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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옥상 음악회- 꿈같은 현실 속 짧은 이야기 하나
박윤실/지동 주민센터
2011-10-04 18:23:21최종 업데이트 : 2011-10-04 18:23:21 작성자 :   박윤실

'먹고 살기도 힘든 세상'이라 일컫는 요즘이다. 직장과 가정에서 고군분투하다 보면 옆집에 누가 사는지, 내가 사는 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도 알지 못하고 살아가기 일쑤다. 
서로 담장 높이기에 여념이 없는 현실 속. '우리'라는 의미보단 '나'만의 가치를 추구하며 살아왔던 필자가 가정집 옥상에서 음악회를 연다는 얘기를 처음 접했을 때 나올 수 있는 반응은 당연히 이러했다. 

'요즘 세상에 너무 꿈같은 얘기 아니야?' 

9월 26일 오후 6시, 완연한 가을이 붉은빛 노을을 드리우는 시간. 멀리 화성 성곽의 조명이 그 윤곽을 드러내는 바로 이곳, 옥상에서 그 꿈같은 현실이 펼쳐졌다. 무대가 설치되고, 약 100여명가량의 사람들이 들어찰 정도의 제법 넓은 공간에 한 시간 반가량의 음악회가 시작된 것이다. 
색소폰 연주로 문을 연 공연은 오카리나 독주, 가수 태환의 가요메들리, 팔달구 김충영 구청장님의 기타연주, 바이올린과 플롯의 합주와 성악가 김관수의 중후한 노래까지 주민들의 환호를 받으며 이어졌다. 

[기고] 옥상 음악회- 꿈같은 현실 속 짧은 이야기 하나 _1
사진 이용창/정책홍보담당관실


'옥상 음악회'는 단순히 옥상에서 펼쳐졌기에 꿈같은 현실이 아니었다. 음악회가 끝나고 그 매력으로 더욱 다가왔던 것은 바로 '우리'였다. 모든 공연은 지역 아마추어 음악가들의 재능기부 등으로 무료로 진행됐고, 무대 설치와 장비 역시 지동 전통시장 상인회의 도움이 있었다. 
무엇보다 마을 사람들에게 자신의 옥상을 흔쾌히 개방한 아름다운 마음과 옥상까지 선뜻 올라와 함께 즐기고 이웃과 음식을 나누던 사람들의 '우리'가 빛이 나던 시간이었다. 

'우리 마을'이라는 개념을 잊고 산지 오래였다. 지동에서 나고 자라지 않은 필자가 처음 지동에 대해 들었던 얘기는 '인심이 넘치는 마을'이었다. 
그 인심의 일환이 '마을 만들기' 사업이 되었고, 옥상 음악회 역시 그 사업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다고 한다. '우리 마을'을 '우리'의 힘으로 개선하겠다는 마을 만들기. 옥상에서 느끼지 못했다면 마냥 꿈같다 생각했을 그 힘이 다양한 방법으로 앞으로 계속 추진된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사는 곳을 탓하고, 다른 마을과 비교한 적은 있어도 마을에 무엇이 필요한지 생각해 본 적도, 마을 행사에 참여해 본 적도 없었다는 것. 전국적으로 마을 만들기 사업이 활발해지는 이유도 직접 기획하고 함께 참여할 때 그 의미를 새길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옥상의 낭만만큼이나 담뿍 느낄 수 있었던 옥상 음악회의 '우리'의 힘이 있는 한 지동의 무한한 잠재력이 살아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2011년 9월의 어느 날, 지동 눈자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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