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건강칼럼] 극심한 고통으로 자살충동 일으키는 ‘군발두통’
조수진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신경과 교수
2021-04-22 10:24:21최종 업데이트 : 2021-04-22 17:35:57 작성자 :   e수원뉴스 윤주은

건강칼럼

 

33세 남성 C 씨는 10일 전부터 매일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두통으로 잠에서 깼다. 새벽 2시면 왼쪽 눈 안쪽과 관자놀이 부위의 심한 통증으로 시작됐고, 눈물과 콧물도 흘러서 약을 먹어도 극심한 통증은 1시간 정도 후 사라졌다. 20대부터 가끔 두통이 있어 뇌 촬영도 하고 편두통이라 진단받은 적이 있지만, 밤에 아파서 깬 것은 처음이다. 하루 심한 고통에 시달리다 병원에 와서 '군발두통'이라는 생소한 병명을 진단받았고 예방약과 통증약을 처방받고 나서야 나아졌다.

 

흔한 편두통·긴장형 두통보다 발병 흔치 않고 지속 시간 짧아… 진단하는 데 8년 걸려

두통은 익숙한 질환이지만, 군발두통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다. 국내 두통 환자의 대다수를 긴장형 두통(50%)과 편두통(30%)이 차지하고 군발두통은 0.1%를 차지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 군발두통 환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군발두통 진료 환자는 2010년 7532명에서 2016년 1만1125명으로 6년 사이 47.7%나 늘었다.


군발두통은 한쪽 머리가 심하게 아프고 아픈 머리 쪽에 눈 충혈과 눈물, 콧물, 코막힘, 땀 등 자율신경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두통 강도가 심할수록 눈물이나 콧물 증상이 더 뚜렷이 동반된다. 통증은 자율신경 증상이 나타난 쪽의 눈 뒤 혹은 관자놀이에서 시작돼 앞머리, 턱, 귀로 서서히 퍼지는 양상을 보이고, 특정 시간대와 환절기에 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긴장형 두통과 편두통이 수 시간에서 심하면 수일까지 증상이 이어지는 것과 달리 군발두통은 한 번 시작되면 짧으면 15분 정도, 평균 1∼2시간, 최대 3시간 안에 잦아든다. 또, 편두통과 긴장형 두통의 경우 머리 양쪽에 통증이 나타나지만, 군발두통은 머리 한쪽으로 통증이 나타나고 두통이 자주 있는 군발기와 두통이 없는 관해기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군발두통은 남성에서 4배 정도 많이 발생하며, 사회활동이 왕성한 20∼40대 청·장년층에서 흔하다.


군발두통이 왜 발생하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계절이나 시간적 영향이 있는 뇌 질환으로, 군발기에는 특히 술을 마시면 두통이 심해져 뇌의 민감도도 변경된다. 따라서 신경성 염증, 호르몬, 과로 등이 복합적으로 관여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군발두통은 1∼3개월에 걸쳐 매일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수개월에서 수년간 증상이 전혀 없기 때문에 진단이 늦거나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대한두통학회에 따르면 11개 대학병원에서 군발두통 환자 200명을 조사했더니 두통 증상이 처음 시작된 연령은 평균 30.7세였으나 병원을 방문한 시기는 평균 38.1세로 나타났다. 환자가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기까지 약 8년의 세월이 걸린 셈이다.


군발두통은 통증은 매우 심하지만 지속 시간이 짧고, 눈물 콧물 코막힘 같은 증상이 동반되다 보니 환자들이 편두통이나 다른 질환으로 오인해 정확한 진단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추측된다. 따라서 군발두통 환자의 진단과 치료를 돕기 위해 군발두통 선별 질문이 발표됐다. 총 8항목의 점수를 더하고, 남성은 점수 1점을 추가해 총점이 9점 이상이면 군발두통일 가능성이 높다(민감도 95%, 양성예측도 77%).

 

군발두통 선별질문

 

항                목

 

배     점

 

두통이 길어도 3시간 안에는 좋아진다 (3점)

 

자주

(50%이상)

맞으면

점수 부여

 

머리가 아플 때는 아픈 쪽의 눈이 충혈되거나 눈물이 난다 (3점)

 

머리가 아플 때는 아픈 쪽의 코가 막히거나 콧물이 난다 (1점)

 

머리가 아플 때는 가만히 있기 힘들고 안절부절 못한다 (3점)

 

왼쪽이나 오른쪽 중 한쪽으로만 머리가 아프다(1점)

 

두통이 1주일 이상 집중적으로 반복된다(2점)

 

남성인가요 (1점)

 

1주일에 3번 이상 머리가 아프다(1점)

 

머리가 아플 때는 하던 일을 중단해야 할 정도로 힘들다(1점)

 

우울증 등 발생으로 심하면 자살 충동 느껴

군발두통 환자들이 겪는 고통은 통증 평가척도(VAS·0∼10점으로 점수화)에서 9.3점으로 출산할 때 통증보다 더 심하다. 군발두통 환자들은 참을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을 반복적으로 겪기 때문에 자살 충동을 느끼거나 시도하기도 한다. 또, 언제 다시 증상이 나타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크기 때문에 우울증, 불안장애 등 정서적 문제까지 이중고에 시달리기 일쑤다. 군발두통 환자의 약 85%가 결근이나 업무능률 저하, 퇴직을 경험했다는 국내 연구 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산소 흡입 치료

군발두통은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군발두통은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일반 진통제로 해결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니므로 의심되면 반드시 신경과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치료는 두통이 시작됐을 때 통증을 완화해 주는 급성기 치료와 두통이 지속되는 기간에 통증 강도와 빈도를 조절해 주는 예방 치료로 이뤄진다. 군발두통은 15분∼3시간의 짧고 심한 통증이 특징이므로 빠른 효과를 나타내는 치료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급성기 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산소 흡입 치료'를 꼽는다. 이는 두통 시작부터 고농도(100%) 산소를 분당 6∼12ℓ씩 15분간 흡입하는 방식이다. 분당 12ℓ씩 산소 흡입 치료를 받은 78%의 환자가 15분 이내에 통증 감소 효과를 보인 것으로 보고됐으며, 효과가 미흡할 시에는 분당 15ℓ로 흡입량을 늘려야 한다. 다만 집에서 산소 치료를 받을 시에는 치료 전 화재를 일으킬 수 있는 주변 물품을 정리하고 치료 중 흡연은 절대 금해야 한다.


산소 치료가 어려울 때에는 약물을 쓸 수 있다. 효과가 빠른 약물 주사제가 산소 치료의 유일한 대안으로 꼽히지만, 국내에는 아직 허가돼 있지 않다. 2016년 발표된 독일 연구 결과에 의하면 군발두통에 대한 전문지식이 있는 의료진이 의학적으로 효과가 인정된 약물로 치료할 경우 90% 이상 환자의 증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신 치료로 미주신경 자극기가 미국 FDA 승인을 받았고, 새로운 기전의 예방치료인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티드(CGRP)에 대한 단클론항체치료가 2020년 5월 국내 식약처에 희귀의약품 승인을 받았다. 편두통에서 효과 있는 용량인 120mg 주사(첫달 240mg, 다음 달부터 120mg 주사)는 국내에서 사용가능하며, 군발두통을 위한 100mg 주사제(매달 300mg 주사)도 국내반입이 예정되어서 월 1회 예방주사요법의 사용이 점점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본 칼럼의 내용은 e수원뉴스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자약력

 

칼럼, 군발두통, 조수진,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추천 0
프린트버튼캡쳐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독자의견전체 0

SNS 로그인 후, 댓글 작성이 가능합니다. icon 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