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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화염 속에서도 생명을 구할 힘을 주소서
오세광/지만119 안전센터
2011-09-19 15:44:01최종 업데이트 : 2011-09-19 15:44:01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기고]화염 속에서도 생명을 구할 힘을 주소서  _1
오세광씨
작년 5월24일 처음 수원소방서에 발령받은 지 벌써 1년이 흐르고 16개월째에 접어들고 있다. 
처음 입문할 때 소방에 대해서 아는 것은 단지 화재를 진압하고 구급차로 환자를 이송한다는 단편적인 지식을 가지고 소방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다. 

요즘 같은 취업난에 공무원이 된다는 것은 하늘의 별을 따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인지도 모른다. 청년실업이 사회문제로 대두된 현 시점에서 생각해보면 소방공무원의 길로 인생의 방향을 설정하고 지금 이 시간 소방제복을 입고 있는 내 자신을 뒤돌아 보면 어느 누구보다도 당당하고 의로운 직업을 선택했다는 생각이 든다.

소방공무원이 된 계기는 우연히 외조모 장례식장에서 소방공무원으로 재직 중인 사촌형을 통해 직업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연스레 소방이라는 직업에 대해서 듣게 되었고 그날을 계기로 나는 소방공무원을 목표로 설정하고 학업에 정진해왔다. 

준비 과정 중에 가장 큰 걸림돌은 부모님의 반대였다. 매스컴에서 들려오는 소방공무원들의 순직과 관련된 뉴스를 보면서 부모님들은 소방공무원이라는 직업은 위험하고 힘든 직업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계셔서 좀 더 안전한 일반 공무원이 되기를 바라셨다. 

그러나 나는 소방공무원을 장래 희망직업으로 확고하게 설정하고 군에 입대해서 군 생활 기간에도 틈틈이 시험 준비를 했다. 그리고 제대 후 본격적으로 시험 준비를 해서 소방공무원 시험에 당당하게 합격했다. 
소방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동안 어느 누구보다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준비했다. 소위 말하는 배수의 진을 치고 도서관에서 거의 살다시피 했다. 그리고 시험발표 후 합격했다는 말에 정말로 기뻤고 행복했다. 아마도 내 인생에서 몇 안 되는 날이 될 것이다. 

부모님의 만류를 뿌리치고 합격해서 한편으로는 죄송했지만 훌륭한 소방관이 되어 부모님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결심했다. 그 후 수원소방서 지만 119안전센터에 발령을 받았다. 발령 후 받은 업무는 화재진압이었다. 처음 출동지령을 받고 소방펌프차에서 방화복을 입고 공기호흡기를 착용했던 첫 출동은 긴장 반 설레임 반으로 상기되었던 기분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무전기에서 들여오는 교신내용, 사이렌 소리 등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았고 내가 그 주인공이 된 기분이었다. 그러나 센터장님을 비롯한 선배님들은 차안에서 무전기에 집중하면서 조용히 현장으로 가고 있었다. 

첫 출동 후 나는 소방공무원이 많은 일을 한다는 것을 알았다. 화재진압, 구급활동, 벌집제거 등 민원출동, 소방안전교육 등 수많은 일을 하고 있었다. 아니 소방공무원은 직업이 아니라 봉사 그 자체인 듯하다. 어렵고 힘든 시민의 편에 서서 항상 그들을 돕고 그들과 함께 행동하고 있었다. 

불평을 토로하는 민원인들 앞에서도, 술취한 시민 앞에서도, 병약한 환자들 앞에서도 항상 웃음을 짓고 도우려 하는 선배님들을 볼 때 어떤 때는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든 적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 내가 그 바보로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내 후배들도 똑같은 길을 갈 것이라 생각한다.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된 지 1년 즈음해서 내가 왜 소방공무원으로 생활하고 있는 것일까? 하고 생각해 보니 그 답은 간단했다. 어린 시절부터 소방공무원을 직업으로 설정했을 당시 나는 이 세상에 행복과 사랑이 넘치도록 하기 위해서는 누구인가 살신성인으로 사회에 봉사를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고귀한 봉사를 하는 직업이 바로 소방인 것이다. 그래서 지금 나는 소방공무원으로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때로는 부상의 아픔과 고통 속에서도 자기보다는 남을 위해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서 봉사하는 삶을 살고 있는 소방공무원 선배님들을 존경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바람이 있다면 소방관의 기도처럼  "아무리 강렬한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저에게 주소서"라고 하늘을 우러러 외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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