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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궁뎅이버섯
김재철/칼럼니스트, 농학박사
2013-10-01 12:17:32최종 업데이트 : 2013-10-01 12:17:32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엉덩이의 역사'를 보면 지구상 180여종의 동물 중 툭 튀어나온 반구형 엉덩이를 지닌 것은 인간뿐이라 한다. 이는 인류가 직립보행을 하기 시작한 때부터 생겨났기 때문이다. 

엉덩이는 허리 바로 아래쪽 부분이다. 궁둥이는 앉았을 때 바닥에 닿는 아랫부분을 가리킨다. 엉덩이 밑에 궁둥이가 있는 셈이다. 물론 이것들은 사전적 정의에 불과하며 일상에서 이렇게 엄밀하게 구분하여 사용하지는 않는다. 볼기는 엉덩이와 궁둥이를 합친 부위이다. 조선시대에는 죄를 범한 사람을 다스리되 볼기(臀部)와 퇴부(腿部)에 나누어 맞게 하고, 여성에게도 중죄를 범하면 치마를 벗겨 볼기를 맞게 하기도 하였다. 

길짐승의 엉덩이는 방둥이라 부른다. 궁뎅이는 궁둥이의 방언이다. 궁뎅이로 쓰이는 짐승의 방둥이는 오리궁뎅이, 노루궁뎅이 등이 있다. 김성한 야구 감독의 현역시절 '오리궁뎅이 타법'이 잊히지 않는다.  

요즈음 노루궁뎅이버섯이 화제에 오른다. 버섯 주변에 털이 나 노루궁뎅이 같다고 해서 붙여진 노루궁뎅이버섯 추출물이 인지능력기능 개선과 신경세포 재생에 효과가 있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노루궁뎅이버섯 추출물을 투여한 실험동물 집단은 무처리 집단에 비해 목적지를 찾아가는 시간은 33%, 이동거리는 50% 이상 단축되어, 이 결과는 인간의 인지능력장애 관련 지표로 사용 가능하다. 


또 기억능력, 공간능력이 증가하고 신경세포 분화가 촉진되어 치매예방·항암활성 효과도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치매관련 질환 환자가 연평균 24.3%씩 급증하는 것에 비추어 볼 때 인지능력개선과 치매질환 예방 및 치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성의 엉덩이는 남성보다 크다. 남성의 몸에는 2백억 개의 지방세포가 있고 여성의 몸에는 4백억 개의 지방세포가 있어 클 수밖에 없다고 한다. 고대의 무녀들은 엉덩이를 무섭게 흔들면서 내면의 욕망을 발산하였다. 그래서 중세 한때 엉덩이 흔드는 것을 죄악시 한 적이 있었다. 
엉덩이는 미인선발대회 평가기준도 되지만 성적매력 평가기준도 되고, 리우 카니발을 비롯해 지구촌 축제도 열린다. 요즈음은 엉덩이 과다노출 시대에 살고 있어, 연예인들은 의도적(?)으로 경쟁이라도 하듯 엉덩이를 노출한다. 

영국의 최고령 남성은 110번째 생일을 맞이했을 때 장수 비결을 묻는 기자들에게 태평한 마음을 갖는 것이며 여성의 엉덩이를 쓰다듬는 것이라 공개하면서 아직도 취미로 가지고 있다고 자랑하였다. 하지만 덴마크의 한 여성은 거리에서 만난 남성 경찰관의 '멋진 엉덩이'에 손을 대어 모욕 및 풍기문란 죄가 적용되고, 일본의 어느 남성은 스튜어디스의 엉덩이를 만져 즉각 공항에서 체포되기도 하였다.  

얼마전 청와대 대변인이라는 이가 방미 중 여성 인턴의 엉덩이를 만졌다고 공직기강팀에게 진술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취중(?)에도 엉덩이와 궁둥이를 정확하게 구분하면서, 제 엉덩이가 아닌 남의 엉덩이에 손을 대면 범죄가 성립된다는 것을 모를 리 없었을 터이다. 

단지 그가 영국 남성처럼 장수의 비결로 생각하고 손을 댔을까? 아니면 다른 속셈 때문이었을까? 이도 저도 아니라 헛소리 해대는 정신이기에, 치매예방이나 하고 출국했더라면 엉덩이에 쏠린 관심은 아예 접어 뒀음직한 데. 진즉 노루궁뎅이버섯이나 실컷 먹어둘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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