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공감칼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촬영지가 여기였어?
김우영 언론인
2022-08-29 09:58:55최종 업데이트 : 2022-09-06 15:05:36 작성자 :   e수원뉴스

공감칼럼

 

한 달쯤 전인가, 팔달산 회주도로에서 선경도서관을 거쳐 행궁동 이른바 '행리단길' 또는 '행궁둥이'라고 불리는 신풍동 방향으로 내려오려는데 도서관 앞 한 음식점 앞에 길게 대기 줄이 있는 것을 보았다. 이 지역이 유명세를 탄지가 좀 되어서 그런 가게가 여럿 있는지라 무심코 지나치려는데 "여기가 '우영우' 촬영지라면서?"라는 말이 들렸다.

 

'우영우가 뭐지?' 궁금해서 발걸음을 멈췄다. 일식집 같은데 '우영우 김밥'이라는 작은 간판이 식당 출입문 옆 기둥에 하나 더 붙어 있다.

 

돌아와서 '우영우'를 검색하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드라마였다. ENA? 방송국 이름도 생소했다.그런데 놀랍게도 최고의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었다. 방송국 홈페이지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의 대형 로펌 생존기'라고 드라마를 소개하고 있다.

 

 선경 도서관 앞 음식점에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촬영했다.'김밥이 없는 김밥집'이지만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출처/박은빈 인스타그램)

선경 도서관 앞 음식점에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촬영했다.'김밥이 없는 김밥집'이지만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출처/박은빈 인스타그램)

 

제대로 본 드라마라고는 아주 오래 전 '모래시계' 밖에는 없는 나인지라 '그런가 보다'하며 무심하게 며칠이 지났다. 원고를 쓰다가 지쳐 잠시 텔레비전을 틀었는데 재방송으로 보게 된 드라마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였다. 우영우가 김밥을 먹는 장면이 나왔다.

 

"김밥은 믿음직스러워요. 재료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예상 밖의 식감이나 맛에 놀랄 일이 없습니다." 처음 만난 대사가 이것이었다.

 

그리고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 기러기, 토마토, 별똥별, 인도인, 우영우."란 대사도 있었다.

 

오, 이거 재미있는데? 조금 본 것 같았는데 끝났다. 이후 재방송을 몇 번 부분적으로만 봤다. 처음부터 끝까지 본 것은 마지막 회였다. 무심코 채널을 돌리다가 다시 이 드라마를 만났다.

 

 

1회 시청률 0.9%로 출발한 '우영우'는 9회에 15.8%, 마지막 회인 16회는 전국 17.5%, 수도권 19.2% 시청률을 기록했다. '우영우'는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CNN 비즈니스는 이 드라마를 '제2의 오징어 게임'이라고 평했다고 한다.

 

논란도 일었다. 현실에서 과연 우영우 같은 천재 자폐인이 있겠느냐는 것이다. '천재 자폐 판타지'라는 비판이 나왔다.

 

 

어쨌거나 이 드라마가 종영되자 인터넷에선 아쉽다며 야단이 났다. 이에 시즌 2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마를 제대로 보지 못한 터여서 작품에 대한 평가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주인공 우영우역을 맡은 박은빈의 연기는 나도 반할만했다.

 

 

게다가 가끔 내 산책코스가 화면에 나와서 반가웠다. 마지막 회에서도 행궁동 선경도서관 앞 우영우김밥집과 내리막길이 나왔다.

 

 

이 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을 때 "온통 우영우 이야기뿐이라서 안 보면 대화에 낄 수 없을 정도"였다는 한 블로거의 글에 공감한다. 지금도 술자리에서 화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원에서는 우영우 김밥집이 최근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올랐다. 수원시는 이 기세를 몰아 젊은 층을 아우르는 지역 관광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각종 행사를 이어가는 한편, SNS와 휴대폰 앱 등을 활용해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홍보도 늘릴 계획이란다.

 

 

이 지역은 최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외에도 SBS '그해 우리는', OCN '경이로운 소문' 등 드라마 촬영이 잇따라 등 관광 명소가 되고 있다.

 

 

몇 해 전부터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춘 카페와 음식점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땅값과 집값, 월세 권리금도 크게 올랐다. 임대료 상승으로 인한 원주민 유출 현상(젠트리피케이션)이 우려될 정도다.

 

 

그럼에도 나는 이곳으로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이 반갑다. 대기줄이 길게 선 가게를 보면 내 배도 부르다. 젊은이들이 활기찬 모습으로 골목골목을 누비는 모습을 보면 나도 생기가 솟아남을 느낀다.

 

이 지역이 오래오래 번성하길 기원한다.



저자약력

 


추천 3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독자의견전체 0

SNS 로그인 후, 댓글 작성이 가능합니다. icon 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