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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합창제’, 도대체 수원엔 합창단이 몇 개야?
김우영/시인, 언론인
2018-08-06 11:30:31최종 업데이트 : 2018-08-06 11:26:52 작성자 : 편집주간   강성기

홍난파가 현재 화성시 남양에서 태어난 사람이지만 수원은 그를 수원사람으로 여긴다. 홍난파 노래비가 수원팔달산 중턱에 있을 뿐 아니라 난파음악제가 매년 수원에서 열리고, 난파합창단. 난파소년소녀합창단도 수원에 있다. 난파음악상 시상식도 해마다 수원에서 개최된다.

 

홍난파가 활동할 당시 현재 수원시와 화성시는 모두 수원군이었다. 비록 행정구역은 나뉘어져 있다지만 지금도 역사·문화적 동질감이 형성돼 있다. 나도 초등학교까지는 화성에서 다녔다. 지난번 '장안문 현판'(상) 글에서도 밝힌바 있지만 현재 화성시 봉담읍 수영리가 내 고향이다. 지금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옛 모습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그야말로 상전벽해가 되고 말았지만.
 

지금은 봉담읍에도 대형 마트가 들어와 웬만한 물건은 구입할 수 있지만 예전엔 장을 보려면 무조건 수원으로 나와야했다. 혼인식이나 돌잔치도 수원에서 했다. 수원과 화성은 남이 아니었다. 이웃사촌처럼 친근했다. 화성이 고향이고 수원에 40년 이상 살고 있는 나는 지금도 수원과 화성의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둘 다 내 고향이고 나와 내 아이들, 내 형제들의 생활 터전이다.

 

얘기가 빗나갔다. 어쨌거나 수원사람들은 홍난파를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 친일 행적도 있지만 워낙 그가 우리 음악사에 남긴 족적이 크기 때문이다. 반드시 홍난파 때문이라곤 확신할 수 없지만 수원이 '악의 도시'라고 불리게 된 데에는 그의 영향도 작용했을 것이다.

 

수원에는 특히 합창음악 활동이 활발하다. 대표적인 합창단은 수원시립합창단이다. 수원시립합창단은 이상길 상임지휘자 재임 시인 1996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세계합창심포지엄에서 당시 세계합창연맹 총재로부터 '세계 최고의 합창단'이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그때 나도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서 세계 각국을 대표해 참가한 합창단의 공연을 지켜봤고 이상길 지휘자와 함께 총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눈바 있다. 내가 수원시립합창단 공연을 본 소감을 묻자 그는 요즘 표현으로 '엄지 척'하면서 망설이지 않고 "세계 최고 중의 최고"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것이다. 세계합창심포지엄은 3년마다 개최되는 세계 최대의 합창축제로서 전 세계의 우수 합창단들과 강사들이 한 곳에 모여서 합창공연과 세미나 등을 진행하고 있다.

 

수원시 합창단 효시는 1966년 창단된 난파합창단이다. 수원문화원을 중심으로 활동했는데 이 합창단 출신들은 수원 음악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초창기 수원시립합창단도 난파합창단 단원들을 주축으로 구성됐다. 난파 어린이합창단도 1981년 창단됐다. 같은해 수원시어머니합창단에 이어 난파콰이어(수원콘서트콰이어)도 창단됐다.
 

난파콰이어를 이끌어 오고 있는 음악인 오현규 씨는 그때 이미 선경, 삼성 등 직장합창단, 종교계, 교육계합창단 등도 있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13년 한 신문에 기고한 글을 통해 경기도문화의 전당에서 열리는 창단 30년이 된 3개 단체인 '수원시립합창단', '수원시 어머니합창단', '수원콘서트 콰이어(난파콰이어)' 합창단의 30주년 기념연주회 소식을 전하면서 2013년 현재는 '합창단'이라는 이름을 걸고 수원지역에서 활동하는 단체가 무려 47개에 달한다고 기록했다.
지난해 열린 수원합창제

지난해 열린 수원합창제

그렇다면 수원합창계의 오늘은 어떤 모습일까? 이를 알 수 있는 축제가 오는 12일부터 광복절인 15일까지 4일간 수원 제1야외음악당에서 매일 밤 7시 30분에 열린다. '시민이 함께하는 2018년 제16회 수원합창제'는 한국음악협회 수원시지부 합창분과에서 주최하는 행사로서 하루에 9팀씩 사흘간 27팀 약 1천여 명이 출연한다.
 

출연팀은 '경기소년소녀합창단', '홀씨여성합창단', '삼일에바다합창단', '수원남성합창단', '세노향합창단', '수원소년소녀합창단', '올드보이스콰이어', '수원시어머니합창단', '수원펠리체코러스'(이상 12일), '하늘소리 어린이합창단', '수원여성합창단', '기독남성합창단', '금빛합창단', '수원시청소년합창단', '하이엔드중창단', '수원CTS어린이합창단', '수원장로합창단', '수원콘서트콰이어'(이상 13일), '난파드림오브엔젤스', '매홀여성합창단', '광교여성합창단', '난파합창단', '수원시여성실버합창단', '파라칸사스', '빅스타남성합창단', '수원시니어합창단', '아가페콰이어'(이상 14일) 등이다.

 

마지막 날인 15일 폐막공연도 기대된다. 수원시음악협회 오케스트라 연주로 특별 캐스팅 출연진, 약 1천여 명의 연합합창, 시민합창 약 2천여 명 등 약 3천여 명이 태극기를 흔들며 '한국 환상곡'을 부른다.
 

지난 2015년 광복절 때 7천명의 시민합창단 중 한명으로 참여한바 있는 나는 그때의 감동이 아직도 생생하다. 관중석이 무대가 되고 같은 옷을 입은 7천명의 시민이 합창단이 되어 '아침 이슬', '아름다운 강산', '우리의 소원'을 부르고 마지막으로 '애국가'를 합창할 때는 모두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올해도 이 같은 감동은 이어질 것이다.

 

신동열 수원음악협회 회장의 말처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합창제의 규모로는 국내 최고일 것이다. 합창의 도시 수원답다. 넓은 잔디밭에 돗자리를 펴고 앉거나 편안하게 누워 풀냄새를 맡으며 관람하는 여름밤의 합창음악제, 놓치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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