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도 잠이 든 깊은 이 한밤 현역 입대하는 장병들/사진 김우영 나는 그 군가 가사를 지을 때 공군 병사로 백령도에서 보낸 2년간의 군 생활을 상기했었다. 백령도는 휴전선과 거의 맞닿은 서해의 최전방이다. 나는 군 생활의 3분지 2를 최전방 고도孤島에서 보냈다. 철책을 지키는 젊은 병사들의 모습과 나의 지난날의 군 시절 모습이 자연스럽게 오버랩 되었던 것은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그러니 굳이 머리를 쥐어짜거나 고민하지 않아도 글이 술술 나올 수가 있었다고 본다. 특히 '별무리 반짝이는 여긴 내 자리/조국이 나를 믿고 보낸 이 자리'가 마음에 든다. 그리고 이와 유사한 내용의 군가가 또 있다. 해 뜨는 고지에서 바라본 하늘 어머님 그 얼굴이 눈에 선하다 장한 아들 두었다고 자랑하시던 그 말씀 손에 쥐고 여기에 섰다 보아라 장한 모습 우뚝 선 모습 빛내리라 이 젊음 조국을 위해 '여기에 섰다'란 군가다. 이 가사 역시 내가 썼다. 그리고 이 군가에는 잊지 못할 추억도 담겨 있다. 집사람과 함께 육군에 입대란 둘째 아들 녀석의 면회를 갔을 때였다. 뙤약볕이 내리꽂히던 여름날 오후였는데, 강당에서 초조히 기다리는 부모들 앞에 나타난 구릿빛 얼굴들이 들어서자마자 부르던 군가! 아, 그게 바로 내가 지은 '여기에 섰다'가 아닌가! 그때의 감격을 어찌 다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아버지가 지은 군가를 아들이 부르고 있는 것이었다. 나와 집사람은 미묘한 감정에 사로잡혀 가슴이 먹먹하기만 했으니......지금도 그날의 장면이 떠오르면 눈시울이 붉어지곤 한다. 오늘 이 시각에도 우리의 아들 딸들은 전후방에서 추위를 무릅쓰고 나라를 위해 젊음을 불태우고 있다. 그들이 서 있는 그 자리는 대한민국이 그들을 믿고 맡긴 자리다. 그들의 건강과 무운을 두 손 모아 빈다.* 연관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