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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빨간 손수레
홍숙영/한세대학교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2011-03-23 13:26:46최종 업데이트 : 2011-03-23 13:26:46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얼마 전 미국에서 자선단체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영화를 공모했을 때, '작은 빨간 손수레(little red wagon)'의 대표 잭 보너의 사례가 뽑혔다고 한다. 

잭 보너는 미국 플로리다에 살고 있는 13살 소년이다. 아직 어린 나이이긴 하지만, 그는 '작은 빨간 손수레(little red wagon)'라는 자선단체의 어엿한 설립자로 어린이를 위한 자선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어린이에 의한 어린이 후원(Kids helping kids)'을 모토로 내걸고 있는 이 재단은 어린이들을 위해 매년 10만 달러 이상을 후원하며, 선물과 학용품이 담긴 가방을 기부한다. 

꼬마 잭이 8살 되던 2004년, 그의 고향마을 플로리다에 허리케인이 들이닥치면서 특히 어린이들이 큰 고생을 겪게 되었다. 
이 때 잭은 손수레가 눈에 잘 띄도록 빨간 색으로 칠을 하고 아이들에게 나눠 줄 생수를 모으러 다녔다. 
당시 기부 받은 생수는 모두 트럭 27대 분량. 단순히 같은 또래의 친구들을 도와주겠다는 순수한 마음에서 시작한 이 운동은 어린이들이 바라는 선물을 전해주고, 파티를 열어주며 고아와 기아 체험을 하는 데까지 확장되었다. 

잭 보너가 이끄는 '작은 빨간 손수레'에 담긴 이야기는 걷기, 선물보따리 전하기, 24시간 고통체험 나누기로 요약할 수 있다. 

①걷기
잭 보너가 기부금을 모집하는 방법은 상당히 특이하다고 할 수 있다. 
그는 빨간 수레를 끌면서 마냥 걷는다. 2009년 잭은 아틀란타를 출발해 두 달 동안 손수레를 끌며 무려 1000킬로미터를 걸어 백악관에 도착했다. 

이 때 모금한 액수는 무려 5만 달러, 우리 돈으로 5600만원에 해당된다. 2010년 잭은 6개월간 플로리다의 탬퍼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4000킬로미터의 길을 걸으며 2억 원을 모으기도 했다. 
비록 잭 보너의 걷기는 외롭고 힘든 여정이지만, 집 없는 아이들의 고통과 함께 하는 나눔의 의미가 있기에 사람들은 그를 응원하고 후원하는 것이다. 

②선물보따리
백팩(Backpack) 또는 잭팩(Zackpack)이라고 불리는 선물 보따리에는 반짇고리, 양말, 세면도구, 과자, 음료수, 장난감 등이 담겨 있다. 마치 어린 시절 성탄절에 산타클로스로부터 양말 가득 과자와 선물을 받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도록 아기자기하게 구성되어 있다. 
집 없는 아이들뿐 아니라 어린이라면 누구나 이런 선물을 받을 때 타인의 사랑을 느끼며 자신의 존재가치를 깨닫게 될 것이다. 

③24시간 고통체험
잭 보너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집 없는 아이들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도록 '24시간'이라고 하는 노숙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부모의 허락을 받은 아이들은 하루 동안 길 위에서 생활하며, 종이 상자로 집을 지어 그 속에서 생활한다. 이들에게는 집 없는 아이들에게 나누어주는 잭팩이 지급되지만, 휴대폰이나 전기, 간식은 모두 금지된다. 

체험을 통해 노숙의 아픔을 깨달은 아이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집 없는 아이들을 돕는 활동을 펼치게 된다는 것이 이 단체의 설명이다. 

잭의 이야기를 듣거나 길을 걷는 잭을 본 사람들은 주저함 없이 그의 수레에 기부금을 담고 잭이 설립한 자선단체의 후원자가 된다. 
걷기와 선물보따리, 노숙체험을 통해 고통을 나누고, 서로의 실적을 나누며, 마침내 잭 보너의 이야기는 작은 빨간 손수레에 담겨 지구 끝까지 굴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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