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에 보면 봄 가뭄에 대한 언급이 총 3천176회 나온다. 임금은 가뭄이 계속되면 반찬 수를 줄이고 금주령을 내렸다. 가뭄! 금주령이라도 내려야_1 최근에 발생한 가뭄 중 1968년도 봄 가뭄은 30년에 1회 발생하는 대가뭄이었다. 이때 군복무 중이던 나도 보리밭 양동이 물 나르기 일손 돕기에 동원되었다. 1994~1996년도 가뭄은 20년에 1회 발생하는 가뭄이며, 한편 지난 30년 동안 2년 이상의 연속가뭄을 5번 겪었다. 장기적 가뭄은 식수, 공업용수의 부족 등으로 이어지지만 농작물 생산에 직접 피해를 준다. 세계는 지금 인구 60억 명 중 12억 명이 필요한 물을 구하지 못하고 있으며, 물 부족으로 8초에 한 명씩 죽어가고 있다고 한다. 지난 1996년, 1998년, 1999년 세 차례 연속 발생한 임진강 유역의 대홍수와 마찬가지로 가뭄 역시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 가뭄 등 기상재해는 단기적으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장기적으로 증발량, 토양수분 등을 모델링 하는 등 적극적인 사전 준비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수자원 확보, 관리 등 국가적 접근이 필요하다. 지난 해 가뭄으로 경기도는 저수율이 낮은 파주, 연천, 가평, 양평 등 8개 시군에 가뭄 대책비 14억 원을 긴급 지원한 바 있다. 도내 농업용 저수지 저수율이 평년 80.3%에 비하여 47.3%에 그쳤기 때문이다. 올해도 비슷한 현상이다. 현재(6.14) 경기도 저수율은 35.2%로 전국 저수율 52.8%에 크게 못 미친다. 매년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다. 물 부족과 수질오염을 방지하고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하여 UN이 제정, 선포하여 기념하고 있다. 금년도 주제는 '생명을 위한 물', '물과 지속가능한 개발'이다. 환경이 파괴, 오염되어 먹을 수 있는 물이 점차 줄어들자 물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수자원을 보호하며 이를 개선하자는 취지이다. 우리나라의 연간 1인당 물 사용 가능량은 1천452㎥로 유엔이 정한 1천700㎥에 못 미치는 '물 부족국가'로 분류된다. 연평균 강수량은 1천245㎜로 세계 평균 880㎜보다 40% 정도 많지만 물 이용률은 26% 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나아가 2025년에는 '물 기근 국가'로 전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언제든지 물 부족현상, 특히 가뭄에 미리미리 대비하여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특히 우리나라 수자원의 62%를 차지하는 농업용수는 농업생산과 식량 안보를 책임지는 중요한 수자원이다. 물 관리 시스템의 과학화를 통해 물과 지속가능한 개발을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하지만 정치·사회적 현안문제들에 묻혀, 가뭄, 미세먼지 발생 등 기후, 환경변화에 대해서는 평소 관심을 덜 갖는 것 같다. 그러나 명심하자. 에너지는 대체할 수 있어도 물은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을!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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