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관광청은 불교신자는 물론 여행객 유치를 위해 석가모니 탄신성지 룸비니 방문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룸비니를 인도 지역으로 잘못 알고 있다. 룸비니를 떠나 인도국경 소나울리에서 1시간 여 달려 도착한 고라크푸르. 화장실이 급하다. 무료 주유소 화장실은 너무 지저분해 엄두도 못 내고 경비실 있는 건물로 들어가 경비에게 돈을 건넨다. 화장실이 깨끗하다, 바라나시 뒷골목에서, 나보다 10년이나 어린 흰 수염 이방인의 땅콩 까먹는 모습이 재미있나보다. 갖고 있던 초콜릿을 하나 주니 옆 사람이 보고 있다. 너도 하나. 흰 수염은 먹지 않고 주머니에 넣는다. 집에 가져간단다. 마음이 갸륵해서 하나 더 까서 아예 입에다 넣어준다. 호텔 주위에는 누더기를 뒤집어쓰고 있는 노숙자들이 많다. 혼자가 아니라 가족이다. 서민의 삶은 그 자체가 고행이다. 이튿날 새벽. 갠지스로 가는 길. 어둠에 쌓인 좁은 길의 분위기가 음침하다. 사신의 그림자가 뒤쫓아 오는 듯, 누가 내 등을 떠미는 것 같아 발걸음이 저절로 빨라진다. 강가에 도착, 이방인을 태운 배가 출발하자 이내 토산품과 등잔불을 파는 배가 옆에 접근한다. 촛불을 피워 금잔화를 갠지스에 띄워 보낸다. 많은 외국 여행객들이 배를 타고 갠지스의 아침 해를 기다린다. 마침내 시뻘건 아침 해가 건너편 모래밭에서 올라온다. 바라나시는 힌두교도들에게는 가장 성스러운 장소다. 매일 3천여 명이 성스러운 목욕 의식을 위해 갠지스 강으로 들어간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옷을 벗고 강물에 뛰어든다. 강가 화장터엔 흰 연기가 피어오르고, 기도하는 이, 물에 몸을 담구고 씻는 이, 한쪽에선 빨래를 하고, 다른 한쪽에선 그 물을 마시며 양치질을 한다. 온갖 오물과 쇠똥 그리고 역겨운 냄새. 무표정한 늙은 걸인. 호객행위를 하는 상인. 똥 싸는 아이 그리고 노천 이발사, 점성가들. 병들어 죽어 가는 개, 뛰어 다니는 원숭이, 마치 다른 세계에 온 듯하다. 인도인들은 갠지스를 어머니 강으로 존귀하게 여긴다. 하지만 여행객의 눈에는 이해할 수 없는 카오스의 세계다. 마니카르니카 가트, 화장터에는 많은 나무가 쌓여져 있다. 남성은 흰색, 여성은 오렌지색 천에 싸여 꽃을 치장한 채 대나무 들것에 실려와 강물에 담근 뒤 화장시킨다. 태우는 장작도 빈부차이에 따라 차이가 난다. 돈 있는 사람들은 백단향을 쓰기 때문에 향내로 인해 시체 타는 악취를 느끼지 못한다. 사망자 직계가족은 13일 동안 금식, 일절 집에서 불을 피우지 않는 전통이 보내는 자에 대한 남은 자의 예우이다. 마하트라 간디, 네루수상의 유해도 이곳에서 화장한 후 바라나시 서쪽 갠지스 강물에 뿌려졌다고 한다. 산자와 죽은 자 모두 갠지스로 향한다. 죽은 자는 화장하여 그 재를 강물에 뿌려 인간의 숙명인 끝없는 윤회로부터 벗어날 수 있고, 고행을 즐겁게 참아 온 순례자들은 이승에서 지은 죄를 깨끗이 씻을 수 있다고 믿는다. 갠지스의 목욕하는 사람들 목이 마르다. 길가 리어카에서 사탕수수 즙내는 과정이 너무 지저분하다. 사탕수수 즙 대신 인도식 홍차인 짜이를 한잔한다. 마시고 난 토기 잔은 그냥 길에 버리란다. 아까워서 버려진 토기 잔까지 주워 가방에 넣는다. 성자와 고행자들이 모여드는 바라나시. 그러나 바라나시는 성자가 아닌 사람들에게도 축복을 내려준다. 이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말년이 되면 이 도시에 와서 죽음과 해방을 기다린다. 나도 갠지스에 촛불을 피워 금잔화를 띄워 보냈다. 내 영혼 또한 자유로우리라. 나마스떼!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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