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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체조 메달리스트 여서정이 ‘수원시청’ 소속이었구나
김우영 언론인
2021-08-06 14:17:10최종 업데이트 : 2021-08-06 14:16:31 작성자 :   e수원뉴스 윤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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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를 쓰다가 잠시 쉬려고 TV를 켰다. 도쿄올림픽 기계체조 도마경기 중계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단단해 보이지만 귀여운 티를 벗지 못한 작은 어린 여자선수가 도마 출발선에 섰다. 만 19살 여서정 선수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여서정' 기술을 펼쳤고 동메달을 땄다. 한국 여자 체조 사상 올림픽 첫 메달리스트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중계를 하던 해설위원이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환호한다. 알고 보니 여서정의 아버지 여홍철 경희대 교수였다. 여홍철 교수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이자 1998 방콕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다.

 

아버지에 이어 여서정이 '2020 도쿄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도마에서 동메달을 땄으니 대한민국 최초로 부녀가 같은 종목에서 메달을 따는 초유의 경사를 맞은 것이다.

 

그가 선보인 '여1'과 '여2' 기술은 지금도 도마 선수들이 애용하는 고난도 기술로써 이번 대회 금메달리스트 신재환도 '여2' 기술을 펼쳤다. '여2'는 앞 짚고 2바퀴 반을 비틀어 내리는 기술이다.

 

어머니 김채은 씨도 체조선수 출신이다.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체조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그런데 여서정이 수원시청 소속이란 것은 몰랐다.

 

수원시는 스포츠 메카라고 자부할 만큼 프로스포츠가 활성화돼 있다. 프로야구와 프로축구(2팀), 프로배구와 프로농구 등 인기 구단이 수원에 둥지를 틀고 있다.

 

수원시청 직장운동부도 전국 기초지방정부 가운데 최대 규모다. 1986년 여자 정구팀을 시작으로, 체조, 역도, 복싱, 육상팀 등을 잇따라 창단, 한 때 25개 팀이 있었으나 이후 2014년부터 세 차례 구조 조정을 단행, 현재는 15개 종목 125명이 소속돼 있다.

 

수원시 직장운동부는 경기도가 전국체전에서 종합우승을 달성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국제무대에서의 경쟁력이 미흡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아울러 한정된 재원에 직장운동부의 예산 증액도 어려웠다. 국제경쟁력 강화 및 선진스포츠 시스템 도임을 위해서는 경쟁력이 약한 종목을 축소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이번 여서정의 동메달이 수원시청 직장운동부 선수 중 첫 번째 올림픽 메달일 정도로올림픽과는 인연이 없었다.

 

구조조정된 종목의 지도자와 선수들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일이지만 한정된 예산으로 효율적인 운영을 해야 하는 수원시의 입장을 생각하면 마냥 비난만 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어쨌거나 여서정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함으로써 수원시 체육계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박광국 수원시체육회장은 경기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참으로 큰일을 해냈다. 사상 첫 결선 진출도 대단한 일인데 어린 나이에 중압감을 이겨내고 따낸 메달은 그 어느 금메달보다도 값진 결과"라며 기뻐했다. 아울러 앞으로도 제2, 제3의 여서정이 수원시에서 배출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염태영 시장도 4일 여서정을 시청으로 초청해 격려했다.

 4일 수원시를 방문한 여서정 선수(가운데), 아버지 여홍철 교수(왼쪽), 염태영 시장(오른쪽)

4일 수원시를 방문한 여서정 선수(가운데), 아버지 여홍철 교수(왼쪽), 염태영 시장(오른쪽)

 

여서정은 취재진에게 "집에 가면 언니와 함께 떡볶이가 먹고 싶다"고 할 만큼 아직 어린 선수다. 그만큼 앞으로 더 클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는 얘기다.

 

따라서 앞으로는 여서진이 '여홍철의 딸'이 아니라, 여홍철이 '여서진의 아버지'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중앙일보는 이들 가족이 2010년 9월 28일 KBS 아침토크쇼 '여유만만'에 출연한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그러고 보니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 것도 같다.

 

당시 8살이던 여서정은 당시 스튜디오에서 "훌륭한 국가대표가 돼서 메달을 많이 따고 싶다"고 했고 여교수는 "2020 올림픽을 기대 한다"고 했다는데 그 바람이 현실이 됐다는 것이다.

 

포상금도 적지 않다. 포스코그룹은 여서정에게 7000만원의 포상금을 전달하기로 했다. 정부 2천500만 원, 대한체조협회 2천만 원, 수원시청 3천만 원의 포상금도 있다.

 

그러나 여서정이 그동안 흘린 땀과 피 말리는 연습을 생각하면 포상금 액수는 문제가 아니다.

 

여서정 선수, 3년 후 시상대의 가장 높은 자리에 당당하게 서서 대한민국 국위를 선양하고 수원을 세계에 알려주길 바란다.

*본 칼럼의 내용은 e수원뉴스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김우영 프로필 및 사진

 

김우영, 언론인, 체조, 메달리스트, 여서정, 수원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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