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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올림픽 수원대회 성공을 기원하며
양훈도/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 외래교수
2013-08-11 10:58:43최종 업데이트 : 2013-08-11 10:58:43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지난 학기 '시민교육'을 수강한 학생들 중에 스페셜올림픽 수원대회를 현장활동 주제로 삼은 학생들이 있었다. 경희대학교 학생들의 교양필수 과목인 '시민교육'은 강의실 강의도 강의지만, 학생들이 스스로 정한 주제에 따라 삶의 현장에서 벌이는 활동을 더 중시한다. 

학생들은 학기 초에 3~4인 1조로 모둠을 구성하고, 어떤 현장을 찾아갈 것인지 결정한다. 예컨대 노숙인들의 자립에 관심을 갖는 학생들이 모둠을 이루어 '빅 이슈'라는 잡지의 판매현장을 직접 경험하는 식이다. '빅 이슈'는 노숙인들이 어엿한 판매자가 되어 지하철역 등에서 파는 시사교양 잡지다. 어느 학기엔 학교 주변 업소들이 대학생 알바들의 임금을 떼어먹고, 폭언을 일삼는 실태를 조사한 모둠도 있었다.

스페셜 올림픽 수원대회를 선택한 모둠이 처음부터 이 대회를 알고 있었던 건 아니다.  장애인체육에 관심은 많은데, 어떤 현장을 택해야 할 지 모르겠다면 헤매기에 4월초 쯤 이렇게 소개를 해 주었다. 
스페셜올림픽이라고 들어봤어? 그게 뭔데요? 패럴림픽은 알지? 올림픽 직후에 열리는 장애인올림픽이잖아요. 맞아. 그런데 스페셜올림픽은 발달 장애, 다시 말해 지적 장애를 가진 선수들의 스포츠행사지. 
아! 말아톤! 그래, 수영 선수 김진호도 있지. 발달장애 선수들은 지체장애나 시각장애 선수들과는 좀 다른 형식의 대회가 필요해. 그래서 스페셜올림픽이 열리는 거야. 말씀을 듣고 보니까, 생각나네요. 지난 겨울에 평창에서 스페셜올림픽이 열렸었지요? 오케이!

 

스페셜올림픽 수원대회 성공을 기원하며_1
지난 6월20일, 수원시청에서 열린 한국 스페셜 올림픽 전국 하계 수원대회 조직위원회 출범식

정확히 말하면, 평창 대회는 세계 대회고, 수원 대회는 국내의 하계 대회다. 스페셜 올림픽 국내 대회는 지난 1999년 시작돼 격년제로 열린다. 지적·자폐성 장애인들의 신체적 적응력을 향상시키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게 대회의 취지다. 

제10회 대회인 수원대회는 오는 8월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간 수원종합운동장을 비롯한 수원시 관내 경기장에서 치러진다. 종목은 육상, 축구, 농구, 탁구, 수영, 배드민턴, 골프, 보체, 역도(시범) 등 역대 최다인 9개 종목이고, 2천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할 예정이다. 
내가 아는 정보는 거기까지였다. 이제 막 개최가 결정된 대회인 만큼 대회가 어떻게 준비되고 있는지, 어떻게 홍보할 것인지를 활동의 핵심으로 삼으면 될 듯하다고 귀띔해주었다.

솔직히 말해, 나 역시 스페셜올림픽에 대해 이 정도라도 알게 된 건 수원대회 유치 결정을 전후해서다. 발달 장애인들의 제전이라는 소리를 듣자마자 떠오른 건 10여 년 전 수원 청소년문화센터 새천년수영장에서 개최된 수영대회였다. 
요즘만큼이나 무더웠던 때라고 기억된다. 우연히 수영장에 들렀다가 여중생들 경기를 보게 되었다. 출발신호가 떨어지고 얼마만큼 갔을 때 한 선수가 일어서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응원석에서는 빨리 수영을 하라고 목이 터져라 외쳐댔지만 그 선수는 응원석을 향해 손까지 흔들면서 유유히 걸어 나갔다. 그 아이는 다른 선수들이 다 들어오고도 한참 후에야 천천히, 그러나 당당하게 들어왔다. 
안타까워 발을 구르던 응원단과 관중석에서는 오히려 우레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이기고 지는 게 아무 의미가 없었던 그 발달장애인 선수의 모습이 지금까지 인상 깊게 남아 있다. 오, 스페셜!

스페셜올림픽 수원대회 성공을 기원하며_2
스페셜올림픽 수원대회 성공을 기원하며_2

엊그제 아침 운동을 하러 수영장에 들어가는데 스페셜올림픽 수영대회 때문에 다다음주 이틀간 일반입장을 할 수 없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수원대회 준비는 완벽하게 다 끝났을까? 
학생들이 6월에 낸 기말보고서엔 홍보가 미흡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페이스북 페이지가 개설돼 있지만 들어가 보니 '좋아요'가 50건 정도밖에 안 된다며, 자신들이 별도로 수원대회를 알리는 페이지를 만들어볼 생각이라고도 했다. 게다가 대회위원장을 만나고 싶어 여러 차례 연락을 했지만 끝내 성사되지 않아 서운했노라 털어놓았다. 

기말보고서는 이를 만회하려는 듯 나름으로 관련 영화와 영상도 찾아보고, 장애인 선수와 코치도 찾아가 진행한 인터뷰 내용이 정리돼 있었다. 아쉬운 구석이 없지 않은 보고서였지만, '시민교육' 담당교수로서 꽤 흐뭇했다. 그건 그렇고, 수원대회가 어느 대회보다 성공적으로 잘 치러져야 할 텐데….

※뱀발; 지난 4월 초 스페셜올림픽 수원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어느 지면에서 이렇게 쓴 적이 있다. "패럴림픽이든, 스페셜올림픽이든 일회성 이벤트에 머물지 않고 사회의 지속적 관심을 환기하는 계기가 되어야 제 역할을 다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아름다운 스포츠맨이면서도 열악한 환경에서 땀을 흘리는 선수들이나, 이들을 뒷바라지 하느라 애쓰는 가족들이나, 나름대로 자신의 한계를 딛고 일어서고자 분투하는 모든 장애인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장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번 대회는 감동 그 이상의 장이 되어야 하고, 또 될 수 있다." 이달 말에 이번 대회야말로 감동 그 이상의 장이었다고 쓸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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