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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8월, '수원의 노래'를 다시 생각한다
언론인 김우영
2020-08-24 17:03:03최종 업데이트 : 2020-08-31 08:47:43 작성자 :   e수원뉴스
[공감칼럼] 8월, '수원의 노래'를 다시 생각한다

[공감칼럼] 8월, '수원의 노래'를 다시 생각한다
 

지난 15일은 광복절이었고 오는 29일은 국치일(國恥日)이다. 1910년 8월 29일 일본에게 나라를 강탈당했다. 경술년이었으므로 '경술국치'라고도 한다.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 등에 살던 '고려인'들은 '대욕일(大辱日)'이라고 했다. 그러나 사실, 그보다 1주일 전인 8월 22일 '한국 병합에 관한 조약'이 비밀리에 체결됐고 29일 그 사실을 공포했을 뿐이었다.

 

국치일은 이제 별 희한한 날들이 표시돼 있는 내 탁상달력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지난해 일본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3대 핵심 소재 수출규제에 나섰고, 이에 일본제품 불매, 일본여행 자제 등 우리 국민들의 반발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물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혐한(嫌韓) 기조도 변하지 않고 있다. '토착왜구'라고 불리는 국내 친일세력, 친일매국노 후손들도 빳빳하게 고개를 들고 다닌다. 역사학계에서도 이병도의 친일사관을 지닌 후학들이 강단을 지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관공서와 학교에도 친일잔재가 남아 있고 이를 청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시정되지 않는다. 대표적인 게 친일파들이 작곡한 교가와 시·도·군의 노래다.

 

'경기도 노래'와 '수원의 노래'는 이흥렬이 작곡했다. 뿐만 아니라 수원시내 많은 학교 교가도 그가 작곡했다.

 

이흥렬은 친일인명사전에도 오른 인물로 일본과 조선은 한 몸이란 뜻의 '내선일체'(內鮮一體)실현을 목표로 결성된 경성음악협회에서 활동했다.

 

창씨개명 후 직목흥렬(直木興烈)이란 이름으로 활동했는데 국민총력조선연맹의 국민가창운동정신대에서 일제의 군국주의를 미화한 이른바 '국민가요'를 보급하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대화(大和)악단 지휘자, 경성후생악단 편곡 담당을 맡기도 했다. 대화악단은 일본 민족이 자칭하는 대화족(大和族), 대화혼(大和魂)에서 따온 이름이다. 이 악단은 '반국가적 음악을 축출하고 웅대한 일본 음악을 수립하는 것을 표방하고 활동'하겠다는 단체로써 음악으로 일본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한 '음악보국(音樂報國)'운동을 주도했다.

 

이에 경기도는 지난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친일 인사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는 점과 해당 노래가 오래 전 작곡돼 도민에게 낯선 점 등을 고려해 현재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수원시도 현재 수원시의 위상과 세계문화유산 화성 등 역사가 담긴 새로운 시민의 노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4월 13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경축음악회/사진 수원시포토뱅크 강제원

지난해 4월 13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경축음악회/사진 수원시포토뱅크 강제원

 

수원시내 학교 중에서는 삼일공고가 선도적으로 나섰다.

 

삼일공업고등학교는 지난해 11월, 학생자치회가 친일파 이흥렬이 작곡한 교가를 교체하자고 건의했다. 이에 학교 측도 삼일상고, 삼일중과 공동으로 '삼일학원 일제 잔재청산 프로젝트를 위한 TF'를 구성했다.

 

그리고 올해 1월 열린 삼일공업고등학교 졸업식에서 학생들은 교가를 부르지 않았다.

 

삼일공고, 삼일상고, 삼일중학교의 모태는 삼일학교다. 설립자인 독립운동가 임면수 선생, 삼일학교를 근거로 활동한 김세환 선생, 이 학교 관련자들이 주축이 된 독립운동결사단체 '구국민단' 등 수원 지역 독립운동의 산실이었다.

 

수원지역과 함께 3·1운동의 대표적 발원지인 안성지역 공도중학교가 일제 잔재 청산을 위한 대토론회를 열어 이흥렬이 작곡한 교가를 교체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경기도에서는 처음으로 시도하는 교가 교체다.

 

아무튼 여러 학교와 지방 정부에서 친일 잔재 청산 차원에서 노래를 바꾸려는 곳이 많지만 성과는 크지 않은 것 같다. 구성원 간 생각의 차이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어느 지역보다도 3.1운동 및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행사를 알차게 개최한 수원시도 이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시민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서 결정하기 바란다.

 

'수원의 노래' '수원사랑의 노래'보다 좋은, 이왕이면 남녀노소 모든 시민이 쉽게 부를 수 있도록 입에 착착 감기고, 들을수록 귀에 붙는 그런 노래 말이다. 그래서 야구장에서도 축구장에서도, 그리고 술자리에서도 이른바 '떼창'을 할 수 있는 노래, 세월이 지나도 생명력을 잃지 않는 노랫말과 곡이었으면 좋겠다.

 

 

 
언론인 김우영 저자 약력

언론인 김우영 저자 약력

공감칼럼, 김우영, 수원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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