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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치매일까? 우울증일까?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영민 조교수
2021-10-07 15:01:07최종 업데이트 : 2021-10-07 15:00:50 작성자 :   e수원뉴스 윤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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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력이 이전만 못하다면서 병원에 오시는 노인 분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사연도 다양하고 호소하는 내용도 여럿이지만 양극단에는 두 가지 모습이 보인다. 보호자 없이 혼자 오셔서 기억력이 떨어져서 큰일이라고 치매가 온 것이 아니냐며 빨리 검사를 받아봐야겠다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는 반면 자녀 혹은 배우자 손에 이끌려서 내원하셨지만 정작 본인은 문제가 없다고 나이 들면 이정도 건망증은 흔하게 있는 일이라고 하면서 병원 방문을 못마땅해 하시는 분들이 있다. 두 분들 중 추가 검사를 했을 때 진짜 치매일 위험성이 높은 분은 어느 쪽일까?

 

치매에 대한 홍보가 각종 건강 강좌나 매스컴을 통해 활발해지면서 치매는 본인 뿐 만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무거운 짐이 될 수 있는 심각한 병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예전에 비해 기억이 떨어진다는 사실은 누구보다 본인이 더 잘 자각할 수 있을 테지만 심각한 병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의 위에는 이를 부정하고 싶은 무의식이 먼저 자리 잡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는 마음을 만들어낸다. 본인은 아니라고 하지만 가족들에게 반복적으로 관찰되어 결국 병원 문턱까지 넘어선 분들을 검사 해보면 인지기능이 많이 떨어진 상태로 나오고 치매로 까지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치매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을 거리낌 없이 얘기하고 미리 걱정하면서 스스로 검사를 받는 분들은 추가 검사 상 집중력 저하 이외 큰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분들이 호소하는 증상의 곁가지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기억력 이외에 다른 특이점이 발견된다. 기분이 울적하고 매사에 즐거운 일이 없고 식욕이 떨어져서 이전만큼 먹지를 못하고 잠을 자도 잔 것 같지가 않고 매사에 부정인 생각과 걱정거리가 넘쳐난다는 얘기를 추가로 쏟아 내신다. 노년기 우울증에 해당하는 분들이다.

 

노년기 우울증의 경우 약물에 반응이 좋은 편이므로 항우울제로 치료를 하면 우울 증상들이 서서히 좋아지면서 인지 기능도 원래 수준을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관찰을 통해 우울증 때문에 생긴 인지기능 저하는 치매가 아닌 가짜, 가성치매라고 불리기도 했다.

 

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치매와 노년기 우울증은 서로 구분된다는 전통적인 경계는 다소 희미해져가고 있다. 뇌졸중 이후 발생한 혈관성 치매에 우울증이 동반되기도 하고 알츠하이머성 치매로 진행하는 경과 중 본격적인 인지기능보다 앞서 약한 우울증이 선행되기도 한다. 우울증상은 좋아졌지만 인지기능은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분께 환자분은 노인성 우울증이니 치매 걱정은 하지 마시라고 안심시켜 드릴 수가 없는 이유가 된다. 또한 우울증을 치료하지 않고 오랜 기간 내버려두면 치매로 진행될 수 있어 우울증이 치매의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우울증은 약물 치료에 반응이 좋다는 점까지 고려한다면 숨은 우울증을 열심히 찾아내서 적극적으로 치료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

 

안타까운 점은 우울증이나 치매에 관련된 잘못된 편견에 사로 잡혀 있는 환자나 환자 가족이 아직 많다는 사실이다. 우울증 약을 먹으면 중독이 되거나 멍해진다는 오해 혹은 우울증은 정신력을 극복해야한다는 편견은 우울증을 치료 안 된 상태로 키워가게 되고 결국은 치매로 진행되는 일들이 생기기도 한다. 또한 모든 치매는 낫지 않은 불치병이라는 편견은 가성치매처럼 회복이 가능한 경우까지 방치된 상태로 두어 결국은 치료가 힘든 상태로 악화시키기도 한다. 치매인지 우울증인지, 치료가 가능할지 본인이나 지인의 문제로 고민 중인 분들은 속설로 판단하는 우를 범하지 말고 전문가를 찾아 상담해 볼 것을 권한다.



* 본 칼럼의 내용은 e수원뉴스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최영민 교수 프로필 및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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