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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봄날, 매화 꽃 향기 은은한 화성행궁에서 생각하다
김우영 언론인
2021-03-21 11:22:06최종 업데이트 : 2021-03-23 09:00:09 작성자 :   e수원뉴스 윤주은

공감칼럼

 

팔달산에서 내려오다가 화성행궁 복원현장 앞에 한참동안 서 있었다. 그 옆 매화 꽃 향기가 은은했고 봄 햇살 또한 좋았기 때문이다.

 

방금 전 수원문화원에 들렀다가 화성행궁복원추진위원회 서류를 본 감회 때문에 더욱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동행했던 ㅇ형과 헤어진 후에도 다시 돌아와서 옛 생각에 잠겼다.

 

지난 8일자 본란에서도 언급했지만 수원시는 올해 화성행궁 2단계 복원공사를 시작했다. 내년까지 진행되는 이 공사는 옛 신풍초등학교 자리에 있었던 우화관(于華館)과 행궁 주차장 자리에 있었던 별주(別廚) 등을 복원하는 사업이다.

 

우화관(于華館)은 화성유수부의 객사(客舍)다. 외부에서 온 관리들이 숙소로 이용하거나 고을의 인사들을 초대하여 연회를 베풀었다. 한 달에 두 차례씩 임금
에게 배례(拜禮)하는 장소이기도 했다. 팔달관(八達館)이었던 이름을 뒤에 우화관으로 개명했다

 

별주(別廚)에서는 정조의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의 회갑잔치(1795년 을묘년 원행) 때 정조와 혜경궁에게 올릴 음식을 마련했다. 정조 승하 후 분봉상시(分奉常寺)로 이름이 바뀌었으며 현륭원과 건릉, 화령전에 올릴 제물을 마련하고, 이와 관련된 문서를 정리 보관한 곳이다.

 

나는 1989년 10월 '수원화성행궁 복원추진위원회' 홍보부장이란 직책을 맡아 초창기부터 복원사업에 참여했다. 이때 복원운동의 중심축이었던 심재덕 전 수원시장, 이종학 선생, 김동휘 선생, 이승언 선생 등은 세상을 떠났다.

 

화성행궁 1차 복원이 끝나고 화성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후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수원을 찾아오고 있다. 비록 코로나19로 대폭 줄었지만 지난 주말에도 수원 관광안내지도를 손에 든 관광객들을 많이 만났다.

화성행궁 광장에서 공연을 바라보는 관광객들/사진 수원시포토뱅크 강제원

화성행궁 복원 후 수원을 찾는 관광객들이 대폭 늘었다./사진 수원시포토뱅크 강제원

 

나는 우리나라는 물론 외국의 성곽들을 여러 곳 답사했다. 대부분 (사)화성연구회 회원들과 함께였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중국의 만리장성이나 자금성, 평요성, 일본의 히메지성, 베트남의 후에성, 이탈리아 오르비에또성을 비롯한 많은 성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 결과 우리 수원의 화성이야말로 이들과 견주어 봐도 우수한 점이 많은 훌륭한 성이란 결론을 얻게 됐다.

 

물론 우리 수원화성에 없는 것을 보고 부러워하기도 했다. 중국 평요고성(平遙古城)에서였다.

 

태원(太原) 인근에 있는 평요고성은 고구려와 아주 가까운 관계를 맺었던 북위(北魏) 때 토성으로 쌓았지만 그 뒤 명나라와 청나라 때 지금의 모습으로 다시 쌓은 성이다.

 

이 성은 일반적인 중국 성곽과 다를 바 없는 벽돌로 쌓은 사각형의 그저 평범한 모양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성문을 지나 성안으로 들어갔을 때 깜짝 놀랐다.

 

성안에는 명나라, 청나라시대의 주택이며 상가, 관공서, 거리가 완벽하게 보존되고 있었고 주민들이 실제로 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색창연한 옛날집들이 들어찬 골목길에는 길다란 장대 바구니를 어깨에 메고 채소를 팔러 다니는 사람이 있었고, 번화한 옛날 모양의 거리에는 중국영화 '용문객잔'이나 '수호지' 등에 나오는 바로 그 붉은등(紅燈)을 매단 주루(酒樓)나 여관들이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던 것이다.

 

명나라나 청나라로 온 듯 착각이 드는 평요성의 거리나 골목에 서면,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느낌과 함께 전생의 어느 시기를 여행하고 있다는 기분에 사로잡히게 된다.

지난 2002년 (사)화성연구회 해외 답사 때 들렀던 중국 평요고성 내부./사진 이용창 (사)화성연구회 이사

지난 2002년 (사)화성연구회 해외 답사 때 들렀던 중국 평요고성 내부./사진 이용창 (사)화성연구회 이사

 

그때 (사)화성연구회 회원들은 "우리 수원도 화성 내부를 전통방식으로 꾸미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만 된다면 수원은 정말 세계적인 관광지가 될 텐데..."라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물론 성안 주민들을 강제 이주시킨다거나 성내 전체를 조선시대 모습으로 바꾸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다. 우선 성내의 일부 집들과 거리만이라도 서서히 바꾸어 가는 것은 가능하겠다, 그리하여 장기적으로 성안을 민속마을로 가꾸어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얘기들을 나누었다.

 

다행히 성안에 한옥이 여기저기에 들어서고 있고 수원시에서도 적지 않은 금액을 지원해주고 있다. 내가 아는 이들도 수원시의 지원으로 한옥을 지었다.

 

언제까지 코로나19가 지구를 장악할지는 모르겠으나 머지않아 국경은 풀릴 것이고 관광객들이 기다렸다는 듯 몰려올 것이다. 관광객들이 성안 한옥에서 머물며 야경을 감상하고 밤 문화를 즐길 수 있게 되는 날을 기다린다.


*본 칼럼의 내용은 e수원뉴스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김우영 언론인 프로필 및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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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영, 언론인, 화성행궁, 매화, 우화관, 만리장성, 히메지성, 베트남, 이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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