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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수원을 기록하는 사진가들에게 박수를!
언론인 김우영
2018-12-10 09:39:59최종 업데이트 : 2018-12-11 18:41:10 작성자 :   e수원뉴스
[공감칼럼] 수원을 기록하는 사진가들에게 박수를!

[공감칼럼] 수원을 기록하는 사진가들에게 박수를!

시간을 좀 거슬러 올라가 보자. 은퇴한지 벌써 5년여 세월이 흘렀지만 수원시청에서 사진을 담당하던 이용창 형이 현역으로 일할 당시인 2011년 쯤 일 것 같다. 어느 늦은 봄 토요일 아침 그로부터 "지동으로 와 봐. 여기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고 있네"란 전화를 받았다. 허튼 소리를 하지 않는 그인지라 얼른 카메라와 취재수첩을 들고 나섰다.

화성 동쪽성벽 밖 느티나무 아래엔 동네잔치가 벌어지고 있었다. 떡과 국수, 과일, 편육, 갓 담근 김치, 주류 등 마을 주민들이 마련한 푸짐한 음식이 마련돼 있었다. 한쪽 골목에선 젊은이들과 마을 주민들의 벽화그리기 작업이 한참이었다. 수원화성의 동쪽 노후화된 마을 지동은 마을 만들기 사업으로 오랜만에 생기를 띄고 있었다.

당시 지동에 근무하던 기노헌 팀장이 빨간 보우타이에 맥고모자 차림으로 주민들과 어우러져 동분서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후부터 자주 만나 함께 지동을 돌아다니다가 저녁엔 잔을 기울이는 술벗이 됐다. 내가 생각하는 기노헌은 지동 마을만들기에 미친 사람이었다. (수원시에서 내년부터 '동장 주민추천제'를 시행한다고 하는데 만약 그가 자격이 된다면 지동 동장으로 적격자일 것이란 나 혼자만의 생각을 해본다.)

그때 그와 함께 지동골목을 누비다가 지동마을만들기 프로젝트에 참여한 수기사(수원을 기록하는 사진가회)를 만났다. 나하고 중학교 동창인 남기성 작가도 그 모임의 일원이었다. 남기성 작가는 이미 사진작가로 명성이 자자한 사람이었다. 특히 내 기억에 남는 사진전은 수원화성의 성벽의 돌들만을 찍은 것이었다. 그런 그가 이번엔 수기사 멤버들과 함께 지동의 골목골목과 거기에 사는 사람들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수기사는 지난 2008년 12월, 수원을 사랑하는 사진작가 10여명이 결성했다. 더 늦어 사라지기 전에 수원 곳곳을 사진으로 기록해 후대에 남기자는 것이 이들의 취지다. 그리곤 수원전역을 다니며 현장을 담기 시작했다.

지난 2011년 6월 연무동, 고등동, 고색동, 세류동 등을 찾아 기록한 사진들을 모아 북수동 '대안공간 눈'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이들이 기록한 지동 사진도 같은 해 11월 지동 마루에 위치한 제일교회 안 종탑 전시장에서 공개됐다.

당시 송응준 회장은 e수원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도시가 바뀌고 있습니다. 우리들이 생활하고 있는 오늘의 수원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또한 우리들이 생활해 왔던 수원의 옛 기억을 재현하고 싶었습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수기사는 지난 2011년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기록 1'과 수원 지동의 모습을 기록한 '지동마을 사진전', 2012년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기록 2, 다큐멘터리 수원', 2013년 '골목전'을 열었다. 2014년엔 수원천의 생태와 자연환경, 수원천을 따라 형성된 시장과 마을사람들을 담은 '왔다里,갔다理 수원천展', 2016년엔 '골목길 탐방展'을 열었다. 2016년엔 '2016 수원화성 방문의 해'를 기념해 '왕의 길-정조대왕 원행을 보다'전을 열었는데 홍채원, 남기성, 이규석, 이병권, 이연섭, 고인재, 김태왕, 강관모, 김미준, 한정구, 이용규 등 11명의 회원이 서울 창덕궁~수원화성~화성시 융건릉 구간 62.2km에 달하는 정조의 능행차길을 답사하며 사진으로 기록했다. 2017년에는 호매실 그리고 수원, 수원의 전통시장과 사람들 전 등을 열었다.
수기사 사진전

수기사 사진전

수기사 사진전이 열리고 있는 대안공간 눈 전시장

수기사 사진전이 열리고 있는 대안공간 눈 전시장

그리고 올해는 지난 11월 29일부터 이달 12일까지 대안공간 눈 1, 2전시실에서 '이주-인계동 팔달주택재개발구역 전'을 열고 있다. 강관모, 고인재, 김미준, 김태왕, 남기성, 남정숙, 박김형준, 이성우, 이연섭, 한정구, 홍채원 등의 작가들이 재개발로 사라져가는 인계동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많은 사람들이 떠나 을씨년스럽게 변한 골목 풍경과, 떠날 곳을 마련하지 못하거나 재개발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남겨져 있는 집들이 사진 속에 생생하게 기록돼 있다.

수원을 기록하는 사진모임은 또 있다. (사)화성연구회에 속한 사진기록위원회(위원장 이용창)이다. 이들은 수원화성의 사계와 성안 모습들을 꾸준히 카메라로 기록하고 있다. 자체 사진 전시회도 몇 차례 열었고 수원천에서 수원시내 사진모임들과 합동전시회에도 참여했다. 사진을 좋아하는 아마추어들이 대부분이지만 사진계에서 알아주는 작가들도 여러 명 활동하고 있다.

사라지는 것들을 기록하는 방법으로 사진만큼 좋은 것은 없다. 10년이 지나고 100년이 지나면 그 골목과 거기에 살던 사람들은 잊히겠지만 사진은 남아 있다. 이 사진은 그대로 수원의 역사가 된다. 수원을 기록하는 사진가들에게 성원을 보낸다.
언론인 김우영 저자 약력

언론인 김우영 저자 약력


 

공감칼럼, 수기사, 사진가, 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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