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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에 온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와 1988 서울올림픽 성화의 추억
김우영/시인, 언론인
2018-01-05 17:52:18최종 업데이트 : 2018-01-08 16:43:23 작성자 :   e수원뉴스
지난해 10월 24일 그리스 올림피아의 헤라 신전에서 채화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가 5일 수원에 도착했다. '모두를 빛나게 하는 불꽃(Let Everyone Shine)'이란 슬로건을 내세운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는 지난해 11월 1일 한국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이어 제주로 갔다가 내륙 구간인 부산에서부터 전국 시‧도를 거치며 수원에 온 것이다. 수원에 온 성화는 수원화성행궁 광장에서 하루를 묵은 뒤 다시 용인 등 도내 도시들과 인천, 서울 등을 거쳐 올림픽 개막 당일인 2월9일 종착지 평창을 행해 긴 여정에 나선다.

평창 성화 봉송주자는 모두 7천500명이다. 이 숫자는 남북한 인구 7천500만명을 뜻한다. 또 성화 봉송 거리는 2천18㎞인데 이는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해인 2018년도를 의미한다.

수원에서의 봉송거리는 전체 35.4㎞(차량 봉송 13㎞ 포함)였다. 성화는 5일 오전 11시 수원 삼성디지털시티 입구(영통구 매탄동)에서 출발해, 수원월드컵경기장을 거쳐 오후 6시 30분 수원화성행궁광장에 도착했다. 봉송 구간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1~2구간 12.4㎞(11:00~14:00, 삼성디지털시티 입구~수원시청~수원버스터미널~법원사거리~수원월드컵경기장) △이색봉송구간 0.4㎞(15:10~15:20, 창룡문~동북공심돈~동장대) △3구간 5.6㎞(15:40~17:30, 장안구청사거리~정자초~수원여고) △4구간 4㎞(17:30~18:30, 수원여고~한국전력공사~수원화성행궁광장)였다.

비록 한겨울 쌀쌀한 날씨였지만 봉송주자들이나 연도에 나온 시민과 어린이들의 얼굴에는 기쁨과 자부심이 가득했다. 봉송주자들 가운데는 프로축구단 수원삼성블루윙즈의 기둥인 염기훈 선수와, 88서울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 유남규 감독, 배우 류준열, 그룹 위너의 김진우·이승훈, 프로야구 kt위즈 선수들이 시민들의 환호를 받았다. 이밖에 문화예술계 인사·청소년·여성·장애인·다문화가정 등 사회 각 분야 시민들이 함께 해 더욱 뜻깊은 행사가 됐다.

이번 올림픽 성화가 지난 가는 지역마다 이색 봉송구간이 있어 뉴스의 초점이 되고 올림픽의 열기를 높여주고 있다. 각 지역 고유의 문화, 자연환경과 역사적 유물, 기술 등을 바탕으로 이색적인 봉송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에서는 해녀 3명이 세계자연유산지구인 성산일출봉 인근 광치기 해변 앞바다 0.1㎞ 구간에서 이색적인 수상 성화봉송을 했으며 전남 곡성에서는 옛 모습 그대로 복원된 증기기관열차에 성화를 싣고 10㎞ 구간을 달리는 이색봉송이 펼쳐졌다. 여수에서는 성화가 여수해상케이블카에 탑승했고, 대전에서는 카이스트(KAIST) 내 구간에서 로봇 휴보(DRC)가 참여하는 이색 봉송행사가 열렸다.

수원의 이색 봉송구간은 앞에서 소개한 것처럼 창룡문~동북공심돈~동장대 0.4㎞구간이었다. 비록 거리는 얼마 되지 않지만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의 수려한 시설물을 배경으로 장용영 군사 복장을 한 성화 주자들이 성곽길을 달리며 수원을 세계 속에 각인시켰다. 성화봉송 행사가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연무대를 관광하던 동남아 등 외국인 관광객들은 횡재라도 한 듯 기쁨에 찬 표정으로 탄성을 지르며 손을 흔들고 카메라 셔터를 누르느라 바빴다.

성화가 도착한 수원화성행궁광장에서는 성화맞이 축하행사가 열렸다. 무예24기, 장용영 수위식, 궁중무용 선유락(船遊樂) 등 전통공연, 성화 봉송 파트너사인 코카콜라·삼성·KT에서 마련한 화려한 볼거리가 이어져 엄동설한에 찾아온 시민과 관광객들을 흥겹게 했다.
5일 오전 수원시청 앞에 도착한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5일 오전 수원시청 앞에 도착한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올림픽 성화가 수원에 온 것은 30년만이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이 열리던 해 수원에서도 성화맞이 행사가 성대하게 열렸다. 30년 전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다행히 당시 필자가 동아일보에 쓴 글에 당시 상황이 생생하게 소개되고 있어 여기에 몇 부분을 옮겨본다.
 
성화, 개성서도 활활 타올랐으면 / 김우영(시인)
 
<전략>...수원종합운동장에는 수원여중 1천200여명의 소녀들이 '좋은 날'이란 매스게임을 보여줬다. 성화가 들어올 때는 절정을 이뤄 대형 오륜 마크가 운동장 가득 펼쳐졌다. 성화는 트랙을 한 바퀴 돌아 성화 안치대 위의 수원시장에게 건네지고 시장은 이를 다시 경기도지사에게 인계했다. 도지사는 성화를 높이들고 손을 흔들어 관중의 환호에 답하며, 잠시후 성화안치대에 불을 옮겼다. 더욱 큰 환호와 박수가 운동장을 메웠다.

지난 8월23일 그리스에서 채화된 이후 22일만에 비행기로, 혹은 배로, 그리고 수많은 성화봉송주자들에 의해 정조임금의 지극한 효심이 깃든 효의 도시, 교육의 도시, 수려한 성곽과 노송이 잘 어울리는 내고장 수원에 도착한 것이다...<중략>...조금씩 어둠이 깃들기 시작하는 종합운동장, 성화안치대에서 밝게 타오르는 성화를 보면서 나는 문득 그분이 우리와 같이 가슴 설레는 저 장면을 보면서 "오냐 장하다" "그래 기특하구나" 만면에 자애로운 웃음을 담고 허허허 앉아 계실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마도 이 느낌은 수성고 학생들이 펼친 능행차 연시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이 행사는 정조임금의 능행차 모습을 재현한 것으로 매년 화홍문화제에서 연시되고 있다.

운동장은 축제의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다. 우리의 민속놀이들이 차례로 선보이고 뉴질랜드,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이탈리아, 등 여러 나라 민속예술단이 출연해 '세계는 하나'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전한다.

 아, 그러나 불현듯 가슴 저 깊은 곳에서부터 서서히 슬픔 하나가 솟아나기 시작한다. 서울올림픽으로 인해 동서가 화합하고 세계가 하나가 되는 감동을 맛보겠지만 정작 둘로 나뉜 우리, 북의 형제들이 참가하지 않는 반쪽 올림픽의 외로움이었다. 제주 부산 광주 대전 등을 거쳐 수원까지 봉송되는 동안, 북에서도 백두산을 거쳐 신의주 평양 원산 등의 코스를 거쳐 지금쯤 개성의 어느 운동장에서 우리와 같은 축제를 갖고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잠실벌에서 남북의 성화주자가 만나 부둥켜안을 수 있다면...<하략> (1988.9.13. 동아일보)

그러나 다행히도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는 북한도 참가하게 될 것 같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1일 오전 발표한 육성 신년사에서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 대회는 "민족의 위상을 과시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 "성과적 개최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참가의사를 전해 왔다. 이에 우리 측도 즉각 고위급 회담을 제의했고 북측도 이에 호응하고 있다. 88올림픽의 아쉬움이 이번엔 해소됐으면 좋겠다.

이를 계기로 냉각된 남북관계가 좋아지고 평화통일로 가는 민족 대화해의 길이 열리길 간절히 기원한다.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서울올림픽, 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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