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은 먹을 것으로부터 나온다'-정조와 농업
최형국/문학박사, 한국전통무예연구소장
2015-03-22 09:58:56최종 업데이트 : 2015-03-22 09:58:56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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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民心)은 천심(天心)이요, 민심은 먹을 것으로부터 나온다. 아무리 전쟁이 없는 태평성대의 세월이라도 배가 고프면 말짱 도루묵인 것이다. 이런 이유로 전통시대에 국왕이 가장먼저 챙겨야 했던 것이 백성들의 입을 채워주는 농업을 진흥시키는 일이었다. 단원 김홍도가 그린 물을 높은 곳으로 퍼 올리는 농업용 기구인 수룡(水龍) 혹은 수차(水車)의 모습이다. 정조시대에는 과학적인 농업발전을 위하여 많은 농업관련 기구들이 실험 및 제작되었다. 특히 수원 화성 주변에는 대규모 둔전을 설치하여 농업발전의 중심지로 삼았다. 정조대 대표적인 풍속화 화가로 이름을 날렸던 김홍도의 수많은 농업관련 그림들 역시 당시 백성들의 삶을 직접 화폭에 담아 국왕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로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김홍도의 경우는 궁중화원으로 정조의 초상화인 어진(御眞)을 그렸을 정도로 국왕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었다. 그 그림들 안에는 백성들이 실제로 모내기를 하고 가을걷이를 하는 모습이 지극히 사실적으로 기록되어 있어 당대 사회상을 그림을 통해 연구할 정도로 사료적 가치가 높다. 정조의 농업에 대한 관심은 현장에 대한 관심과 소통을 통해서 실현하고자 하였다. 오로지 해당 관료들이 올려주는 보고서나 수첩에 적힌 내용만 믿고 풀어 가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농사를 짓고 그것을 관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쉼 없이 들으며 농업정책을 안정화시켰다. 현장과 소통하는 정책이 진정 살아 있는 정책이며, 그 정책을 통해 백성들의 삶이 진정 윤택해 질 수 있으리라 믿고 실천했던 국왕이 정조다. 예나 지금이나 민심은 천심이다. 그들과 현장에서 소통해야만 비로소 백성들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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