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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반가워라, 서울대학교 수원수목원”
김우영 언론인
2021-07-16 14:12:35최종 업데이트 : 2021-07-19 10:57:50 작성자 :   e수원뉴스 윤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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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수원수목원 중간길 노송들/사진 김우영

서울대학교 수원수목원 중간길 노송들/사진 김우영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서남쪽 숲을 우리는 '농대 연습림'이라 불렀다. 이곳에서 학생들이 나무 관련 실습을 하고 교수들이 연구를 했지만 수원의 '연애 명소'이기도 했다.

 

숲 속 곳곳에는 젊은 연인들이 수줍은 모습으로 앉아 데이트를 했다. 나도 몇 번 이곳을 이용했다. 오해하지 마시라. 연애하러 간 것이 아니다. 초가을이나 늦은 봄 돈 없는 친구들과 소주에 막걸리를 사들고 가서 안주 없이 마셨다. 주로 시를 쓰던 친구들이다.

 

하지만 고등학생 때 딱 한번 이곳에서 요샛말로 '소개팅'이란 것을 한 적이 있다. 한동네 초등학교 여자 동창생으로부터 소개받은 여고생을 여기서 만났다.

 

지금은 이름도 얼굴도 안 떠오르지만 외모가 내 호감형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된다. 그래도 소개한 친구의 성의를 생각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문학 쪽에는 전혀 관심 없는 듯했다. 시간이 지나자 자연스레 대화가 끊겼다.

 

때마침 아랫배까지 살살 아파왔다. 기특한 이 내 몸. "자연이 부르네요. 잠시만..."하고는 좀 더 깊은 숲속으로 들어가 볼일을 마치고 한참 만에 나왔다. '당연히' 그녀는 없었다. 다음날은 여자동창에게 한소리를 들어야 했다.

 

그때는 연습림이라고 불렸지만 지금은 서울대학교 수원수목원이 된 이곳은 1907년경부터 조성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서울대학교 수목원 홈페이지엔 1907년 수원 농상공학교(현 농업생명과학대학)에 상수리 굴참나무, 회화나무, 리기다소나무 양버즘나무, 아까시나무, 칠엽수, 꽃개오동나무(황금수) 등 수목 47과 101속 185종을 식재하고 관리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곳 역시 그 때부터 나무를 심고 가꿨을 것으로 짐작된다.

 

1907년부터 지금까지 100년이 넘게 세월이 흘렀다. 따라서 이곳과 캠퍼스 안에 있는 나무들 가운데 100년 넘은 할아버지 나무들이 수두룩하다.

수목원 풍경(1)/사진 김우영

수목원 풍경(1)/사진 김우영수목원 풍경(2)/사진 김우영

수목원 풍경(2)/사진 김우영

 

당시 심은 수목 가운데 정문 수위실의 뒤편에 있는 상수리나무와 굴참나무, 그리고 그 옆에 서 있는 회화나무는 처음 심은 자리에서 그대로 자란 것이라고 한다. 운동장 남쪽 가운데 남아있는 꽃개오동나무도 1907년에 들어온 나무중의 하나라는 것이다.

 

자료를 찾다보니 '소리빛'이라는 필명을 쓰는 칼럼니스트의 글이 눈에 띄었다.

 

"한때 '황금수'가 서둔동의 명물이 되어 서둔동을 '카탈파(CATALPA)촌'이라고 부르던 때도 있었다. 농대 정문에서 육교에 이르는 대학로에도 카탈파 가로수가 많이 심겨져 자라고 있었다. '서울의 마로니에'는 아직도 보존되고 또 비석까지 세워졌지만 '수원의 카탈파'는 간곳이 없다."고 아쉬워했다. 당시에 심은 일본가래나무, 흑호도, 개서어나무 등도 지금은 사라졌다고 한다.

 

(사)화성연구회 회원인 김용헌 선생도 농대 안팎의 나무에 관한 견해를 밝힌 바 있다. 김 선생은 응용곤충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농촌진흥청에서 연구직 공무원으로 오랫동안 근무한 바 있다.

 

"일제강점기를 지나면서 우리 산하는 황폐화 되었고, 해방 직후에는 국가 치안이 불안한 상태에서 마구잡이로 나무를 베어냈다. 그리고 먹고살기가 어려웠던 50년대와 60년대는 땔감으로 사용해 살아남은 나무가 거의 없었다. 사방사업과 함께 연탄이 사용되면서 우리 산은 푸르기 시작해 사람 손 타지 않게 된 것은 한 50년이 된다."면서 "일제시기에도 수원고농 캠퍼스의 나무들은 잘 보호됐으며, 해방 후에는 서울대 교직원이 나무를 베지 못하게 야간에 교대로 야경을 섰다고 한다. 6.25 전쟁에서도 살아남았고, 연탄이 나오기 전 땔감의 위험으로부터 잘도 살아남았다."고 밝힌다.

경기상상캠퍼스 안의 오래된 메타세콰이어 거목/사진 김우영

경기상상캠퍼스 안의 오래된 메타세콰이어 거목/사진 김우영

 

서울대학교가 떠났고 지금은 경기상상캠퍼스로 이름이 바뀐 캠퍼스 동쪽 펜스 중간 쯤엔 100년은 넘어 보이는 메타세콰이어나무도 있다.

 

그는 "이 나무는 내가 수원에 1973년 처음 올라 왔을 때도 유난히 커 유심히 보아 온 나무이다. 100살은 되어 보인다. 아마 전국에서 가장 나이 먹은 메타세콰이어라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1907년에 심은 것이라면 당연히 100살은 넘었다.

 

전남 담양에 있는 유명한 메타세콰이어 길의 나무들은 1970년대에 식재 됐다. 남이섬의 메타세콰이어 길에 식재된 나무들도 1977년 수원의 서울농대에서 묘목을 가져다 심은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메타세콰이어가 있고 100년 넘은 나무들이 수두룩한 서울대학교 수원수목원과 경기상상캠퍼스는 수원이 크게 자랑해도 될 명소 중의 명소다.



*본 칼럼의 내용은 e수원뉴스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김우영 언론인 사진 및 프로필

 

김우영, 언론인, 서울대학교, 수목원, 메타세콰이어, 서울농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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