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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의 화성건설 안에 인문학의 핵심이 담겨있다
최형국/문학박사, 한국전통무예연구소장
2012-01-17 09:20:13최종 업데이트 : 2012-01-17 09:20:13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200여년 전 조선의 개혁군주 정조의 꿈과 희망은 바로 이곳 수원화성 건설을 통해서 현실화되었다. 그리고 그 꿈의 핵심에는 백성을 위한 생각 '위민(爲民)' 정신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그런데 이 '위민'정신에는 인문학의 근원이 담겨 있다. 바로 이 백성을 진정으로 위하는 마음이 인문학의 핵심으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인문학은 말 그대로 사람(人)과 그 사람들이 만드는 문화(文)에 대해서 연구하는 학문이다. 그래서 혹자는 '사람다움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사람다움을 연구하는 것 안에는 사람을 사람으로 인식하고 배려하는 '사람을 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바로 인문학은 사람을 향해서 다가가는 학문, 즉 사람을 위하는 학문인 것이다. 그래서 정조의 화성건설 안에 인문학의 핵심이 담겨있다고 한 것이다. 

조선이라는 사회계급 질서가 강력하게 작용한 시공간 하에서 백성을 위한다는 말은 어쩌면 이상적인 가치추구일뿐 현실성 없는 명분론에 지나지 않을 수 도 있다. 
당시 보편적인 위정자들에게 '백성'은 그저 자신들의 계급적 이익을 관철하기 위한 교화(敎化)의 대상일 뿐 자신들과는 다른 존재로 여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선시대 다른 성곽 공사를 비롯한 대규모 토목공사에서도 백성은 몸뚱이로 세금을 대체하는 신역(身役)의 도구일 뿐 그들의 수고로움에 대해 아무런 보상을 해주지 않았다.

정조의 화성건설 안에 인문학의 핵심이 담겨있다 _1
사진/이용창(수원시 정책홍보담당관)

그러나 정조가 야심차게 진행했던 수원 화성의 건설에는 인문학의 방향인 백성을 백성답게 생각하는 마음이 깊이 묻어 있었다. 공사를 시작했던 그해 1794년의 여름은 무더위와 가뭄이 극심해서 백성들의 삶은 더 없이 피폐해졌다. 만약 다른 곳 다른 시대의 성역이었다면, 그 모든 수고로움은 백성들만이 감내한 채 그 공사현장을 떠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정조는 친히 척서단과 제중단 등 더위를 이길 수 있는 힘을 보태는 환약을 내려 보내었고, 대신들이 만류했지만 잠시 공사를 중단시키는 배려심을 발휘했다. 비단 이뿐만이 아니라, 공사가 마무리 된 후에도 화성의 경제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해주었던 주변의 만석거와 대유둔 공사에서도 백성에 대한 배려는 지속되었다.

특히 수원 화성건설 공사는 단순한 신역이 아니라, 일하는 백성들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방식이었기에 정조의 이런 배려는 백성을 진실로 위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런 마음이 있었기에 2년 반이라는 엄청나게 짧은 공사기간 안에 수원 화성이 제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다. 바로 진실로 백성을 백성답게 생각하고 실천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수원화성이 건설되고 200여년이 흐른 지금 굽이굽이 허리긴 성벽을 따라 걸어보면 그 사람을 향한 마음이 더 깊이 아로새겨진다. 거대한 성돌 하나하나에 백성의 눈물이 아니라, 백성의 희망을 담았기에 더욱 그 가치는 존귀할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인간의 가치가 돈으로 환산되고, 사람의 향기가 아니라 자본의 악취로 뒤덮이는 현실에서 수원 화성을 걷는 것만으로도 많은 위안이 된다. 

그리고 200년 전 화성건설을 통하여 드러난 정조의 백성에 대한 '위민'의 마음이 오늘날 화성을 품고 있는 수원시의 시정 구호인 '사람이 반갑습니다'와 맞닿아 있기에 더욱 기대하는 마음이 크다. 벌써 2주가 흘렀지만, 임진년 새해에도 정조의 위민정신이 가득 담긴 화성을 통해서 인문학으로 더 발전하는 수원시가 되길 희망한다. 

필자 약력:문학박사(역사학-문화사/무예사)
                   한국전통무예연구소장
                   한국역사민속학회 종신회원
                   수원문화재단 무예24기시범단 수석단원

e수원뉴스 칼럼 필진
윤수천(동화작가)/박두호(언론인)/김재철(칼럼니스트, 농학박사)/이주현(경기민언련 공동대표, 목사)/최형국(무예24기 사범, 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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