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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개 변소간? 살다 살다 이런 걸 다 보네”
김우영 언론인
2021-06-18 11:17:55최종 업데이트 : 2021-06-18 11:16:17 작성자 :   e수원뉴스 윤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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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소변전용 공중화장실? 이게 뭐여?"

"뭐긴 뭐여. 개XX들 오줌 누는 장소라는 소리지"

"그러니까 개 변소간이구먼. 허허, 살다 살다 이런 걸 다 보는구먼"

 

며칠 전 광교호수공원 산책길에 나섰다가 70대로 보이는 남성 두 사람의 대회를 듣게 됐다.

 

아, 이게 그거구나. 얼마 전 수원시가 광교호수공원 13곳에 개들이 소변을 볼 수 있는 기둥형태의 반려견 소변 전용 공중화장실을 설치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반려견 공중화장실 하부에는 활성탄·모래·자갈 등을 깔았다. 반려견이 기둥 또는 기둥 하부에 소변을 보면 깔끔하게 여과될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반려견 공중화장실이 설치된 곳은 또 있다. 권선구 금곡동 공원 내 화장실 옆에 반려견을 위한 공중화장실이 있다.

 

이 시설은 권선구 녹지공원과에서 만든 것으로 권선구 내 두레뜰 공원과 물빛찬 공원에 두 군데씩 총 네 군데에 반려견 소변 공중화장실 소변기가 설치돼 있다.

 

지난 2014년 스페인 북동부 지역의 작은 마을인 엘 벤드렐(El Vendrell)에 반려견 전용 화장실이 설치돼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6월 경남 통영시가 반려견 소변기를 관내 공원 등에 설치, 이목을 끌기도 했다.

광교호수공원에 설치된 반려견 소변 전용 공중화장실(오른쪽 하단 기둥형태)과 반려견 공중화장실 안내판(사진 중앙)./사진 제공 수원시

광교호수공원에 설치된 반려견 소변 전용 공중화장실(오른쪽 하단 기둥형태)과 반려견 공중화장실 안내판(사진 중앙)./사진 제공 수원시
 

나는 하루에 한번 산책을 한다. 걸음이 빠른 내가 보통 한두 시간씩 걸으니 1만보는 항상 넘는다. 요즘은 날씨가 더워 저녁 무렵에 산책을 하는데 이때 걷기 좋은 코스가 수원천이다.

 

오후가 되면 수원천에 그늘이 지기 때문이다. 또 횡단보도나 장애물이 없어 걷기 편하고 걸음을 멈추지 않아도 된다. 보통 내 집필실이 있는 종로에서 공군 비행장 담장으로 막힌 곳까지 걷는데 약 40분 정도 걸린다.

 

걷는 도중 개를 동반한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대부분은 작고 귀여운 개들이지만 가끔씩은 크고 무섭게 생긴 놈들이 있다. 어렸을 때부터 개를 별로 무서워하지 않았다. 사나운 개라도 잠시만 눈을 마주치고 있으면 꼬리를 내리고 잠잠해 진다. 어른들은 그런 나를 보고 기가 세서 그렇다고 했다.

 

그런데 나이 탓일까? 요즘은 가끔씩 개를 마주칠 때 경계심이 들곤 한다.

 

특히 입마개를 하지 않은 큰 개를 데리고 나온 사람들을 보면 눈살이 찌푸려진다. 자기에게는 '착한 개'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맹수'일 수도 있는 것인데.

 

어제도 큰 개를 만났다. 60은 넘어 보이는 남자가 개두마리를 데리고 나왔다. 개는 늘 하던 행동처럼 풀숲으로 들어가더니 대변을 본다. 남자는 그냥 지켜보더니 변을 방치하고 가버린다.

 

대부분 애견인들은 분변을 치울 비닐 봉투와 휴지를 가지고 다닌다. 물통까지 가지고 다니면서 흔적을 깨끗하게 지우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 그 정도는 돼야지 개를 기를 자격이 있지.

 

그런데 그 개주인은 아예 배변시간에 맞춰서 개를 데리고 나온 것처럼 보인다.

 

개들의 소변도 문제다. 개똥과 함께 개 오줌도 환경을 오염시킨다. 토질과 수질을 오염시킨다. 인체에도 해가 된다. 수원천에서는 쑥이나 냉이, 고들빼기, 씀바귀 등 나물을 뜯는 아주머니들도 많이 눈에 띈다. 아주머니의 가족들은 개똥이나 오줌이 묻은 나물을 먹게 된다.

 

반려견 전용 공중화장실이 수원천변에도 있으면 좋겠다. 틈날 때마다 영역표시를 하느라 소변을 보는 개들을 타이르고 막을 수는 없으니 그렇게라도 하는 게 낫겠다.

 

반려동물의 소변으로 인한 환경오염과 비반려인과의 갈등이 다소나마 해결될 것이다.

 

*본 칼럼의 내용은 e수원뉴스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김우영 프로필 및 사진

 

김우영, 언론인, 광교호수공원, 두레뜰 공원, 물빛찬 공원, 반려견, 공중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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