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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짜장면 빈그릇에는 경영이 담겨 있다
김재철/칼럼니스트, 농학박사
2012-01-13 12:55:00최종 업데이트 : 2012-01-13 12:55:00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내가 살던 인계동 근처에는 각종 문화시설 및 대형 쇼핑센터가 산재하여 있다. 여기에 여류화가 나혜석 거리까지 조성되어 주말마다 각종 행사가 열린다. 자연스레 각종 음식점들이 몰려 있어 그럭저럭 외식하는 날이 많아진다. 
 
어느 날 저녁. 해물 매운탕이 생각나 이곳 식당에 들렀다. 매운탕과 더불어 소주 몇 잔이 오고갔다. 더불어 주인에게 매운탕에 미나리를 좀 더 넣어 달라고 하자 예상치 못한 답변이 돌아왔다. 나는 식당 창문틀에 여기 저기 놓여있는 미나리 싹 통을 함께 생각하면서 한말이었다. 물론 당초 매운탕에는 미나리가 들어 있었다. 

남자 주인의 답변은 요즈음 미나리 값이 비싸서 더 드릴 수가 없다고 한다. 나는 정신이 바짝 들었다. 아무리 미나리가 비싼들 한 움큼 얹어줄 양이 없단 말인가. 하다못해 창문틀 위의 미나리 싹을 잘라준다면 더 운치가 있을 텐데, 그만한 여유도 없다니. 더구나 미나리를 추가하면서 소주 한 병을 더 비운다면 결코 손해 보는 것은 아닐 텐데 말이다. 먹는 것은 중단하고 식당을 나왔다.

바지락 칼국수집에도 들렀다. 대형 칼국수집이다. 칼국수는 열무김치가 제 맛을 낼 때 그 맛이 상승한다. 그런데 이집 칼국수는 감칠맛이 있어 입맛에 어울리는데 열무김치가 영 맛이 아니다. 너무나 달기 때문이다. 일행 모두 같은 생각이었다. 미리 알아보지도 않고 누가 이 식당으로 정했나 후회하는 생각이 맴도는 듯했다. 식당을 나설 때 카운터의 여 주인에게 조용히 건의하였더니 되돌아 온 말은 '많은 사람들이 단 것을 원해요'.   

새우튀김을 좋아해서 가끔 중국요리집에서 식사를 한다. 이때 접시에 담겨져 나오는 새우튀김의 새우 수를 재빨리 눈 계산한다. 소심하기 보다는 그냥 흥미를 느끼는 것이다. 
그리고 주인에게 묻는다. '통상 새우는 몇 마리 들어가나요?' 속마음을 알 수 없는 주인은 이상하다는 표정이다. '그렇다면 다음에 몇 마리 더 주세요' 하고 반주를 추가한다. 왜냐? 이것은 은연중 내가 반주를 추가해서 장사하는 데 손해를 끼치지 않겠다는 생각이고 더불어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혹시 신뢰한도 밖으로 나간 새우를 더 확보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놓는다는 의미이다. 물론 다음 식사 때는 영락없이 새우가 더 많이 나온다.   

명태찜이 맛있다고 소문난 식당이 있다. 노부부가 운영하는 식당이다. 작정하고 찾아갔다. 인원에 비해 과하게 주문한 음식을 맛있게 정리하였다. 며칠 후 우연히 영수증을 살펴보니 지불한 금액에 0단위가 한자리 더 붙었다. 짬짝 놀랐다. 동시에 몇 번이고 카드결재기를 두드리던 노부인이 생각났다. 아하 눈이 어두워 잘못 눌렀나 보다. 
전화를 하니 반갑다는 목소리다. 결재즉시 잘못된 것을 알아보고 취소했단다. 연락을 못 드려 연방 죄송하다는 표정이 상상이 된다. 다시 들르니 이번에는 명태찜 재료를 엄청나게 들려 보낸다.        

휴일에는 중국요리를 배달시켜 먹는 경우도 있다. 으레 빈 그릇은 현관 앞에 놓지만 배달하는 분 생각해서 어느 정도 닦아 놓는다. 그런데 어느 날 그릇 가지러 오는 시간이 빨라 정리를 못한 채 빈 그릇을 전하니, 배달하는 분은 오히려 정리 안한 편이 낫다고 한다. 왜냐 하면 남은 음식을 분석(?)해서 고객의 음식 취향을 맞춘다고 한다. 

[칼럼]  짜장면 빈그릇에는 경영이 담겨 있다 _1
[칼럼] 짜장면 빈그릇에는 경영이 담겨 있다 _1

무이기구(毋邇其求). 사소한 것을 바라보는 식당 경영방침에 따라 명암이 갈린다. 
몇 달 후 해물매운탕집은 주인이 바뀌었다. 열무 통을 두 개 준비해 놓으면 해결될 바지락칼국수집은 고객이 줄었다. 고객의 속마음을 알아차린 새우튀김 중국요리집은 날로 성업 중이다. 
다시 찾아가 볼 기회가 없었지만 고객위주 명태찜 식당과 남은 음식 분석전문 휴일 중국요리 배달집은 날로 번창하리라 믿는다.

e수원뉴스 칼럼 필진
윤수천(동화작가)/박두호(언론인)/김재철(칼럼니스트, 농학박사)/이주현(경기민언련 공동대표, 목사)/최형국(무예24기 사범, 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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