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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코로나19에 추위까지...혹독한 겨울 맞은 우리 이웃들
김우영 언론인
2020-11-30 12:49:42최종 업데이트 : 2020-12-01 09:06:05 작성자 :   e수원뉴스
코로나19에 추위까지...혹독한 겨울 맞은 우리 이웃들


<사진>밤이 깊을수록 빛나는 별빛처럼 우리 주변엔 정겹고 착한 이웃들이 있다. 사진/수원시포토뱅크 김기수

밤이 깊을수록 빛나는 별빛처럼 우리 주변엔 정겹고 착한 이웃들이 있다. 사진/수원시포토뱅크 김기수


날씨가 추워졌다. 하긴 이제 본격적인 겨울이다.

 

행궁동에 있는 내 작업실 겸 휴게실에서 청탁 받은 원고를 쓰다가 아직도 끊지 못한 담배 생각이 나서 밖으로 나왔다.

 

춥다. 얼른 한 대 피우고 들어가야지 하고 불을 붙이는데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새소리 같기도 하고 강아지 우는 소리 같기도 하다. 담배로 친해진 앞 건물 관리인과 이곳저곳 살펴보고 있는데 쓰레기통에서 뭔가가 후다닥 튀어나간다.

 

아. 내 손바닥만한 새끼 고양이다. 춥고 배고팠던 모양이다. 멀리 가지도 못하고 옆 자동차 아래로 숨어 애처롭게 울고 있다. 가까이 다가가니 또 저만치 도망간다.

 

저걸 어째, 둘이서 혀를 찼지만 어쩔 방법이 없다. 한 시간 뒤 궁금해서 다시 나가보니 아직 쓰레기통 옆에 있다. 그런데 웬 시커멓고 덩치 큰 고양이 한 마리가 어슬렁거리며 다가간다. 위협을 느꼈는지 새끼고양이는 털을 세우며 방어자세를 취한다.

 

"저리 가 쉿!" 검은 고양이를 쫓아 보내고 나니 이번에는 종각 뒤 짜장면집 고양이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길고양이였던 이 녀석은 주인이 거둬들여 집고양이가 됐다. 얼마 전 낳은 새끼는 주인이 아는 사람들에게 분양했다.

 

그러니 새끼들 생각이 났으리라. 내가 자리를 비켜주자 천천히 새끼 고양이에게 다가간다. 그런데 검은 고양이에게는 적대적이었던 녀석이 짜장면집 고양이에게는 호의적이다. 제가 먼저 다가간다. 모성을 느꼈을까.

 

고양이들은 한참 교감을 했다. 그리고 내가 이른바 퇴근을 할 무렵인 10시경 새끼고양이는 짜장면집 문 앞에 앉아 있다. 울지도 않는다. 아마 젖동냥이라도 한 모양이다.

 

얼마 전까지도 종각(여민각) 옆 나무 아래에는 밤마다 노숙자 두 명이 잠을 잤다. 한명은 나와 동갑이고 한명은 서 너 살 아래다. 유심히 지켜봤는데 참 점잖은 친구들이다. 10월 어느 날 밤 한잔 걸치고 가수 이용의 '10월의 마지막 밤...' 어쩌구하는 노래를 부르며 돌아오는 길, 그날은 추웠다. 그 추위 속에서 둘이 비닐을 뒤집어 쓴 채 떨고 있었다.

 

얼른 집에 가서 내가 입던 오리털 점퍼 두벌을 내왔다. 몇 번 입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한 2년간 손을 대지 않았던 옷들이다. 몇 년 더 입지 않으면 어차피 남 주거나 버려야 한다. 그런데도 그들은 내 작은 호의가 무안하도록 고마워했다.

 

가끔 길에서 마주치는데 지금도 꾸준히 그 옷을 입고 다닌다. 꾸벅 인사도 잘한다.

 

날은 점점 더 추워지는데 걱정이다. 그 친구들은 어젯밤 어디서 잠을 잤을까. 새끼 고양이는 얼어 죽지나 않았는지.

 

코로나19에 겨울 추위까지 시작되면서 혹독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우리 이웃들이 있다.

 

그럼에도 훈훈한 소식들이 들린다.

<사진> 올해 추석 파장동 '키다리아저씨'가 놓고 간 생필품 선물세트 89상자

 올해 추석 파장동 '키다리아저씨'가 놓고 간 생필품 선물세트 89상자
 

파장동엔 '기부천사' 또는 '키다리아저씨'라고 불리는 사람이 있다. 그는 연말이나 설, 추석이 되면 파장동 행정복지센터에 슬그머니 나타나 쌀이나 생필품, 과일을 두고 말도 없이 사라진다. 지난 12일에도 쌀 10㎏짜리 30포를 내려두고는 말없이 뒤돌아섰다. 추석 명절 전에도 식용유와 비누, 샴푸 등이 포함된 생필품 선물세트 89상자를 내려두고 떠났다. 설전에도 라면과 사과를 전달했으며 코로나19로 마스크 수급이 어려웠던 4월 어느 날에는 마스크 500매를 놓고 가기도 했다. 그러나 파장동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은 그가 누군지 아직도 모른다.

 

착한 이웃은 많다. 율전동에서 '홍셰프 성대반찬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홍영남씨는 어려운 이웃 주민들에게 나눠주라며 직접 담근 김치 50박스(500㎏)를 율천동 행정복지센터로 보냈다. 지난 2017년 백척간두의 어려움에 처했을 때 율천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김치와 라면, 쌀, 이부자리, 전기장판 등 당장의 생필품과 생계비 긴급지원, 주거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대한 보답이라는 것이다.


<사진> ㈜흥진 캐노피가 보내온 쌀

 ㈜흥진 캐노피가 보내온 쌀

 

고색동에 있는 흥진 캐노피(대표 김화석)는 이전 기념식 때 화환 대신 '쌀 화환'을 받아 평동, 입북동, 지역노인회에 쌀 1100과 기탁금 100만원을 보냈다.

 

정자1동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우상만·노정미 부부는 동네 홀몸노인과 중증장애인 등의 겨울 이불 40장을 세탁해줬다.

 

9년째 직접 농사를 지은 쌀을 지역주민을 위해 기탁해 온 송죽동 용영노 옹(89)도 지난 12일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해 달라며 직접 농사지은 쌀 300을 전달했다.

 

수원시 보도자료에 따르면 수원시여성단체협의회, 수원시새마을부녀회, 우리농업지키기운동본부, 수원시약사회, 장안문거북시장상인회 등이 김치를 담가 불우이웃에게 전달했다.

 

피앤이이노텍, 권선구가정어린이집연합회, 향토음식연구회, 수원시민자치대학 5기 동문회, 이마트 트레이더스, 수원남부경찰서, 천성교회, 보배로운교회, 삼성전기, 우만만2동 행복나무 어린이집과 봄빛 어린이집 등에서 연탄, , 김치, 밑반찬, 라면 등을 후원했다.

 

이 시간에도 기부와 봉사는 이어지고 있다. 밤이 깊을수록 빛나는 별빛처럼 우리 주변엔 정겹고 착한 이웃들이 있다.



*본 칼럼의 내용은 e수원뉴스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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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김우영, 코로나19, 기부, 봉사, 이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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