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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믿게 하는 첫 번째 방법
김재철/칼럼니스트, 농학박사
2014-02-03 09:23:00최종 업데이트 : 2014-02-03 09:23:00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공자의 사상은 도덕성의 회복, 즉 백성을 슬기롭게 다스리는 인간중심주의에 근본을 두고 있다. 논어 안연(顔淵)편에 자공이 정치에 대하여 묻는 대목이 있다. 이에 대하여 공자는 정치는 식량을 풍족하게 하고 군비가 충족하여 백성이 믿게 하는 것이다. 백성이 믿지 않으면 나라가 존립할 수 없다(子貢 問政 子曰 足食足兵 民信之矣. 民無信不立) 라고 하여 식량을 충족하게 하는 것이 백성을 믿게 하는 첫 번째 방법이었음을 역설하고 있다. 

역사가 흐르더라도 이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왜냐하면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농업은 인류역사와 더불어 발전되어 왔으며 생명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 농업은 어떠한가? 국민경제에 대한 농업의 성장 기여율은 지난 70년대에는 15%내외로 10%미만인 건설, 전기, 수도 사업 등에 비하여 월등한 기여율을 나타내던 것이 80년대에는 5%내외로 낮아지더니 90년대 말에는 2.6%, 급기야 2005년에는 1.1%까지 떨어졌다.  

또한 지난 '70년에는 농림수산물이 우리나라 총 수출액의 26.1%를 차지하여 수입액의 23.6% 보다 높던 것이 '80년에는 각각 11.0%, 14.2%로 역전되더니 '90년엔 각각 4.5%, 8.3%, '99년엔 각각 2.2%, 7.2%로 현저히 낮아졌다. 2009년도에는 농축산물이 총 수출액의 0.3%, 수입액의 1.1%를 차지하여, 농축산물 수입액이 많은 국가 중 세계 14위에 분류되었다.  

농가인구는 지난 '65년도에 국민의 55.1%이던 것이 '99년에는 9.0%로 낮아졌고 2012년에는 5.8%로 낮아졌다. 그만큼 농업인의 인프라가 낮아졌다는 이야기다. 이와 같이 우리 농업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해마다 낮아지고, 게다가 먹을거리 생산 환경이 점차 어려워짐에, 국민들은 농업에 대한 상대적으로 인식이 낮아지고 심지어 우리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점차 소홀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2012년 농식품 분야 R&D(연구개발) 예산은 전체 R&D 예산 중 5.67%를 차지, 이는 10년 전인 6.24%, 5년 전인 2008년 5.91%보다 낮아져 정부 R&D 예산에서 농식품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떨어졌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2012년 식량자급률은 사상 최저수준인 45.3%로, 곡물자급률은 23.6%까지 떨어졌다. 특히 100%를 웃돌던 쌀 자급률은 83.2%로 곤두박질쳤고 자급률 각각 0.1%. 0.9%, 6.4%에 불과한 밀, 옥수수, 콩 등은 연간 1천400만톤 이나 수입하고 있다. 


그렇다면 값싼 수입 농산물을 이용하면 될 것 아니냐하는 위정자들도 있다. 그러나 수입에 의존한 농산물 수급은 국내 생산기반을 약화시켜 만성적인 수급불안과 수입의존도 심화라는 악순환을 불러온다. 더구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농산물에 소비자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197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노먼 볼로그는 수상기념 강연에서 '우리가 평화를 얻기 위해서는 정의를 길러야 하지만, 함께 토지를 갈지 않으면 안된다' 라고 농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일찍이 세종대왕은 권농교서(1444년)에서 '나라는 백성을 근본으로 삼고(國以民爲本), 백성은 식량을 하늘로 삼는다(民以食爲本). 농업은 의식(衣食)의 근원이므로(農者衣食之源) 나라는 반드시 농업을 우선하여 다스려야 한다(而王政所先也)고 농업을 강조하고 있다. 
당연히 국민의 먹을거리를 위한, 생명을 다루는 농업은 국가의 기초, 기간산업이다. 식량자급을 떠나서는 국민을 믿게 할 수 없다. 임금은 백성의 하늘이 아니라, 백성의 하늘은 식량임을 알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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