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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수원 자매도시 된 논산엔 45년 전 그리운 내 청춘이 산다
언론인 김우영
2021-05-23 11:23:50최종 업데이트 : 2021-05-24 09:53:24 작성자 :   e수원뉴스 윤주은

공감칼럼

 

1977년 11월 8일 머리를 박박 민 나를 태운 기차가 천천히 평택역을 벗어났다. 차창밖엔 나의 어머니와 여동생이 환송 나와 손을 흔들었다. 어머니가 눈물을 흘렸지만 나는 눈물을 억지로 참고 웃으며 걱정 말라고 소리쳤다. 기차가 역구내를 벗어나 속도를 높였다.

 

그때까지는 자상하게 웃으며 우리를 대했던 기간병들의 낯빛과 태도가 갑자기 변했다. 쌩하고 찬바람이 부는 목소리로 "지금부터 너희들은 장정 신분이 됐다. 곧 군인이 되는 놈들이 이따위로 연약해서야 되겠는가?" 군기잡기가 시작됐다.

 

대부분은 '이제 죽었구나' 체념하며 얻어맞지 않으려고 우당탕 쿵탕 좌석 밑으로 들어가고 선반위로 올라가기 위해 발버둥을 쳤다. 그중에도 반항하는 가상한 기상을 가진 젊은이도 있었지만 결과는 곤봉과 발길질에 의해 금방 순한 양이 됐다. 이렇게 한 시간 남짓 시달리며 도착한 곳은 논산훈련소였다.

 

그해 논산의 초겨울은 추웠다. 아니다. 정정해야겠다. 논산훈련소 내의 겨울이 유독 추웠다라고. 훈련병들은 "제대하면 논산 쪽으로 오줌도 누지 않겠다"며 몸을 떨었다.

 

사격훈련을 받기 위해서는 경부고속도로를 건너야 했다. 북쪽으로 달리는 고속버스를 보며 '내가 저기에 타고 있으면 얼마냐 좋겠나'하는 상상도 했다. 가족들이 보고 싶었고 짜장면도 먹고 싶었고 막걸리도 마시고 싶었다. 별로 깊게 사귀지 않았던 여자아이도 생각났다. 제대하고 나서도 한동안 논산의 이미지는 삭막한 병영뿐이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드니 논산이 그리워졌다. 그 고생도 어느 틈엔가 아름다운 추억으로 변해 있었다. 내가 나온 악명 높은 30연대조차 술자리의 은근한 자랑거리가 됐다.

 

답사 여행길에 논산을 지나치게 되면 나도 모르게 논산훈련소 쪽을 바라보게 된다. 은진미륵이 있는 관촉사와 젓갈로 유명한 강경, 명재고택에도 몇 번 갔다.

 

지금은 세상을 떠난 노성출신 백규현 시인과의 친분도 깊었다. 첫 시집의 해설을 내가 썼기 때문이다.

논산 관촉사의 은진미륵/사진 논산시 홈페이지

논산 관촉사의 은진미륵/사진 논산시 홈페이지
 

이런 인연이 있는 논산시가 수원시의 자매도시가 됐다. 20일 오후 3시 논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자매도시 결연 협약'을 체결함으로써 논산시는 제주·포항·전주시에 이어 수원시의 네 번째 자매도시가 됐다.

 

두 도시는 "경제·문화·교육·체육 등 여러 분야에서 교류·협력하며 공동 번영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기로 약속"했다.

 

당연히 두 도시의 대표 축제·행사에 공직자·시민이 상호방문하게 된다. 이를테면 수원시의 대표 축제인 수원화성문화제와 오는 10월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제4차 아·태 환경장관포럼, 그리고 논산에서 열리는 딸기축제, 강경젓갈축제 등의 행사다.

 

그러고 보니 수원시와 논산시는 공통점이 많다. 수원에는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수원화성(사적 제3호)이, 논산에는 2019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서원' 9곳 중 돈암서원(사적 383호)이 있다.

 

시정철학도 수원이 '휴먼시티 수원', 논산이 '사람중심세상'을 내세우고 있어 서로 비슷하다.

논산 노성산성의 가을/사진 논산시 홈페이지

논산 노성산성의 가을/사진 논산시 홈페이지
 

논산시는 은진미륵으로 유명한 관촉사를 비롯, 계백장군 유적지, 쌍계사, 개태사, 노성산성, 명재고택 등 역사 유적지가 많고 탑정호, 대둔산, 옥녀봉과 금강, 양촌자연휴양림, 선샤인랜드 등 볼거리와 체험·휴식공간도 풍부하다.

 

2월에 열리는 논산딸기축제, 9월의 상월고구마축제와 황산벌전투재현, 10월의 강경젓갈축제 등 문화행사도 다채롭기 때문에 당일이나 일박코스로 잡아 여행하기도 좋다.

 

가만있자. 얼마 전 백신접종을 받으라는 안내문자가 왔는데 접종을 완료한 뒤엔 여행 못해 안달이 난 여행중독자들과 논산여행을 준비해 볼까?

 

그러니 60 넘은 벗들, 어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신청해 놓으세.

*본 칼럼의 내용은 e수원뉴스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김우영 프로필 및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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