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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에서의 아름다운 소풍
정수자/시인
2011-09-26 11:24:46최종 업데이트 : 2011-09-26 11:24:46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천상병, '귀천' 일부) 

많은 이가 애송하는 '귀천', 이즈음 더 읊고 싶은 시다. 그런 시에는 쉽고 편한 공감이 있다. 어디에도 어울리는 웅숭깊은 울림과 입에 붙는 가락이 있다. 좋은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그윽한 여운이 있다.

이 시를 다시 꺼내보는 것은 수원살이의 맛과 멋 때문이다. 수원에서 살아갈수록 새록새록 느끼는 감흥과 정취 같은 것. 그 속의 즐거움이나 아름다움으로는 어떤 것이 꼽힐까. 또는 어느 훗날 우리도 수원에서의 삶을 '아름다웠더라고' 기꺼이 말할 수 있을까. 

수원은 다른 도시나 나라에 갔다 올 때 더 반갑다. 특히 화성을 보면 눈빛 깊은 식구의 마중을 받는 것만 같다. 내 사는 곳에 왔구나, 안도감으로 마음이 푸근해진다. 화성이 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여기 사는 게 뿌듯해진다. 아, 짬 내서 소풍 한번 나와야지, 화성을 마음으로 쓰다듬으며 되뇌게 된다. 이런 맛이 바로 수원의 힘이거니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모든 시민이 그렇게 느끼지는 않는 듯하다. 화성에만 너무 많은 돈을 쏟는다는 비판도 있다. 화성 안보다 밖의 지역이며 분야가 훨씬 넓지 않은가. 오늘날의 화성 갖추기까지만 해도 다른 쪽의 희생이 컸는데, 여전히 화수분이라는 것이다. 충분히 이해되는 우려다. 그럼에도 수원은 화성 본래의 모습을 되찾고, 가꾸고, 지켜가는 일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그만큼 화성에는 환산할 수 없는 큰 가치가 담겨 있다. 우선 시민에게 수원에 사는 긍지와 즐거움을 준다. 시민에게 자긍심을 주는 도시는 그곳에서의 삶도 사랑하게 해준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화성을 가슴에 안고 크는 그 이상의 빛나는 가치가 또 있을까. 화성에 담긴 정신과 미학만 잘 새기며 자라도 상상력과 창의력을 더 크게 더 높게 키울 수 있다. 

물론 그로 인한 그늘도 있다. 화성 안의 삶은 각종 규제로 재산 피해가 크다. 그렇다 보니 긍지는커녕 원성이 앞서기도 한다. 그 때문에 요즘은 화성 안의 시장과 골목 등 경제와 함께 삶의 질도 높이기 위해 민·관·학이 머리를 자주 맞댄다. 예술인들도 거기에 빛과 향을 더하느라 상상력을 발휘하는 중이다. 모두 수원에서의 행복한 삶을 위한 발심이고 노력이다. 

수원천 재생도 코앞에 두고 있다. 수원천과 함께 남수문이 복원되면 맑은 물의 친수 공간이 는다. 생태하천으로의 회복인 만큼 천변의 공간 활용에 대한 기대도 크다. 여기저기 사람이 모이는 목마다 문화공간의 기능과 역할을 더하면, 시민의 쉼터로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나아가 문화예술의 발전소가 되도록 하면 수원의 꿈을 더 다양하게 추동할 것이다. 

요즘 수원은 뭔가 좋아진다는 긍정적 에너지가 느껴진다. 그래서 사람이 존중 받는 세상에 대한 기대도 커진다. 그 안팎의 그늘도 있겠지만, 기대는 꿈을 갖게 해준다. 그 꿈 중의 하나는 수원에서의 삶을 소풍으로 마치는 것. 부디 '아름다웠더라고' 말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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