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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잠들기 힘든 나날들, 혹시 나도 수면장애?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인영 교수
2021-05-06 13:12:46최종 업데이트 : 2021-05-06 16:41:20 작성자 :   e수원뉴스 윤주은

건강칼럼

 

인생의 1/3은 수면으로 보낸다. 수면장애 하면 흔히 불면증을 떠올리지만 수면장애에는 불면증 이외에도 여러 다른 질환들이 있다. 낮에 잠이 너무 많은 것도 수면질환이고, 코골이 및 수면무호흡증, 수면 중 이상행동, 수면 시 다리의 이상감각 등도 모두 수면과 연관된 질환이다. 이러한 수면질환에 대해 살펴보기 전에 잠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그리고 잠의 기능은 무엇인지에 대해 먼저 알아보자.

 

잠에도 종류와 역할이 있다

고대 사람들은 잠이란 대부분의 두뇌기능이 정지된 상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1951년 미국 시카고 대학의 클라이트먼(Kleitman)과 아서런스키즈(Aserinskys)는 수면 중 눈이 빠르게 움직이는 시기가 있음을 발견하면서 수면 중에도 무엇인가 활동적인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후 수면은 각각 다른 특성을 가지는 렘수면 및 비렘수면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알려졌다. 전체 수면시간 중 약 75%를 차지하는 '비렘수면' 시에는 뇌의 일정 부분만이 기능을 하기 때문에 뇌의 에너지 소비가 적고 뇌가 일종의 휴식상태에 있지만, 수면시간의 나머지 25%를 차지하는 '렘수면' 중에는 뇌의 모든 부분이 활동적이고 에너지 소비도 깨어있을 때와 유사함이 발견됐다.

대부분의 꿈은 이러한 렘수면 시 나타난다. 렘수면의 양은 수면 후반으로 가면서 점차 늘어나는데, 우리가 새벽녘에 꿈을 많이 꾸는 것은 렘수면이 새벽시간에 증가하기 때문이다.

 

렘수면과 비렘수면

잠의 기능은 회복, 학습내용기억, 성장촉진의 세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우리가 깨어 있을 때는 신진대사가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여러 세포가 손상을 받게 되는데, 비렘수면기에는 깨어있을 때에 비해 신진대사의 속도가 느려지고 두뇌의 온도가 낮아지면서 손상된 세포가 회복된다. 깨어있을 때 습득한 내용을 장기간 기억하는 데 있어 수면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각 수면단계에 따라 기억되는 내용이 약간 다른데 렘수면시에는 시각적, 감정적 내용들이 장기기억으로 저장되고 비렘수면시에는 단편적, 객관적 사실이 잘 기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성장호르몬은 비렘수면시기 중 깊은 수면에서 최고의 분비를 보인다. 따라서 성장기에 있는 어린아이는 적절한 성장을 위해서 충분한 시간과 깊은 수면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며, 바쁘고 불규칙한 생활, 심리적 스트레스 혹은 가족 내의 불화 등으로 인해 깊은 수면을 취하지 못할 경우에는 정상적인 신장발달에 장애를 받을 수 있다.

 

불면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

불면증이란 환자가 본인 스스로 잠이 부족하거나 비정상적이라고 느끼는 상태를 말한다. 잠에 들기 힘들거나, 자다가 자주 깨거나, 한번 깨면 다시 잠들기 힘들거나, 수면시간이 짧다고 느껴지거나,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다고 느끼는 등 여러 가지 형태가 복합적으로 혹은 단독으로 나타날 수 있다. 불면증은 진단명이 아니라 발열이나 두통 같은 하나의 증상이기 때문에 그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원인 혹은 동반질환으로는 우울증을 들 수 있고, 이 외에도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약물남용이나 금단, 통증 등이 있다.


불면증에 대한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로 나뉜다. 약물치료의 경우에는 신경안정제, 수면제, 소량의 항우울제 등을 한 달 미만으로 단기간 사용하는 것이 권장되나 장기간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흔히 있다. 가능한 적은 용량의 적절한 약제를 사용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불면증상을 조절하게 된다.

인지행동치료는 환자의 생활습관 중 수면에 방해가 되는 요인을 찾아내 제거하고 수면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는 과정이다. 약물치료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하며, 약물에 대한 의존 정도 및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중요한 치료법이다.

 

합병증 유발하는 코골이/수면무호흡증

충분히 수면을 취해도 졸리다면 잠의 질이 문제다. 잠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이 있다.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밤새 한 번도 깨지 않고 코를 드르렁거리며 잘 자는 것 같아 보이지만, 수면패턴을 조사해보면 깊은 잠이 거의 없고 한 시간에 수 십 번씩 무호흡을 겪으며 얕은 잠만 자는 것이 특징이다.


코골음은 독자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수면무호흡증의 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코를 골다가 무호흡이 시작되면 코골음이 중지되거나 감소하며, 무호흡이 끝날 때에 숨을 몰아쉬거나 혹은 코를 크게 골면서 호흡을 회복하게 된다. 야간 수면 중 무호흡으로 인해 깨게 되면, 상기도(인후두에서 비강까지 이어지는 구조) 확장근이 자극되면서 무호흡이 중지되고 질식이 방지되지만, 이러한 수면 중 빈번한 각성으로 인해 낮에 졸리는 증상이 생기게 된다.


한편, 반복적인 무호흡으로 인해 저산소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저산소증으로 인해 두뇌 기능 중 특히 전두엽 기능이 손상되면서 전반적인 지적 기능 및 수행능력의 저하가 나타난다. 저산소증은 또한 교감신경 항진이라는 기전을 통해 수면 중 혈압상승 및 주간 고혈압을 초래하며 동맥경화, 부정맥, 심근경색, 심부전 등의 심혈관계 합병증이 발생하게 된다.


치료법으로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수면 중에 옆으로 눕는 습관을 갖고, 체중 감량과 함께 음주 및 신경안정제 복용을 자제하는 것이다. 그밖에 수면클리닉에서 수면무호흡증에 주로 사용되는 치료법은 수술, 상기도 양압술, 구강 내 장치이다. 수술의 경우에는 다른 치료에 비해 짧은 기간 내에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주로 편도선이 큰 환자에게만 효과가 만족스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대표적인 치료법은 상기도 양압술로, 매일 의료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자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수면무호흡증의 증상 및 합병증 예방에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밝혀져 있다. 턱을 앞으로 이동시켜 기도를 넓혀주는 구강 내 장치도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점차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낮에도 끊임없이 졸리다면 주간 졸림증과 기면병

흔히 불면증은 병이라고 생각하지만, 낮에 졸리는 증상에 대해서는 가볍게 생각하고 의사의 도움을 구하는 일은 좀처럼 없다. 하지만 운전 중이나 중요한 회의 도중, 시험을 보는 중, 대화를 나누고 식사를 하는 중에 졸음이 오는 경우가 잦다면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러한 '주간 졸림증'으로 인해 주의력·집중력·기억력이 손상되면서 운전사고 및 기계작동사고가 증가되고, 청소년기에는 학교성적, 친구관계, 자존감 형성 등에 여러 가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이다. 주간 졸림증을 일으키는 질환에는 수면무호흡증, 기면병, 특발성 수면과다증, 지연성 수면위상 증후군, 우울증 등이 있다.


기면병에서는 낮에 졸리는 증상과 함께 탈력발작이 주로 관찰된다. 탈력발작이란 웃거나 농담을 하거나 들을 때, 혹은 화가 났을 때 다리, 턱, 혹은 얼굴의 근육에 힘이 빠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외에도 가위에 눌린다던지 수면 시 환청이나 환시를 경험하는 경우도 있다. 수면전문가의 진찰과 수면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중추신경자극제를 포함한 약물치료를 병행하면 증상이 상당히 호전된다.

 

밤만 되면 다리가 저릿저릿, 하지불안증후군

하지불안증후군이란 다리의 이상감각 혹은 움직이고 싶은 충동을 보이는 질환으로, 이러한 이상감각은 가만히 있으면 심해지고 다리를 움직이면 나아지며 낮보다는 밤에 심한 것이 특징이다. 다리의 이상감각에 대해서 환자들은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저린', '찌르는 듯한', '가려운', '아픈' 등의 여러 가지 형태로 표현한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일반 대중뿐만 아니라 의료진 사이에도 잘 알려져 있지 않다가 최근 몇 년 사이에 병에 대한 인지도가 급격히 높아진 질환이다. 국내 하지불안증후군 유병율도 8% 내외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치료법은 도파민 효현제를 투여하는 것이며 철분검사를 통해 저장철이 부족하면 철분을 보충하기도 한다.

 

생생한 잠꼬대를 보인다면 렘수면행동장애

정상적인 렘수면상태에서는 근육의 긴장도가 저하되어 꿈은 꾸더라도 이를 행동으로 표현하지는 못하는데 렘수면행동장애에서는 렘수면에서 비정상적으로 근육의 긴장도가 저하되지 않고 남아 있어 꿈을 꾸면서 꿈과 연관된 행동을 보이게 된다. 이때의 꿈은 대부분 생생하게 무언가와 싸운다던지, 어떤 것으로부터 쫓기거나 도망가는 내용으로 환자의 기분을 나쁘게 하기 때문에, 렘수면행동장애를 겪는 환자는 소리를 지르거나 주먹을 휘두르고, 발을 구르거나 침대에서 뛰어내리는 등의 격렬하고 난폭한 행동을 보이곤 한다.


수면센터를 방문한 렘수면행동장애 환자들을 10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환자의 9%가 렘수면행동장애를 진단 받은지 3년 만에 파킨슨병 또는 치매 판정을 받았으며, 18%는 진단 시점으로부터 5년 뒤, 35%는 6년 뒤, 50%는 10년 뒤에 파킨슨병 또는 치매 판정을 받았다. 국외 연구의 경우는 더욱 심각한데, 5년 뒤 45%, 10년 뒤 80%의 렘수면행동장애 환자가 파킨슨병 또는 치매로 진전된다는 보고가 있다.

또한, 연구를 통해 렘수면행동장애 환자가 파킨슨병이나 치매에 걸리지 않더라도 기억력, 수행능력을 포함한 인지기능이 지속적으로 저하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처럼 렘수면행동장애는 뇌의 퇴행성 질환과 관련이 있고, 특히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과 겹치면 뇌에 산소가 부족해져 뇌가 손상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


렘수면행동장애는 정확한 진단과 지속적인 치료가 우선이다. 따라서 잠꼬대가 심한 경우라면 이를 잠버릇이나 습관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병원을 찾아 조기에 진단을 받고 환자 상태에 적합한 약물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본 칼럼의 내용은 e수원뉴스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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