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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포니카 쌀밥 문화
김재철/칼럼니스트, 농학박사
2014-05-26 17:56:04최종 업데이트 : 2014-05-26 17:56:04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국세청 '법인 접대비 지출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7~2011년 5년간 우리나라 기업들이 교제비 등 접대비로 지출한 금액이 37조원에 육박하여 연평균 7조 3800억원을 룸살롱 등 유흥업소에 물 쓰듯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가히 천문학적인 숫자이다. 
또 한 가지, 우리나라 술 소비량은 지난 2010년 19세 이상 성인 한 사람 기준 소주 66.6병, 맥주 100.8병, 막걸리 14.2병 등을 소비하여, 특히 OECD 국가 중 독한 술 소비량이 최고라 한다. 

쌀은 세계 인구의 40% 정도가 주식으로 삼고, 세계 총생산량의 90% 이상이 아시아에서 생산된다. 일반적으로 자포니카와 인디카 두 종으로 분류하며, 자포니카 종은 한국과 일본에서 주식으로 삼는 쌀로 낱알이 짧고 둥글며 찰기가 있다. 인디카종은 낱알이 길쭉하고 찰기가 없어 오므라이스, 카레라이스 등 접시용 요리에 적합하다. 

쌀은 해마다 세계 각국에서 6억만톤 정도 생산되며, 전 세계 생산 곡물의 약 25%에 해당된다. 북위 53도의 중국 북부지역에서부터 남위 40도의 아르헨티나 중부에 이르는 지역에 재배되며 주로 평야지대에서 재배되지만 해발 2천400m의 히말리아 고산지대에서도 재배된다. 
주요 생산지는 자포니카종은 한국과 일본, 중국의 동북3성 등지이고 이탈리아, 미국 캘리포니아, 호주 등지에서도 재배하며, 인디카종은 동남아시아, 중국 양자강 이남, 미국 아칸소, 루이지애나 주 등이다. 

그러나 자포나카 쌀은 세계 쌀 생산의 10%에 불과하고, 교역량은 200만톤에 불과하기 때문에 국제가격 변동이 극심하다. 특히 곡물메이저들은 인공위성을 통해 작황을 수시 점검, 정보를 수집하여 국제곡물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실제로 쌀 58만톤을 수입한 지난 1980년 국제시장가격은 2배 가까이 폭등했다.          

우리나라의 벼 재배는 기원전 3000년 전부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어 단군왕검이 우리나라를 세운 때보다 1000년이나 앞서 가히 우리 민족과 함께 하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1998년 충북 청원군 옥산면 소로리 유적층에서 발굴한 볍씨 중 12개는 자포니카, 1개는 인디카에 가까운 형태로 1만3~5천년전의 볍씨로 추정되어 2000년 제4회 국제 벼 유전학술회의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볍씨로 인정받았다. 

자포니카 쌀밥 문화_1
1998년 충북 청원군 옥산면 소로리 유적층에서 발굴한 볍씨

기존의 세계 최고 볍씨는 1997년 중국 호남성에서 출토된 약 1만년 전 볍씨였고, 한국 최고의 볍씨는 1991년 경기 고양시 일산에서 출토된 약 5천년 전의 볍씨였다.

'통계로 본 세계 속의 한국농업'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영세한 농업조건에서도 농업생산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가인구 1인당 경지면적은 세계 139위이지만 쌀 생산량은 7백6만6천톤으로 세계 13위, ha당 쌀 생산량은 11위를 차지하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해 11월 도매가 기준 쌀값은 80㎏당 17만2천48원으로,10년 전에 비해 5.9% 오르는 데 그쳤다. 이에 비해 금값은 294% 올랐다. 같은 기간 전체 생산자 물가지수도 30% 상승한 것에 비하면 최근 쌀값은 터무니없이 낮다. 그만큼 쌀 생산농가의 어려움이 크다. 

농업인들은 '밥맛 떨어지는' 쌀값에 '밥알이 곤두선 지' 오래다. 연간 쌀값으로 지출되는 돈은 술값, 접대비에 비교하기 조차 부끄럽다. 지금부터라도 농업인은 제값 받는 쌀값이 되도록 적극 나서야겠다.

쌀은 1만5천여년 동안 한반도의 생명을 키워왔다. 일찍이 토인비는 벼농사의 최북단인 만주 벌판 북위 50도까지 벼 재배를 북상시킨 우리나라 쌀 생산농가를 극찬한 바 있다. 
역사 이래 가공하지 않고 자포니카 쌀밥을 먹는 유일한 우리 쌀밥 문화, 아예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여 널리 알려야 한다는 생각은 지나친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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