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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맛집은 누가 정하는 것일까?
홍숙영/한세대학교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2010-02-01 08:50:30최종 업데이트 : 2010-02-01 08:50:30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외식 횟수는 일주일에 3~4회 정도라고 한다. 
구내식당이 없는 직장인들은 늘 외식을 할 수 밖에 없겠지만, 가족단위 또는 친구나 친지들 간의 모임, 회식 등으로 밖에서 밥을 먹는 경우도 적지 않다. 

먹는다는 것은 커다란 즐거움이다. 감칠맛이 도는 음식은 코와 혀를 즐겁게 하고, 아름답게 차려진 식탁은 눈을 기쁘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몇 년 전부터 불기 시작한 웰빙의 열풍으로 인해 '맛있고 몸에 좋은 음식'을 찾아다니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음식이나 요리 관련 TV프로그램도 넘쳐 난다. 
 
어떻게 하면 맛있는 집을 찾아낼 수 있을까? 산 좋고 물 좋은 곳에 가면 여기저기 'OOO TV프로그램에 소개된 맛집'이라는 간판이 내걸려 있고, 저마다 원조라고 붙여 놓은 것을 종종 보게 된다. 어디가 원조인지, TV에 소개되면 믿을 만한건지 쉽게 판단이 서질 않는다. 
죄다 '모범음식점'이라고 되어 있으니 맛의 변별력을 가리는 일이 난감하다. 
 
한식세계화를 앞두고 한식요리 방법의 계량화, 음식 재료의 원산지 표시, 위생, 디자인 등의 문제가 거론되고 있지만, 정작 맛의 평가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말이 없다. 

최근 미국의 레스토랑 가이드북 서울판이 출간되었다고 한다. 평가에 참여한 사람들은 식당을 이용한 이들이라고 하지만, 미국인들의 기준을 적용하여 서울의 식당을 평가하는 일이 옳은지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프랑스에서는 레스토랑을 평가하는 '미슐랭 가이드'가 해마다 발간된다. 까다로운 전문가들이 여러 가지의 기준을 가지고 비밀리에 레스토랑을 방문하여 등급을 매기는 미슐랭 가이드는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한다.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을 하나라도 받게 되면 가문의 영광으로 여길 정도이지만, 해마다 등급이 달라지기 때문에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실제로 등급이 떨어진 것을 비관하여 요리사가 자살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철저한 조사와 전문성으로 신뢰를 확보한 미슐랭 가이드가 제시한 레스토랑을 찾는다면 누구나 실망하지 않고 원하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전문성이 결여된 상업적 맛집이 판을 치는 곳에서 진정한 음식의 맛은 기대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아무리 사람이 몰리는 식당이라고 하더라도 불결하거나 불친절하고 화학조미료를 많이 쓴다면 맛집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다. 

음식 맛을 내기 위해 다양한 비법을 찾아내고, 서비스와 인테리어까지 꼼꼼히 챙기는 식당에 대해 보다 전문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으로 평가를 내릴 수는 없을까? 
세계인의 음식으로 사랑받는 한식을 꿈꾼다면, 보다 엄밀하고 다각적으로 맛을 평가하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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