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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농생대 부지 단상(斷想)
이주현/수원시 좋은시정위원회 부위원장, 목사
2012-08-21 10:06:40최종 업데이트 : 2012-08-21 10:06:40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수원시내에 산지가 아닌 평지에 울창한 숲이 있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습니다. 회색빛으로 뒤 덮인 도심에 광교산이나 칠보산, 청명산이 아닌 평지에 말입니다. 실제로 있습니다. 그것도 어린 나무들이 아닌 수십 년은 족히 될 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는 곳입니다. 경쟁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도시인들에게 잠시나마 여유를 주고 한더위에 내리는 소낙비처럼 청량감을 더해주는 그런 숲 말입니다. 

그런데, 그 숲은 9년 동안 철책으로 막아놓은 채 방치되어있습니다. 말이 숲이지 이건 숲이 아닙니다. 먼지만 풀풀 날리는 황무지만도 못한 비무장지대의 숲처럼 가슴을 짓누르는 그런 답답함을 느낍니다. 도대체 누구의 땅이기에 저리도 묵직한 철책으로 둘러놓은 것일까, 9년째 방치된 그 숲을 가로막은 철책을 보면서 느끼는 시민들의 불쾌감은 이제 일상이 되었습니다. 과연 그 철책을 치울 방안은 없을까요? 

서울 농생대 부지 단상(斷想) _1
서울 농생대 부지 단상(斷想) _1

아시다시피 그 숲은 총 268,487㎡(약 81,400여 평)의 서울 농생대 부지입니다. 정확한 표현으로, 기획재정부 부지로 152,070㎡, 교육과학기술부 부지로 116,417㎡입니다. 그곳은 2003년 서울의 관악캠퍼스로 이전하기 전까지 학생들과 시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며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었고 활기 넘치는 명소였습니다. 농생대가 서울 관악캠퍼스로 이전한 후, 철책을 설치해 외부인의 출입만 통제할 뿐,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쓰레기 무단 투기 장소가 되었고 청소년들의 탈선장소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직시한 수원시와 시민들은 수년 째 '서울농생대 부지 개방'을 위한 제안과 서명운동을 해왔습니다. 한 때 활기가 넘치고 한국농업의 미래를 이끌어갈 농업과 생명의 산실이 이처럼 흉측한 장소로 전락한데 대한 자각에서 비롯된 자발적 움직임이었습니다. 

타당한 명분과 시민적 공감이 형성되었음에도 이제껏 문이 닫혀있는 것은 무슨 연유일까요?  이러한 상황이 서울 도심에서 일어난 거라면 과연 이렇게 9년째 방치되었을까요? 지역민들의 민원을 우습게 아는 중앙집권적 사고가 아니고서는 달리 해석할 길이 없습니다. 과거 권위주의적인 정권이 아닌 시절에 이와 같이 꽉 막힌 후진적인 행정이 이뤄졌다는 사실이 좀 놀랍습니다.  

다행이 지난 6월 19일 기획재정부 소유의 152,070㎡와 안양에 있는 경기도 소유의 경인교대 부지를 맞교환 하는 협약 식을 가졌습니다. 소유권 사무가 마무리 될 올 연말쯤이면 경기도로 이관된 농생대 부지에 대한 활용방안이 구체화될 것입니다. 비록 반쪽이지만 그동안 굳게 닫혀 있던 흉물스런 철책이 거둬지고,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경기도로 이관될 농생대 부지에 대한 활용 방안은 이미 발표된 바 있습니다. 미술과 조각 등 문화예술자연테마공원과 농업역사관, 박물관 등을 결합한 '종합예술테마파크'로 조성될 예정입니다. 기대는 되지만, 왠지 '종합예술테마파크'라는 정체성이 모호한 명칭이 영 맘에 걸립니다. 자본에  휘둘려 공공성과 공익성이 뒤로 밀리던 그간의 행태 때문입니다. 전문가의 식견도 필요하지만 수혜자인 일반대중들과 공공성을 우선시 하는 양심적 시민단체의 참여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수원시에서도 농생대 부지 뿐 아니라  농업진흥청 부지까지도 염두에 두고 농업의 산실인 역사적 배경 등을 고려하여 "테마가 있는 농업공화국"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경기도의 정책과는 미세한 차이가 느껴집니다. 의욕적으로 내놓은 두 정책 모두 시민들의 참여와 시각이 반영된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시민들을 외면한 정책은 또 다른 철책이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아무튼 두 개의 정책이 어떤 식으로 나타나든 흉물스런 철책이나 먼저 없앴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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