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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신탕 유감(有感)
김재철/농학박사, 칼럼니스트
2012-08-14 08:26:47최종 업데이트 : 2012-08-14 08:26:47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보신탕 유감(有感)_1
경로당에서 무더위를 피하고 있는 노인들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 특히 삼복더위를 이기기 위해 으레 떠오르는 음식은 애호 여부를 떠나 보신탕이다. 
개장국은 88서울올림픽을 계기로 보신탕으로 명칭이 바뀌고, 음식점은 교외로 떠나갔다. 이때 프랑스 배우 브리짓 바르도는 '한국인은 개고기 먹는 야만인'이라고 맹비난했다. 
당시 김홍신 의원은 이에 공개서한을 보내 비판했다. 브리짓 바르도는 월드컵 경기당시 방송인 손석희의 다그침에 전화 인터뷰를 일방적으로 끊는다.  

보신탕이라고 하지만 원래는 개장, 구장(狗醬)이다. 지금도 전라도 지방에서는 개장이라고 한다. 
개장은 서민들이 애용하여 왔고 양반층은 소고기를 넣어 육개장이라 했다. 의사들은 퇴원 환자에게 체력 회복을 위하여 개고기를 권한다. 동의보감에는 개고기가 오장을 편안하게 하고 혈맥을 조절하고 위를 튼튼하게 하게 하여 기를 증진시킨다고 한다. 

그러나 개고기에는 슬픈 역사가 있다. 일제 식민지 시절 송정리와 광주 사이 통학 열차 안에서 한국 여학생을 희롱하고 조선인들은 개고기를 먹는 야만인이라고 무시하던 일본 남학생에게 그동안 참고 참아 오던 광주고보 학생들의 분노가 폭발한다. 1929년 11월 3일. 광주학생운동. 

17세기 말 경북의 장씨부인이 한글로 쓴 동아시아 최고의 조리책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은 우리나라 전래조리법을 모은 것으로 여기에 개장국이야기가 나온다. 
개고기를 먹은 기록으로는 정조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에 황구를 삶은 구증(狗蒸)이 올랐다는 기록도 있다. 조선 말 프랑스 선교사는 조선에서 제일 맛있는 고기는 개고기라고 했다. 북한 김일성도 생전에 개고기를 애용하고, 운치와 멋을 추구하는 우리나라의 세계적 문필가 피터 현은 개고기에 와인을 곁들여 먹는다. 
청나라의 이홍장은 영국여왕에게 하사받은 왕실의 애완용 개를 잡아먹자 여왕은 대경실색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동물보호 관련 시민단체들은 애완 반려동물인 개가 보호받아 마땅하다고 식용반대를 외친다. 이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유통은 끊임없을 것으로 보인다. 보신탕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혔기 때문이다.  

과거 여름철 농사일로 허약해진 서민들에게 단백질을 공급해주는 음식은 주로 개고기였다. 
역사적으로 처음 개장국을 돈 받고 팔기 시작한 곳이 서천 판교장이라고 전해진다. 그 근거는 판교장의 백중장이다. 백중장은 벼농사 일을 어느 정도 마친 머슴들이 주로 개장국을 사먹었던 장날이다. 머슴들은 몸을 보신하고자 보신탕을 찾았고 보신탕이 상품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지금도 충남 부여, 서천, 보령, 공주 등을 중심으로 집안 행사에 개를 잡고, 특히 장례 때는 개고기 음식을 낸다. 2003년에는 판교면 보신탕·냉면 축제도 열렸다. 물론 동물애호 단체 등의 반발도 거셌다. 

보신탕 풍습이 순장의 의미가 있지 않나하는 학자도 있다. 장례 때는 반드시 기르던 개를 잡기 때문이다. 이런 풍속을 따르는 곳이 과거 백제 중심 지역이었던 점에 주목이 간다고 한다. 
그러나 개고기를 먹어온 문화적 배경을 전통 식문화로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아닌가 여부는, 찬반양론이 팽팽하여 전통 식문화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매년 무더위가 오는 복철이면 어김없이 이어오는 개고기 논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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