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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가 생활의 족쇄가 될 수 없다
김재철/칼럼니스트, 농학박사
2013-02-11 09:57:41최종 업데이트 : 2013-02-11 09:57:41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오늘 저녁차림은 잡곡밥, 김치찌개, 김치, 동치미, 멸치볶음, 김 등이다. 
멸치, 김, 무는 농협 및 재래시장에서, 김치는 절임배추로 담근 것으로 평소 먹는 것이 소박하다. 하지만 술안주라면 해산물을 즐기고, 그밖에 봄철 냉이, 씀바귀, 고들빼기, 달래 등을 즐긴다. 특히 다시마, 멸치는 학창시절에 주머니에 넣고 다닐 정도로 즐겨했다. 

슬로푸드 운동이 있다. 이는 이탈리아 브라(Bra) 마을에서 시작된 일종의 풀뿌리 이탈리아 문화부흥 운동이다. 즉 패스트푸드의 대명사 맥도날도 햄버거가 이 마을에 들어서자 자국의 전통적 미각이 잊히는 것을 우려하여 시작된 운동이다. 

말 그대로 빨리 조리, 빨리 먹는 음식을 의미하는 패스트푸드를 반대하는 운동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속도를 강조하는 자본주의 문명 전반에 제동을 걸고 있다. 
패스트푸드 대부분은 수입재료로 만들어진다. 게다가 제철 식품이 아니고 각종 첨가물이 들어갈 수 있다. 자연히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많아지고 지구온난화가 가속된다. 

이와 관련하여 푸드마일리지가 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이 얼마나 멀리서 온 것인가를 보여주는 지표로, 생산지에서 소비지까지 식품수송량에 이동거리를 곱한 값(톤×킬로미터)으로 건강과 환경을 간접적으로 챙길 수 있는 용어이다. 곡물, 유지종자, 축산물, 수산물, 채소·과일, 설탕류, 커피·차·코코아, 음료, 기타 등 9개 품목을 대상으로 산정한다.

국립환경과학원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 1인당 푸드마일리지는 프랑스의 10배 수준인 7천85t·㎞이다. 이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42㎏로, 일본 123㎏, 프랑스 96㎏, 영국 95㎏에 비해 월등히 많다. 자연히 지구온난화 방지, 저탄소 녹색성장 사회구현에 걸림돌이다.

보도에 의하면 하루 한 끼 노르웨이산 훈제연어와 중국산 양파, 당근, 양배추로 버무린 샐러드, 일본산 명태국과 칠레산 포도, 필리핀산 파인애플 몇 조각 등을 먹었다면 푸드마일리지는 총 4만2천t·㎞, 지구를 한 바퀴 도는 거리라 한다. 

푸드마일리지를 줄이기 위한 운동이 로컬푸드 운동이다. 
얼굴 있는 거래로 식품안전을 생각하고 지역 소농들이 생산한 신선한 제철 농산물을 그 지역에서 우선 소비, 생산자와 소비자를 서로 알게 하는 운동이다. 즉 로컬푸드 운동이 패스트푸드에 맞선 슬로푸드, 슬로시티 운동이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며 푸드마일리지를 줄일 수 있다. 

빠르고 손쉽게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가 건강, 특히 자라나는 학생들, 소농 구조, 지구환경 등에 문제가 있다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 
따라서 전통음식 및 토종생물의 다양성 보존, 다품종 소량생산 추구 등의 운동을 전개하고 자라나는 학생들로 하여금 우리 농산물에 익숙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슬로푸드, 푸드마일리지, 로컬푸드, 슬로시티, 느림의 미학 등은 일맥상통한다. 진정 우리 세대가 지향하여야 할 생활지표가 아닌가 싶다. 
나는 라면, 커피는 냄새도 맡기 싫고 쏘시지, 통조림 등 가공식품은 생리적으로 맞지 않는다. 결코 속도가 생활의 족쇄가 될 수 없다. 

속도가 생활의 족쇄가 될 수 없다_1
친환경 학교급식, 로컬푸드 활성화를 펼치는 관내 식품회사 풍미식품을 방문한 염태영 시장(e수원뉴스)

* 염태영 수원시장은 신년사에서 도·농간 소통확대를 통한 로컬푸드 정착은 미래를 담보하는 사업으로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기농협에서는 시·군별로 추진하는 로컬푸드운동과 연계해 대형급식업체에 우리농산물 납품품목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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