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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소리 없는 공포! 2030 젊은 고혈압 환자가 늘고 있다
정미향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2021-05-21 10:40:28최종 업데이트 : 2021-05-21 10:40:20 작성자 :   e수원뉴스 윤주은

건강칼럼

 

20대 직장인 H씨는 최근 회사에서 정기검진을 받았다. 평소 술을 즐기고 체중이 조금 많이 나가기는 하지만 20대이니만큼 당연히 아무일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H씨는 생각지도 못한 고혈압 진단을 받았다. 당황한 마음에 20대에도 고혈압이 생기는 게 가능하냐고 주치의에게 되물었더니 의외로 드물지 않다고 한다. 몸에 이상도 없고 큰 증상도 없는데 젊은 나이에 갑자기 고혈압 진단을 받은 H씨는 앞이 캄캄하기만 하다.

 

23만 명에 달하는 '젊은 고혈압'… 4년 전보다 35% 늘어

고혈압은 성인 3명 중 1명이 앓는 만성질환으로, 흔히 40대 이상 중년의 전유물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20대, 30대라고 해서 고혈압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의하면 2019년 20대, 30대 사이에서 고혈압을 진단받은 사람은 23만 1692명으로, 이는 2015년 17만 1529명에서 무려 35%나 늘어난 수치이다. '젊은 고혈압' 환자가 생각보다 많고, 그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젊은 고혈압이 훨씬 더 위험하다

20대, 30대 중 상당수는 고혈압의 중요성이나 심각성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다. 우연한 기회에 진단을 받았더라도 당장 눈에 보이는 증상이 없으니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젊은 고혈압은 다음과 같이 그 위험성이 더욱 크다.


1) 심근경색, 심부전 등 '사망 위험' 합병증 발생률 증가

고혈압은 말 그대로 혈관 압력이 높은 상태를 말한다. 당장은 별 증상이 없지만, 이 상태가 지속되면 혈관이 점진적으로 손상돼 뇌졸중, 동맥경화 등의 합병증이 생기고, 심장이 아예 망가져버리는 심부전 위험도 높아진다. 이렇게 되면 마비, 언어장애 등이 나타나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즉 고혈압을 오래 앓을수록 합병증이 심해지고, 같은 합병증이어도 후유증이 더 심하며, 예후도 좋지 않게 된다.


2) 남들보다 빨리 치매가 온다

고혈압은 '혈관성 치매'와 연관이 깊다. 높은 압력 탓에 손상된 혈관이 뇌에 혈액과 산소를 충분하게 공급하지 못하면 뇌가 결국 망가진다. 그런데 젊었을 때부터 고혈압을 앓으면 치매에 더 크게 악영향을 미친다. 미국 연구에 의하면 30세 이전에 고혈압이 생긴 경우 50세 이후부터 치매 증상이 나타났고, 고혈압을 앓은 기간이 길수록 증상이 심해졌다고 한다.


3) 콩팥 손상이 심해 모든 장기가 망가진다

고혈압은 콩팥도 망가뜨린다. 콩팥 속 사구체는 수많은 모세혈관으로 이뤄져 있는데, 혈압이 높으면 이런 콩팥 혈관들도 손상되기 때문이다. 콩팥은 몸속 노폐물을 거르고 배설하는 기능을 하는데, 이게 망가지면 영양분의 흡수, 배설, 대사에 문제가 생겨 결국 모든 장기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고혈압에 빨리 걸려 앓는 기간이 오래되면 콩팥이 손상되는 시점도 남들보다 훨씬 빠를 것이다.


4) 건강만 챙기기엔 할 일이 너무 많다

한창 바쁘게 사회생활과 경제활동을 하는 젊은 세대는 스트레스나 피로에 노출되기 쉽다. 음주나 흡연, 자극적인 음식이나 인스턴트 식품을 먹는 습관을 배제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시간에 쫓겨 운동을 하거나 병원을 찾는 일에도 소홀하기 쉽다. 자연스럽게 당장 증상이 없는 고혈압은 더욱 후순위로 밀려 방치될 수 있다.

 

젊은 고혈압의 원인은 좀 특별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젊은 나이에 고혈압은 왜 생기는 걸까? 고혈압의 주요 원인은 염분 과다 섭취, 비만, 운동 부족, 음주, 심한 스트레스, 흡연, 고지혈증 등이다. 젊더라도 생활습관이 좋지 않다면 고혈압이 생길 수 있다. 그런데 20대, 30대라면 여기에 더해 다른 원인에 의해 고혈압이 유발되었을 가능성도 생각해 봐야 한다. 어떤 특정 질환에 의해 혈압이 높아진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이를 '이차성 고혈압'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것이 약물 복용이다. 경구피임약이나 스테로이드 제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를 장기적으로 복용했을 때 고혈압을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유전 질환인 다낭성 신질환, 부신 종양도 고혈압을 일으킬 수 있다. 다낭성 신질환은 콩팥이 물주머니 형태로 변하는 것으로, 콩팥의 혈관에 문제가 있는 경우 고혈압의 원인이 된다. 콩팥 위에 위치해 혈압 유지에 필요한 여러 호르몬을 만드는 내분비기관인 부신이 비대해지거나 종양이 생긴 경우에도 혈압이 상승하는 이차성 고혈압이 나타날 수 있다.


그 밖에 갑상샘에 문제가 있을 때나 수면무호흡증이 있을 때도 혈압이 상승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고혈압 환자의 30% 정도가 수면 무호흡증을 가지고 있는 만큼 체중 감량과 함께 양압기 치료를 통해 개선하는 것이 좋다.

결국 2030 젊은 고혈압은 이차성 고혈압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에 대한 자세한 검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낙담하기엔 이르다! 적극 관리하면 '탈출'도 가능

그렇다고, 벌써 고혈압과 합병증에 대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꾸준한 혈압 체크와 관리를 통해 혈압을 낮추면 위험한 상황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 고혈압 탓에 혈압강하제 처방을 받았더라도 약을 평생 먹어야 한다는 압박으로 괴로워할 필요는 없다. 체계적인 관리로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오게 되면 주치의의 판단하에 복용을 멈추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생활습관이 원인이라면 보다 건강한 일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비만인 경우, 체중 조절과 금연·절주를 해야하며, 소금 섭취를 줄여야 한다. 과일이나 채소를 통해서 칼륨과 무기물 섭취를 늘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차성 고혈압이 있다면 그 원인을 찾아 적극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혈압을 조기에 바로잡는 것은 2030 젊은 고혈압에 대처하는 가장 슬기로운 자세이다. 무료로 혈압을 측정할 수 있는 동네 병원이나 보건소, 또는 가정용 혈압 측정기 등을 통해서 혈압을 셀프 관리하면 더욱 좋다. 일반적으로 고혈압 진단이 내려지는 혈압 수치는 140mmHg 이상(수축기 기준)인데, 혈압이 130mmHg이 넘어가는 순간부터 고혈압이라고 생각하고 적극적인 혈압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기적으로 혈압 변동 사항을 모니터링하고,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빠르게 개선하면 고혈압 위험요소를 지니고 있다고 하더라도 심각한 상황까지 이르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하기 바란다.


 

*본 칼럼의 내용은 e수원뉴스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저자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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