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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꼭 동지팥죽을 먹어두자
김재철/칼럼니스트, 농학박사
2014-12-15 06:54:56최종 업데이트 : 2014-12-15 06:54:56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동지는 일년 24절기 중 마지막 절기로서, 아세(亞歲) 즉 작은설이라 하여 이날 팥죽을 먹어야 한 살 더 먹는다고 했고, 농가월령가에는 '새 책력 반포하니 내년 절후 어떠한고?' 라고 하여 새로운 한해를 알리는 시점이 되기도 했다. 

해가 가장 짧아 음(陰)이 더할 나위없어 귀신이 성하는 날로 이를 물리치기 위하여 양을 상징하는 적색 신앙의 잔영으로 팥죽을 쑤게 된 것이라고 한다. 이날 팥죽을 쑤어 조상께 제사지내고 대문이나 벽에 뿌려 귀신을 쫒아 새해의 무사안일을 빌던 풍습에서 남아있는 절식(節食)이다. 
지방에 따라서는 신목(神木)에 금줄을 치고 팥죽을 뿌려 마을의 편안함을 빌었으며, 이사하거나 새 집을 지었을 때도 팥죽을 쑤어 잡귀를 물리치고 전염병이 돌았을 때도 길에 뿌려 병마를 쫒았다. 

올해는 꼭 동지팥죽을 먹어두자_1
사진 김성미 시민기자

낮의 길이가 짧아지면 우울증에 빠지는 빈도가 높아진다. 그러나 동지팥죽을 먹고, 동지가 지나면서 낮의 길이는 점차 길어지므로 팥죽은 어두움에서 밝음이 다시 소생하는 상서로운 음식으로 인식되고, 한 해를 넘기는 시점에서 묵은해의 나쁜 운을 모두 없애고 새롭게 태어나는 상징적 의미도 있다. 조선말 시집 해동죽지(海東竹枝)에 '붉은팥으로 집집마다 죽을 쑤어 문에 뿌려 부적과 굿을 대신한다. 오늘 아침에 산귀신을 모두 쫒으니 양기 생기는 동지에 길한 상서 맞는다'라는 구절도 있다. 

동지팥죽은 이러한 주술적인 의미도 있지만, 체질과 나이에 상관없이 먹을 수 있는 식품으로, 영양소가 풍부한 팥죽을 먹음으로서 겨울철 양분을 보충하는 선인들의 지혜도 담겨 있다. 팥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 비타민 B1은 피로회복, 근육통에 효과가 있다. 일본 전국시대 무사들이 전투에 돌입하기 직전에 팥밥에 물을 말아 먹었다는 기록도 있다. 

또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변비를 해소하고 콜레스테롤과 중성지질을 저하시켜 고지혈증과 고혈압을 예방해 주며, 이뇨작용과 소염작용 효과도 뛰어난 것으로 한방에서 보고되었다. 특히 쌀밥과 궁합이 잘 맞으며, 날씬해지려는 여성들에게는 다이어트에도 효능이 있다.

전 세계 생산량의 대부분을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그밖에 일본, 우리나라에서 생산하고 있다. 우리나라 자급률은 지난 1990년에는 67% 정도이었으나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2010년에는 15%까지 감소하였다. 농가수취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함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낮아 재배를 기피하기 때문이다. 

'동지의 교훈'도 있다. 지금부터 90년 여 전 기사를 보면 '조선민족은 지금 동지 야반(夜半)에 있다. 음의 극에 처하여 일양(一陽)이 시생(始生)하는 순간에 있다. 동지의 적설한빙(積雪寒氷)은 결코 일일일야의 초자연적 요행으로 녹여질 것이 아니라, 동짓날부터 수분 씩 수분 씩 점점 낮을 길게 하고 밤을 짧게 하여 두고두고 축적한 결과로 하지를 이루는 것이다. 결코 동지에서 일약 하지에 달하는 법이 없다' 

'우리는 오직 공론으로만 귀한 세월을 낭비하면서 금년 1년도 벌써 이 무서운 동지 야반에 처하였다. 그 1년 동안 많은 계획을 하였으나 말뿐이었고, 계획이 시작되지도 아니 되었다 할 것이다' 하고 '눈물고인 눈으로 기적을 고대할 것이 아니라 실행만이 계획의 시작이다'라고 강조하였다.

동지는 '태양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날' 이기도 하다. 올해는 꼭 가족의 나이 수대로 새알심을 넣은 동지팥죽을 먹고, '어둠'과 '추위', '비정상'의 갑오년을 뒤로 하고 새 시대 새로운 광명을 기다리자. '동지의 교훈'을 잊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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