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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팔달문 시장에서 '그'가 생각났다
김우영 언론인
2022-10-31 10:19:35최종 업데이트 : 2022-11-02 17:10:09 작성자 :   e수원뉴스

공감칼럼

 

수원남문시장상인연합회가 주최하는 제25회 수원남문 거리축제가 지난 22일과 23일 남문시장 일대에서 열렸다. 주 무대는 팔달문 지동교에 설치된 특설무대로써 개막식도 이곳에서 진행됐다.

 

 

22일 오후 개막식에 이어 영동시장 한복패션쇼, 상인노래자랑이 이어졌다. 23일 오후에는 대학가요제와 시민가요제도 열렸다.

 

이 기간 중 알뜰경매 이벤트와 플리마켓, 다양한 체험행사도 함께 펼쳐져 시민들의 호응을 받았다.

 

 수원남문시장상인연합회가 주최하는 제25회 수원남문 거리축제 (사진/김우영)

수원남문시장상인연합회가 주최하는 제25회 수원남문 거리축제 (사진/김우영)

 

 

특히 9월23일부터 열린 수원화성 미디어아트쇼가 23일로 끝나기 때문에 마지막 공연을 보기 위해 몰린 주말 관람객들이 남문시장까지 내려와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그런데 뭔가 허전했다. 당연히 거기서 동분서주하며 사진을 찍고 있어야 할 한사람이 보이지 않아 나도 모르게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아, 그렇지, 그는 지난해 1월 세상을 떠났구나.

 

 

하주성, 그는 아직도 한참은 더 활동을 해야 할 나이인 73세에 저 세상 사람이 됐다.

 

그는 KBS 지방방송국에서 PD생활을 했고 수원에서 전통문화 관련 신문도 발행했으며 모 인터넷신문과 수원의 복지신문 편집국장으로 활약했다.

 

우리나라 사찰과 문화재 답사 전문가이면서, 해박한 무속과 민속문화 지식을 바탕으로 여러 권의 책을 펴낸 민속연구가였다.

 

 생전의 하주성 e수원뉴스 시민기자

생전의 하주성 e수원뉴스 시민기자

 

나는 수원에 본사가 있는 중부일보 문화부 기자를 할 때 처음 그를 만났다. 그 후 수원시 시정신문 'e수원뉴스' 주간 일을 하면서 '시민기자'로 들어온 그와 재회했다. 참 열정적인 활동을 펼쳐 '으뜸기자'를 놓치지 않았다. 2013년 생태교통축제가 열리던 9월 한 달에만 80개가 넘는 기사를 썼다.

 

 

 

그런 그가 어이없이 세상을 떠났다.

 

한참 후 그와 늘 어울려 다니던 정찬송 씨로부터 전화가 왔다. "지금 주성이 형님 천도재를 지내고 있는데 주성이 형의 혼이 빙의 된 무당이 자꾸 무슨 수첩을 찾아야 한다고 하네요. 그래서 혹시 아시는가 해서..."

 

수첩?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 나 바꿔봐"하는 목소리와 함께 "어 누구냐?" 하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다짜고짜 반말이라 나도 퉁명스럽게 "나 김우영이란 사람인데 거긴 누구요?"

 

"어 나 하주성이야. 그동안 고마웠어. 나 이제 간다" 순간 대낮인데다 인데도 팔뚝에 소름이 쭉 돋았다. 그러면서 눈물이 핑 돌았다. 목소리는 여자인데 말투가 생전의 그와 다름이 없다.

 

"그래 형 고생 많이 했소. 이제 편히 좋은 곳으로 가셔서 편안하시오"

 

이런저런 얘기 끝에 그가 말했다.

 

"응 고맙다. 그럼 나 지금 떠난다. 잘 있어라" 그리고 전화가 끊어졌다.

 

'좋은 곳'이 어떤 곳인지는 잘 모른다. 그러나 그의 영혼이 이 세상을 정처 없이 떠돌지 않고 다음 세상으로 잘 건너갔을 것이라고 믿는다.

 

 

 

가끔씩 그가 생각난다. 팔달문 인근 시장통과 화성 성곽, 모든 수원시 행사장엔 그가 있었다. 그를 그리워하는 이들도 많다. 가진 것도 없으면서 베풀기 좋아했던 그.

 

지금도 서남각루 아래 그 음식점 앞을 지날 때면 "어 김주간, 한잔하고 가야지" 그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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