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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칼럼] 더 다양한 향유를 위해
정수자 시조시인
2022-04-28 16:02:40최종 업데이트 : 2022-05-02 08:40:31 작성자 :   e수원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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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민의 문화예술 향유는 어느 정도일까. 향유의 만족도나 효과는 높은 편일까. 어느 여론조사에 따르면 만족할 만한 수준의 향유는 아니다. 수원시민의 문화예술 향유 욕구가 타 시군에 비해 2.5배나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뜻밖의 수치는 시민의 문화예술 향유에 대한 갈증을 보여준다.

 

문화예술 향유 욕구는 문화지수의 반영이다. 그동안 문화예술이 국가적 경쟁력이자 고부가가치를 지닌 미래 산업의 동력이라는 말을 수없이 보고 들어 왔다. 문화를 앞세운 정책이나 구호도 넘칠 만큼 많았다. 특히 수원은 타 시군보다 훨씬 앞서 인문학도시를 표방하고 추구해온 자부심도 갖고 있다. 그럼에도 수원시민의 문화예술 향유 욕구가 높게 나온 것은 향유하며 산다는 실감이 적은 까닭이겠다.

 

다른 지자체도 문화예술 정책을 더 적극적으로 펴면서 문화시설을 많이 만들었다. 박물관은 물론 미술관, 공연장 등이 이전에 견줄 수 없을 만큼 늘었다. 21세기 문화예술에 걸맞은 복합문화공간도 확충됐다. 그런 문화공간의 확장만큼 관련 프로그램이나 시민 참여 과정도 많이 늘었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자신이 원하는 문화예술 관련 공부며 예술적 표현 욕구를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이 다양하게 갖춰진 셈이다.

 

많이들 꿈꾸었을 법하다. 악기 하나쯤 다루고, 그림도 좀 그리고, 시도 쓸 줄 아는, 그야말로 문화시민이라면 즐길 만한 일상 속의 예술적 향유. 전문가 수준까지는 멀더라도 자신의 입장에서 삶을 더 윤택하게 하는 문화예술의 즐김과 누림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 즐김과 표현의 대중화 같은 지향이 문화예술 정책에도 분명히 들어 있다. 어디서나 즐기는 문화예술의 경험과 다양한 표현을 위해 여러 정책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 중에도 기대와 욕구는 여전하다. 수준이 높아진 만큼 향유 욕구도 더 다양해졌을 수 있다. 아는 만큼 본다고,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도 아는 사람만 찾아 즐기는 이유도 있겠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 인프라부터 부족하다는 게 중론이다. 수원에는 경기도의 문화시설이 있었던 까닭에 얼핏 많아 보이지만, 수원시 자체의 문화공간은 의외로 적다. 박물관은 좀 많아졌지만 미술관이나 공연장이 최근에 갖춘 것이고, 다른 문화공간은 여전히 부족하다. 예컨대 문학관은 아예 없는 실정이니, 경기도의 수부도시라는 위상은 물론 시민의 향유 욕구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향유 측면에서 보면 대중이 가장 널리 즐기는 게 영화다. 그런데 우리 영화가 국외 유수영화제에서 수상하는 등 높아진 인지도에 비하면 다양한 영화를 상영할 곳은 적다. 상업영화 외에 비상업영화로 구분되는 예술영화나 독립영화, 실험영화 등을 상영할 영화관은 아예 없다. 수원 정도의 시라면 예술영화전용관 운영이 필요하다고 제언도 몇 번 했다. 시 책임 하의 위탁 운영이라도 다양한 영화 제공에 따른 향유를 넓힐 수 있다. 다양한 향유에서 다양한 창작이 나오게 마련이니 구체적인 실현을 꿈꿀 만한 공간부터 절실한 것이다.

 

향유 기회가 적으면 당연히 소외감이 커진다. 문화예술 향유 욕구가 높다는 것 자체가 상대적인 소외감의 반증이다. 공간을 넘어 다각적인 준비를 일깨우지만 우선은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는 공간 마련이 급하다. 문화예술의 즐거운 향유가 더 새로운 문화예술로 나아가는 길이니 말이다.



* 본 칼럼의 내용은 e수원뉴스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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