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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수도 수원에 거는 기대
이주현/목사, 수원시 좋은시정위원회 부위원장
2012-07-07 09:12:27최종 업데이트 : 2012-07-07 09:12:27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지난 2008년, 서울 서초구의 어느 아파트 단지 안에 천 년 된 느티나무를 경북 군위에서 10억이나 들여 옮겨다 심은 적이 있습니다. 명품 아파트의 가치를 부여하고픈 업자의 욕구대로 아파트의 명물이 되었고 일부 좋은 이미지 덕에 아파트 가격 형성에 덕도 보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천 년 느티나무는 일 년을 버티지 못하고 죽고 말았습니다. 일 년 뒤, 90%이상 죽은 상태에서 나무속에 작은 느티나무를 심어 이른바 목부작(木附作: 주로 생명이 다한 고목에 다른 나무나 꽃 등으로 장식하는 것)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렇게 훌륭한 나무가 죽어가는 것이 아까워 살아있는 것처럼 멋지게 연출한 것이 3년 전의 일이니, 지금은 틀림없이 고사했을 것입니다. 

천 년의 수령과 수몰 지구에서 한 번 옮긴 전력이 있다지만, 1년을 넘기지 못하고 고사할 수밖에 없는 곳으로 옮겨온 인간의 탐욕과 오만이 섬뜩하게 다가옵니다. 
그러한 인간의 오만 속에는 '인간 중심의 사고'가 자리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토건 중심의 정책에 대한 반성으로 나타난 '사람 중심의 정책'속에 나타나는 '사람 중심'과는 그 배경과 그 의미가 다릅니다. 여기서 말하는 '인간 중심의 사고'란 인간을 모든 생명체 가운데 하나로 바라보는 게 아니라, 인간을 중심에 놓고 세상의 생명체를 바라보는 태도입니다. 

거기서 모든 생명체는 인간의 소유의 대상 뿐 아니라 인간의 행복과 안위를 위한 수단일 뿐입니다. 따라서 인간을 위해 희생되거나 훼손되어도 괜찮다는 이론적 배경이 됩니다.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서라면 천 년 고목을 아파트 콘크리트 바닥으로 옮겨다 심을 수 있는 만용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형성된 인간의 만용은 수십억 년 형성된 지구의 생태계를 위협할 만큼 환경을 훼손시켰습니다. 이는 잘 살고 못 살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입니다. 하여, 지속가능한 세계를 만들기 위한 움직임들이 생기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래서 '지구의 날'(1970년 4월 22일, 미국)이 생겼고 이어 '세계 환경의 날'(1972년 6월 5일, 스톡홀름)이 생겼습니다. 이는 어느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닌, 전 지구적인 문제로 다가왔고 이에 1992년 185개국 대표단과 118개국 정상들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로에 모여 지구환경 보전 문제를 논의하기에 이르렀습니다. 
10년 뒤인 2002년에는 남아공화국에서 '리우+10회의'가 그리고 올 6월 20일에는 20년 전 같은 장소에서 '리우+20회의'가 개막된 것입니다.

이번 '리우+20회의'의 정식 명칭은 '2012 유엔지속가능발전회의'입니다. 발전과 지속가능이라는 전혀 다른 별개의 가치가 어떻게 하나로 합해질 수 있는 건지, 의문은 듭니다만, '인간의 욕구가 녹아있는 발전에 대한 반성적 성찰이 이루어 졌다'라는 점에서 작은 희망을 봅니다. 
그러나 그런 인류의 과제를 외면하는 구태와 추태가 이번 리우+20회의에서도 연출되었다고 합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브라질 호세프 대통령의 노력에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등 주요국 정상들이 참석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거나 환경 보전에 큰 관심을 보이며 재정적으로 기여하는 나라들입니다. 그 점에서 '리우+20회의' 결과물의 이행에 큰 기대를 걸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수원시는 환경 수도를 전면에 내걸고 이러한 지속가능한 인류의 과제에 선도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1주기를 앞둔 지난 2월 13일에는 서울서 수원시장을 비롯한 전국 45개 지방자치단체장들이 '탈핵-에너지 전환을 위한 도시선언 심포지엄'에 참석해 '시민이 중심이 돼 에너지 과소비 패턴의 획기적 개선과 에너지 효율화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또한 내년 5월에는 세계 최초로 '생태교통페스티벌 2013 수원(EcoMobility Festival 2013 Suwon)' 행사가 수원 행궁동 일원에서 펼쳐지게 됩니다. 전 세계에 인터넷으로 생중계되는 이 행사는 미래 에너지 고갈 시대를 대비하는 인류의 지혜와 의지를 시험해 보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또한 시민사회단체 중심으로 '햇빛발전 협동조합'결성을 준비 중입니다. 서울과 시흥, 안산 지역에서는 이미 진행 중인 이 사업은 에너지 절약과 함께 대안 에너지를 정착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일련의 이러한 움직임들이 인류의 지속가능 여부를 고민하는 시민운동으로 발전되기를 기대해봅니다. 나아가 인류의 지속가능이라는 과제를 풀어나가는 선도적인 역할을 함으로 환경수도에 걸맞는 역할과 개념 있는 도시로 자리매김 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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