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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A형부터 E형까지 다양한 간염의 종류와 예방법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진욱 교수
2021-07-01 15:12:01최종 업데이트 : 2021-07-01 15:14:14 작성자 :   e수원뉴스 윤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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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폐, 뇌와 같이 생명과 직결된 필수 장기는 손상을 입으면 심각한 증상을 보이며 생명을 위협하기도 하고, 노화가 진행되면 점차 그 기능이 약해지게 된다. 하지만 간은 어지간한 손상으로는 심각한 증상이 잘 생기지 않고, 나이를 먹어도 젊을 때와 비슷한 기능을 유지하는 편이다. 신체에서 가장 큰 장기인 간이 이렇게 충분한 여유를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바로 간염바이러스 때문일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간염바이러스가 일으키는 급성 간염은 모든 간세포를 일시에 감염시켜 기능을 광범위하게 손상시키기 때문에 간의 크기가 아주 작은 경우에는 살아남기가 어려웠을지 모른다. 이러한 이유에서 우리는 넉넉한 크기의 간을 갖게 된 것일지 모른다.


오는 7월 28일은 '세계 간염의 날'이다. 다가오는 간염의 날을 맞아, 간에 치명적일 수 있는 바이러스 간염의 원인과 예방법에 대해 함께 알아보자.

 

간염이 생기는 원인은?

간을 해치는 주된 원인으로는 간염바이러스, 알코올, 약물, 대사 장애나 면역기능 이상 등을 들 수 있다. 이 중 간염바이러스는 A, B, C, D, E형 등으로 구분되는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주된 만성 간질환의 원인은 B형 간염바이러스로 국내 성인의 만성 B형 바이러스 보유율은 약 3~5%로 알려져 있다.


간염은 간세포가 손상을 입고 혈액에서 간효소(AST, ALT) 수치가 상승하며 생기게 되는 질환이다. 알코올이나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약물 또는 천연물, 음식으로 전염되는 각종 세균 및 바이러스가 대표적인 원인이지만,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처럼 주사나 성적 접촉을 통해 전염될 수도 있다. 또한,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으로 인해 간이 손상되며 발생할 수도 있다. 예전에는 간염을 야기하는 주된 원인으로 바이러스로 꼽았지만, 지금은 바이러스보다도 지방간이 가장 흔한 간염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간을 공격하는 바이러스는 발견 순서에 따라 A, B, C, D, E 순으로 이름이 붙여졌는데, 이 중에 A, B, C형 바이러스의 감염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A형 간염과 E형 간염은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섭취해 발생하는 급성 간염이다. 반면에 B형 간염과 C형 간염은 음식이나 물로는 전염되지 않고 바이러스에 오염된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감염되며, 일부 환자에서는 만성화 될 수 있다.


바이러스 간염은 몸속에 들어온 바이러스가 간에서 번식한 후 혈액으로 침투하면, 몸 속 면역 세포들이 이를 적으로 인식해 공격을 시도하면서 간의 정상적인 구조가 파괴돼 간 기능에 이상이 생기고 전신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A형과 B형은 예방 백신이 있어 예방이 가능하지만, C형은 아직 예방 백신이 없다. D형 간염은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있을 때만 감염되기 때문에 B형 백신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다.

 

간에 염증이 생기면 나타나는 증상은?

간 질환은 증상만으로 진단하기는 어렵다. 가벼운 염증일 경우에는 별다른 증상을 일으키지 않고, 염증이 악화되어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초기에는 피로감, 무력감, 식욕부진과 같은 애매한 전신증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염증이 더욱 심해지면 소변 색깔이 홍차처럼 진해지고, 눈자위와 피부에 황달이 생겨 노랗게 되기도 한다. 특히, 진한 소변이 아침 시간 이외에도 계속 보인다면 간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간이 많이 부어 있다면 막연한 통증을 느낄 수 있지만 다른 전구증상 없이 먼저 복통이 생긴 경우라면 간염보다는 담도질환(담석증, 담관염)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정확한 간 기능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간 기능 검사를 하게 되는데, 간염 초기단계부터 AST, ALT 수치가 염증의 정도와 비례하여 상승하게 된다. 보통 급성 간염은 1∼4개월 이내에 완치되지만, 간염이 6개월 이상 낫지 않고 진행되면 만성 간염일 수 있다. 만약 황달까지 발생한 간염은 심한 손상을 의미하므로 집중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건강에 문제가 되는 경우는 대부분이 만성 간염으로, 오랜 기간 동안 서서히 진행하면서 간경변증으로 악화될 수 있고, 심할 경우는 간암으로까지 발전할 위험이 있으므로, 조기에 간 상태를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백신 없는 C형간염, 괜찮은가?

우리나라 인구의 약 1%는 C형 간염에 노출됐거나 현재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B형 간염은 예방접종과 치료 약제를 통해 치료가 잘 되는 반면에, C형 간염 환자들은 그동안 적절한 때에 치료를 받지 못하다 결국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난 20년간 C형 간염 치료법에서도 B형과 마찬가지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예전에는 인류가 C형 바이러스 자체를 알지 못했지만 1990년도 분자 생물학적 진단법의 발전에 힘입어 C형 바이러스를 발견하게 됐다. 최근에는 바이러스를 직접 억제하는 경구 바이러스 치료약이 개발되면서 대부분의 C형 간염은 경구항바이러스 치료를 통해 완치가 가능해졌다. 하지만 C형 간염 바이러스는 완치된 후에도 간 손상은 남기 때문에 향후 간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어, 가급적 간 손상이 진행되기 전에 C형 간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실천 가능한 간염 예방법이 있다면?

원인에 따른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빈도가 계속 늘고 있는 지방간에 의한 간염은 체중조절과 식이조절이 중요하다. 지방간 환자의 25%에서 지방간염이 생기고, 이들 중 10-25%는 간경변증으로 진행한다. 때문에 운동에 소홀하고 쉬기만 하다 보면 체중이 늘어 결국 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앞서 언급했듯이 바이러스 간염 중 A, B형은 예방접종이 가능하지만 C형에 대해서는 아직은 예방 백신은 없다. 따라서 전염 가능성이 있는 경우를 피하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라 할 수 있다. B형 또는 C형 간염은 주로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전염되기 때문에 면도기와 칫솔 같은 개인용품은 개별 사용하고, 성적 접촉을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먹는 것으로는 전염되지 않기 때문에 식기나 수건까지 구분해 쓰면서 가족 간의 격리감을 초래할 필요는 없다.


E형 간염은 국내에서는 그 중요성이 미미한 편이다. 하지만 아직 예방백신이 없고 개인위생 외에는 그렇다할 예방책이 없는 실정이므로, 유행지역을 여행할 때는 식수나 청결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E형 간염은 잘 익히지 않은 돼지고기나 야생동물의 고기를 통해 전염될 수 있기 때문에 위생적인 음식 조리와 섭취가 중요하다. 해외여행 중 섭취할 수 있는 비가열 소시지나 하몽도 위험 음식이 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간의 입장에서 보면 처리해서 몸 밖으로 내보내야 할 '잠재적 독성물질'은 수없이 많다. 일부 식물성 알칼로이드는 그 자체로 혹은 간 대사 과정 중에 생성되는 독성 대사물이 간세포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공산품처럼 품질관리가 소홀한 상태에서 거래되는 재료는 재배 및 유통과정에서 중금속이나 유해세균의 오염에 대한 관리와 검증이 불완전한 상태가 많다. 때문에 품질관리가 되지 않은 자연채취식품, 민간처방약제, 표준화 관리가 되지 않은 생약제 등의 사용은 득보다 실이 많을 수밖에 없다. 감기약으로 많이 처방되는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등) 또한 간 기능이 매우 저하된 비대상성 만성간질환 환자에서는 주의해 사용되어야 한다.

반면에 공인된 검사과정을 거친 보조식품이나 영양제는 규정 용량을 준수하면 대부분의 경우는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다. 하지만 중증의 만성 간질환 환자, 특히 여러 종류의 약물을 처방 복용중인 환자는 담당 주치의와 반드시 상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본 칼럼의 내용은 e수원뉴스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김진욱교수 프로필 및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진욱 교수, 간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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