 보다는 치매에 해로운 것을 피하는데 더 집중하기

효과가 확인되지 않은 고가의 건강식품은 챙기면서 매끼니 반주하는 것은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치매 예방법이라고 손주의 수학숙제까지 찾아 풀게끔 하면서 틈만 나면 누워 주무시는 것을 방치하는 경우도 많다. 치매에 어떤 식품이 좋은지는 잘 알지만, 감기약, 가려움증약, 멀미약 등 일상에서 쉽게 복용할 수 있는 약물들 중 피해야 하는 것이 어떤 약물인지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 좋은 음식과 좋은 생활습관으로 치매를 호전시키는 것보다 나쁜 음식, 나쁜 생활습관이 치매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꾸준히 나쁜 생활습관을 없애는 것이 환자와 가족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다.



*본 칼럼의 내용은 e수원뉴스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자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저자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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