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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옷을 뒤집어 입어보자
김재철/농학박사, 칼럼니스트
2013-01-14 11:00:41최종 업데이트 : 2013-01-14 11:00:41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백화점에서 주말에 잘 팔리는 물건에 대하여 조사해 보니 금요일 밤에 잘 팔리는 품목 중에 아기기저귀가 포함되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젊은 부부들이 늦도록 TV를 보다가 내일이 주말인 것을 생각하고 아내가 남편에게 빨리 이틀간 사용할 기저귀를 사오라고 시킨다. 

여기에 착안하여 금요일에는 기저귀 물량을 늘리고 진열대도 입구 쪽으로 옮긴 후 옆에는 냉장고를 비치하여 맥주도 함께 진열한다. 기저귀를 사러 온 남편은 늦은 밤에 기저귀를 사러 오는 것도 처량한데, 에이 밤도 늦었는데 맥주나 한 잔 하자. 그래서 맥주 매상이 20% 늘어났다고 한다. 

저녁을 먹고 아파트 단지 내 서점에 들른다. 
입구에 앉아 있던 아주머니가 형식적인 인사를 건넨다. 좁은 면적의 서점이라 한번 휘 둘러보니 주로 학생들 참고서가 진열되어 있다. 
아래, 위 서가를 눈으로 확인,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하는 서가 맨 위 한쪽 구석에 찾는 책 6권 한 질과 낱권이 몇 권 꼽혀 있다. 나는 낱권을 원했는데 내가 보고자하는 낱권이 없다. 

하는 수 없이 6권 한 질에서 한 권 팔지 않느냐고 물으니 아주머니는 낱권씩은 안 판단다. 낱권을 팔면 다음에 출판사에서 납본이 안 된다나. 
책이 꼽혀 있는 위치와 케이스 색깔이 많이 바랜 것으로 보아 진열해 놓은 지가 오래 된 것 같고 누가 찾을 것 같지도 않은 위치다. 나 같으면 꼭대기에 진열해 두는 것보다 오히려 손님이 원할 때 한 권, 한 권 빨리 파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은데. 

역전에 있는 서점에 들렀다. 서점은 넓은 편이고 안내하는 직원들도 서너 명은 된다. 이곳, 저곳 진열대를 둘러보다가 서가에 꼽혀 있는 책을 확인하려고 진열대를 앞에 둔 통로에서 서가의 책을 눈길 따라 고개를 움직인다. 안내하는 직원은 서가를 뒤로 하고 진열대에 등을 기대고 있다. 
내 모습으로 보아 등 뒤 서가를 확인하는 것을 알만도 할 텐데 꿈적도 않고 서 있다. 눈을 마주치면 민망해 할까봐 오히려 내가 목을 비켜가며 서가를 확인한다. 

이때 내가 서 있는 통로 끝에서 납품받은 책 꾸러미를 끄르고 있던 서점 주인은 다 끄른 책 꾸러미를 끌고 통로를 따라 내 앞까지 온다. 
아니나 다를까. 책 꾸러미를 끌고 가야 할 테니 비키라고 한다. 머뭇거리고 있으려니 아예 저쪽에 가서 보란다. 두 말 없이 맞은 편 길 건너 서점으로 간다. 

길 건너 서점은 출입구가 갈라져 있다. 한쪽은 들어오는 길, 다른 한 쪽은 나가는 길. 진열대를 훑어보니 마침 동네 서점에서 찾으려 했던 책이 올려 있다.
 한권을 뽑아들고 접수대로 가니 낱권도 얼른 계산해 준다. 흐뭇한 기분에 문 앞에 진열된 헤비메탈 악보도 한 권 추가한다. 

속옷을 뒤집어 입어보자 _1
속옷을 뒤집어 입어보자 _1

마케팅 전문가 민 아무개는 사업하는 사람이 변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고객을 감동시키고,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한 번 더 생각하라고 강조한다. 
백화점의 마케팅처럼 적극적 사고로 고객을 감동시켜야 한다. 첫 번째 서점은 작은 그물은 쳐놓았지만 큰 물고기만 잡을 생각을 한다. 두 번째 서점은 큰 그물을 쳤지만 물고기 잡을 의도가 전혀 없는 것 같고, 세 번째 서점은 그물을 치고는 마지막까지도 작은 물고기가 빠져 나가지 못하게 한다.   

내의를 뒤집어 입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 
그 이유는 내의는 내 몸에 직접 닿는 것이라 감촉이 좋아야 하는데 안쪽보다도 봉제 자국이 티 나지 않은 바깥쪽이 훨씬 부드러워 뒤집어 입고 다닌다고 한다. 누가 들여다 볼 걱정도 없을 테니. 
발상의 전환이 그럴 듯하다. 조금만 바꿔 생각해도 책 한 권 더 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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