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공감칼럼] ‘반지하’... ‘기생충’과 봉준호 송강호가 생각난다고?
김우영 언론인
2021-08-27 13:20:56최종 업데이트 : 2021-08-27 13:24:42 작성자 :   e수원뉴스 윤주은

상단 표출 이미지

 

수원의 대표적인 '연극쟁이'였던 고 김성열은 20대 초반 연극을 시작한 때부터 60대 중반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지하인생'이었다. 그는 생전에 내게 그렇게 말했다.

 

그가 이끌었던 극단 '성'의 연습장이나 공연장이 거의 지하실이었기 때문이다. 왜 지하였는가 하면 우선 임대료가 저렴했고 연습할 때나 공연 때의 소음을 걱정하지 않아도 됐기에 지하실을 전전해야 했다.

 

그러나 그는 지하를 끔찍이 싫어했다. 그 음습하고 환기조차 안 되는 공연장에서 탈출하고 싶어 했지만 우리나라 대다수, 특히 지방의 연극쟁이들이 처한 형편에서 지상의 버젓한 공연장은 그저 희망일 뿐이었다.

 

반지하에 사는 서민들의 형편도 이와 비슷하다. 그들은 지하에서 탈출해 자그맣더라도 햇빛이 들어오는 지상의 방을 꿈꾼다.

 

얼마 전 경기연구원이 '다중생활시설(반지하)의 거주환경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반지하 주택의 원천 제거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해 관심을 끌었다. 경기연구원은 우선 반지하 주택의 신규 건축허가를 원칙적으로 제한하도록 건축법을 개정하자고 제안했다. 그리고 용도변경형 리모델링을 통해 반지하 주택을 공동시설이나 주차장으로 전환하는 방법도 제시했다. 소유주가 반지하 주택을 없애고 새로 지을 시 용적률 완화 등 인센티브 지원도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사실 열악하기 이를 데 없는 반지하주택에 대한 리모델링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자연 멸실을 유도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보고서는 반지하 거주민을 대상으로 매입・전세 등 공공임대주택 주거 이전 지원을 강화하고, 거주민 대상 긴급복지 주거지원(임시거처) 서비스와 이사비 지원 서비스 등 주거 이전비용도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옥탑방과 반지하방은 가난한 도시민들을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
 

칸 영화제에서 '황금 종려상'을 받은 뒤 오스카(아카데미)에서도 '작품상·감독상·각본상·국제영화상' 등 4관왕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서 반지하방은 매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반지하 창문을 통해 밖을 내다보는 백수 가정의 가장 송강호의 무심한 듯 먹먹한 표정과, 남매가 이웃집 무료 와이파이를 잡기 위해 반지하 방에서 제일 높은 곳에 있는 변기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모습, 폭우가 내리자 물에 잠기는 반지하방과 주인집 아들의 물이 새지 않는 장난감 텐트의 대비는 우리 사회의 빈부격차가 심각함을 드러내주고 있다.

 

반지하방은 인구 밀집지역에 집중돼 있다. 집값이 비싸기 때문이다. 서울과 경기도에 90%정도가 몰려있다. 2015년 기준 전국 반지하 주택의 62.8%(22만8,467개)는 서울에, 27.3%(9만9,291개)는 경기도에 있다. 지난해 도내 반지하 주택은 부천(1만5450가구), 수원(1만4452가구), 성남(1만2165가구), 안양(1만155가구) 등이었다. 이중 수원과 성남은 인구가 100만이 넘는 대도시다.

 

경기연구원은 전반적으로 반지하 주택이 감소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보고서를 보면 도내 반지하 주택은 매년 3000가구 정도씩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유독 광주지역에서는 유독 반지하 주택이 더 증가했다. 최근 3년간 매년 100가구 이상의 반지하 주택이 새로 들어서고 있다.

 

반지하 주택은 건축된 지 20년을 넘은 노후 건축물이 대부분이다. 당연히 침수·환기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등 주거환경이 열악하기 이를 데 없다.

 

이는 서울시가 2019년 도봉구 반지하 100가구를 실태 조사한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반지하 주택에 사는 주민들 습기 및 곰팡이, 환기, 사생활 노출, 화재에 우려를 나타냈다. 습기와 곰팡이로 인한 실내오염, 천식, 알레르기, 우울증 등 건강악화 문제도 드러났다.

 

영화 '기생충'으로 반지하주택에 사는 주민들의 애로사항이 이슈가 되자 서울시는 지난해 저소득층 반지하 1500가구에 맞춤형 집수리 공사를 지원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어쩔 수 없이 반지하에 살 수밖에 없는 도시빈민들의 처지를 생각한다면 하루라도 빨리 대책이 마련돼야 하지만 문제는 예산이다. 지방정부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국가적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


*본 칼럼의 내용은 e수원뉴스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김우영 프로필 및 사진

 

 

김우영, 언론인, 기생충. 봉준호, 송강호, 반지하, 김성열, 연극,

추천 0
프린트버튼캡쳐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독자의견전체 0

SNS 로그인 후, 댓글 작성이 가능합니다. icon 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