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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기주의와 자기비하 콤플렉스
이주현/좋은시정위원회 시민참여전문위원장
2012-04-02 09:54:16최종 업데이트 : 2012-04-02 09:54:16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과천의 서울 대공원은 과천  대공원으로?

경부고속도로 수원톨게이트로 진입해서 용인, 신갈 방향으로 진입을 하면 수원으로 갈 수 있고 용인으로도 갈 수 있는 삼거리가 나온다. 그 곳에서 마주보이는 절개면이 있다. 그 절개면에는 "안녕하세요 용인입니다"라는 큼직한 안내표시가 용인시 로고와 함께 절개면을 장식하고 있다. 

처음 찾아오는 사람들에게는 당황스러움을 줄 수 있는 표시가 아닐 수 없다. 분명 수원 톨게이트를 빠져나왔는데, 눈에 보이는 첫 광경은 "용인시입니다"이니 말이다. 

그 땅이 분명 행정구역상 용인시인 것은 맞다. 자신의 행정구역에다 자신의 이름을 표시해놓는 것을 누가 뭐라 할 것일까만, 좀 인색해 보이는 그런 느낌이 마음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성숙한 의식을 가졌다면, 분명 그렇게 표시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분명 그 길을 이용하는 사람이 수원사람도 상당수 있을 터, 이등분 하여 수원과 용인 표시를 나란히 해줬더라면, 당황스러움이나 불쾌감을 피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주 작은 사례일 수도 있지만, 나는 그 길을 지나칠 때마다 그런 불쾌감이 떠나질 않는다. 내가 용인시민이라도 그러할 것이다. 사기업의 광고도 아니고 분명, 시민의 세금으로 그 만든 공공의 서비스일 텐데, 그 절개면의 표시엔 절제된 공공성과 넉넉한 인심보다는 어린애 같은 치기어린 모습으로 와 닿는다. 나만 그런 건가?    

항간에 수원톨게이트를 용인톨게이트로 바꾸어야 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다. 이유는 용인 땅에 있는 톨게이트이기 때문이란다. 그런 논리라면 과천에 있는 서울 대공원은 과천  대공원이든, 경기 대공원으로 바꿔야 한다. 화성시에 있는 수원대학도 화성대학으로 개명을 해야 할 것이다. 경희대학교 수원캠퍼스도 그런 논리로 논란이 되어 결국,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로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자부심이라면 얼마든지 이해하고 수용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그러한 논리 속에는 지역이기주의와 아울러 자기비하로 인한 콤플렉스가 느껴진다. 
기계적인 논리와 형식을 초월하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사회적 합의'라는 것이 있다. 그것을 애써 부인하며 억지를 부리는 것은 시정잡배들이나 할 짓이다. 물론, 사회적 합의를 거치긴 했지만 권력관계로 인한 일방적 피해라면 당장 시정되어야 할 일이다. 

인문학 도시에 거는 기대

인문학 바람이 수원에 불고 있다. 예전부터 그런 분위기 감지는 되었으나 '문화도시 조례'로 뒷받침하면서 시의 정책으로 추진되는 부분은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인문학이 무엇인가? 인문학은 사전적인 의미로 인간성, 인간적인 것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따라서 인문학은 인간이 무엇이며 또한 인간다운 삶이 어떤 것인가를 모색하는 규범적, 윤리적인 성격을 지닌다. 따라서 다소 사변적인 특성을 지닐 수밖에 없는 인문학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인간성의 발현과 그 실천'이라고 할 수 있다. 정신적인 성숙을 통해 진정한 인간의 삶의 질을 꾀한다는 차원에서 '휴먼시티 수원'에 걸 맞는 참으로 바람직한 방향이 아닐 수 없다.   
 
인간성의 문제, 이는 가치관의 문제이다. 무엇이 옳고 그른가에 대한 판단기준이 인간성을 가늠하는 잣대가 된다는 것이다. 시회의 혼란과 부패는 바로 이러한 가치판단의 왜곡으로 말미암아 생긴 것들이다. 인문학은 바로 그런 인감다움을 만들어주는 소중한 학문이자 인류의 지적 유산이다.
 
요즘, 장자를 공부하고 있다. 대학에서 가르치는 선생님을 초청해서 3개월 코스로 공부하는데 그 재미가 쏠쏠하다. 엊그제 공부한 내용 가운데, 장자(내편) 소요유편에 나오는 기억에 남는 문장이 있다. "지인무기(至人無己), 신인무공(神人無功), 성인무명(聖人無名)" 덕이 극치에 이른 사람, 신과 같은 사람, 성인과 같은 사람은 자기의 이름이나 공을 내세우지 않는다는 뜻 아닌가?
 
인문학 도시라는 게, 뭐 다른 건가? 그런 표시판 하나하나에 철학과 개념이 담겨있게 하는 것, 그게 바로 인문학 도시의 모습이 아닐까? 내 이름 대신 다른 사람의 이름을 내세워주는 그런 정신과 가치가 스며든 아름다운 수원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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