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물품을 파는 장사꾼을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그 주요 원인이 바로 스마트폰 때문이란다. 너도나도 스마트폰에만 정신을 빼앗기고 있는 승객들에게 제아무리 흥미 있는 물품을 선전한다 해도 좀처럼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니 장사가 될 리 없단다. '나 홀로' 세상, 과연 행복한가_1 인간의 문명은 산업사회를 지나 로봇사회로 접어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간이 해오던 일을 로봇이란 기계가 담당하게 되는 세상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머잖아 친구도 인간이 아닌 로봇 친구로, 연인도 로봇 연인으로, 마침내는 로봇과 결혼을 하고 부부로 살게 되는 세상이 올 것 같다. 반면에 인간과 인간의 거리는 점점 멀어지고 끝내는 나 홀로 일생을 지내다가 죽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 과연 이런 세상이 우리가 바라는 '행복한' 세상일까. 지금까지 우리는 과학의 발전이 인간의 행복을 가져온다고 믿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까지는 그렇다고 다들 수긍을 했다. 그러나 과학이 너무 앞질러 발전하다 보니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기계문명의 발달은 인간의 소외감을 넘어 단절의 벽을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더불어' 사는 것이 곧 행복한 세상이라 여겨왔다. 그리고 그 더불어 사는 상대는 어디까지나 인간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 상대가 바뀌어가고 있는 것이다. 로봇이란 기계와 더불어 사는 것, 상상을 넘어 어느새 현실이 돼가고 있지 않은가. 반면에 인간은 점차 나 홀로가 돼가고 있는 것이다. 밥도 혼자서 먹고, 커피도 혼자서 마시고, 쇼핑도 혼자서 한다. 내 친구 L은 슬하에 자식이 없다. 헌데 몇 해 전부터 일흔이 넘은 나이임에도 정기적으로 요양원에 봉사를 하러 간다. 언젠가 동창회에서 만난 자리에서 봉사 얘기가 나왔다. 그는 미소를 머금은 얼굴로 이렇게 말하는 거였다. "친구도 알다시피 난 자식이 없잖은가. 나이가 들으니 더욱 외로워지는 거야. 고민 끝에 봉사 활동을 생각해 냈지. 일주일에 두 번 요양원에 나가서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노인들에게 목욕을 시켜주고 있네. 처음엔 많이 힘들고 회의도 가졌지만 횟수가 거듭하면서 말할 수 없는 기쁨을 느껴. 더불어 산다는 게 이런 거로구나, 하는 깨달음이라고 할까. 젊었을 적에 못한 공부를 늘그막에 하는 셈일세. 내가 몸을 움직일 힘이 있는 한 계속하려고 하네." L의 말이 지금도 귓가에 쟁쟁하다. 과학문명이 제아무리 우리를 편리하게 해준다 해도 나 홀로의 세상은 어쩐지 행복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 든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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