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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이 아름다운 진짜 이유
윤수천/동화작가
2013-05-26 18:18:36최종 업데이트 : 2013-05-26 18:18:36 작성자 :   

젊음이 아름다운 진짜 이유_1
젊음이 아름다운 진짜 이유_1
얼마 전 일선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러 다닌 적이 있다. 주로 젊디젊은 전경과 의경들이 대상이었다. 강의 주제는 정신 교육을 감안하여 '그대들 왜 거기 서 있나'로 했다. . 대상이 젊은이들이요 국가의 부름을 받아 복무를 하는 이들이다 보니 내 젊은 날의 군대 시절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끼어들었다.

가정 사정으로 대학을 중도에 그만 둔 뒤 공군 지원병으로 입대한 나는 만 3년의 복무기간 중 꼬박 2년을 서해안 최전방인 백령도에서 근무했다. 유독 하사관이 많은 통신부대라서 졸병 생활은 고달프기 그지없었고 눈에 들어오는 것이라곤 온통 바다뿐이다 보니 외로움도 깊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 고달팠던 졸병 이야기가 수강생인 젊은이들로부터 대환영을 받는다는 것을 나는 직감적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 앞에 서있는 머리 허연 강사도 젊었을 적엔 국가를 위해 꾀나 많은 고생을 했구나 하는 감정이 강의실 분위기를 바꿔놓음과 동시에 보이지 않는 선후배 간의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것을 알았다.

세상에는 고생한 이야기만큼 상대방의 귀를 붙잡는 것도 없다. 더욱이 자신의 고생이 주위 사람들에게 기쁨이 되고 즐거움이 되었다면 이는 더더욱 가치 있는 고생담으로 우러러보이기까지 한다.

나는 강의를 한다기보다 젊은 날의 고생담을 미끼로 하여 젊은 경찰관들에게 당부의 말을 많이 했다. 세상은 참 묘한 게 누군가가 편하고 즐거우려면 누군가는 힘들고 어려워야 하는 법이라는 것, 이는 우리 사회라고 해서 예외일 수 없다는 것, 제복을 입은 여러분이 우리 사회의 힘들고 어려운 일을 떠안았다고 생각하라는 것, 그러면 제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도 훨씬 가볍게 여겨질 것이라는 것 등등.

나는 여기에만 그치지 않고 오래 전 문화예술인들 속에 끼어 최전방 부대를 찾아가 하룻밤을 부대원들과 함께 지낸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그리고 그날 밤 살을 에는 강추위 속에서 본 젊은이들의 뜨건 애국심에 감동이 되어 더워진 가슴으로 군가 가사를 지은 이야기도 해주었고 이를 목청껏 읊어주기까지 하였다. 

'은하수도 잠이 든 깊은 이 한밤
 휴전선 철책선만 깨어 있구나
 어머님 오늘밤도 편히 쉬소서
 이 아들 초병 되어 나라 지키오
 별무리 반짝이는 여긴 내 자리
 조국이 나를 믿고 보낸 이 자리' -군가 '여긴 내 자리'

그랬다. 그날 밤 내가 본 젊은 군인들의 국방 의지는 감동 그 자체였다. 별무리 반짝이는 그 얼음장 같은 곳을 한 치도 벗어나지 않고 장하게 지켜내는 그 모습은 너무도 믿음직스러워 으스러지도록 끌어안아주고 싶었던 것이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자기 자리가 있게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자리에 대한 소중함을 인식하는 일이요 또 하나는 이를 지켜내는 일이라 하겠다. 그런데 여기서 알아야 할 것은 자기의 자리라는 게 어느 자리를 막론하고 편한 자리보다는 힘들고 어렵다는 것이다. 헌신과 봉사를 요구하는 공공의 자리는 더더욱 그렇다.

가정의 달인 5월도 이제 꼬리를 감추려고 한다. 며칠 후면 6월이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로 나라를 생각해 보는 달이다. 오늘의 이 번영과 자유, 행복도 국가가 있기에 누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면 나라에 대한 고마움을 새삼 가슴에 새기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도 어려운 시절을 만나 목숨을 조국 수호와 맞바꾼 수많은 이들의 희생으로 해서 얻어진 오늘임을 아는 일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이 시각에도 수많은 젊은이들의 보이지 않는 수고로 우리 사회가 이렇게 안녕하고 매끄럽게 돌아가고 있음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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