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가당찮은 소식들에 떠밀려 막걸리 한 잔하고 TV 개그맨들의 웃음잔치에 미소 띨 때가 많다. 치우친 뉴스나 허접한 시사토론 등은 아예 눈길도 주지 않고 지구탐사 등 자연 다큐멘터리와 개그맨들의 프로를 즐긴다. 그중에 '개그콘서트'가 있다. 막무가내 되돌리려는 세상사 잊고 그나마 1시간여를 마음 가벼이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개그맨들은 머리가 좋다. 순발력이 강하다. 머리를 짜내 소재를 발굴하여 연기를 완성하고 나아가 시청자의 공감까지 얻는다. 개그맨은 미인을 얻는다는 우스갯소리에 수긍이 간다. 월남 이상재 풍자문학이 활발했던 시대는 개화기. 박지원의 소설은 풍자문학의 정점이라 할 수 있고, '허생전'은 국가의 경제 경영능력을 조롱하고 비웃는 풍자의 한 사례이다. 그리고 일제의 침탈이 극심하던 1930년대로 작가들은 풍자적 수법을 써서 현실비판 활동을 했다. 한편 서민은 풍자놀이로 울분을 씻어냈다. <하회별신굿탈놀이>는 12세기 중엽이후 무병·안녕을 위해 서낭당에 제사지낼 때 상민에 의해 공연되어온 가면극으로 파계승에 대한 조소와 양반 등에 대한 풍자 굿이며, 봉산탈춤, 양주별산대놀이 또한 파계승, 양반계층 등을 풍자하고 있다. 시사만화는 정치·사회·문화 등 현실에 촌철 살인적 풍자를 가한다. 김성환 화백의 기승전결 4컷 만화 '고바우 영감'은 자유당 시절 제일 먼저 읽어보던 코너였다. 시대상 전반에 대한 풍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1958년 1월 23일자 만화. 가짜 '귀하신 몸 이강석'에 놀아난 경찰서장, 시장, 군수 등 기사를 기억하며 김 화백이 그려냈던 '경무대에서 똥치는 분'. 그는 '경무대 모독 혐의'로 이틀간 문초를 받고 즉결재판에 회부되었다. 이 사실이 보도되자 영문을 모르는 사람들도 이 만화를 찾아보게 되어 경무대라고 하면 신격화된 존엄성을 만들던 관리들의 아첨을 스스로 입증하게 되어 경무대의 위신은 땅에 떨어졌다. '경무대를 모독할 생각은 전혀 없었고 몰지각한 일부 아첨 배를 비꼬아 표현했을 뿐' 이었던 그는 서슬 퍼런 자유당 시절, 사백오십환의 과태로 처분을 받았다. 김 화백은 당시 분위기가 자유당 간부도 아닌 일반인 세 사람 중 한 명은 만화를 보고 자신을 비난하는 사람인 듯싶었다고 한다. 그런 사람들은 일제 천황시대의 연장으로 현재를 착각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렇다면 과태로 처분을 받은 고바우 영감 '경무대에서 똥치는 분'과 행정지도 처분을 받은 개그콘서트 '민상토론'은 '도찐개찐', 불쾌감 유발 조항에 해당되었나? 하지만 자유당 시절로 현재를 착각하는 듯 의뭉스러운 행정지도 처분을 두고 '그건 난 모르겠고' 라고 말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건 난 알겠고!'_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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