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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산 자연보존은 수원시민의 최우선 과제
강대욱/경기도박물관 초대관장
2011-07-07 10:27:39최종 업데이트 : 2011-07-07 10:27:39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백두대간 13정맥 중 한남정맥(漢南正脈)의 주봉으로 수원산하를 감싸주는 생태현장이 광교산이다. 
  
수원천, 서호천, 원천천, 황구지천의 물줄기는 한남정맥에서 발원하는 생명수다. 한남정맥의 마루금에서 서해수계(西海水系)와 한강수계(漢江水系)가 갈리는 오묘한 국토의 현장이다. 경기도는 백두대간에서 서남으로 뻗어내린 한남 ․ 한북 정맥을 아우르면서 한강을 가슴에 품은 한반도의 요충이다.
  
충북진천의 도덕산을 시발점으로 경기도 안성 칠현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는 안성, 용인, 수원, 광명, 시흥, 김포를 가로질러 강화해협을 내려다보는 문수산에서 끝나는 산줄기다. 때문에 한남정맥은 경기도민의 가슴, 아버지의 품이다. 여기에 한강의 물줄기는 어머니의 젖줄이다. 
  
경기도 수부도시 수원을 지켜주는 수원시민의 정신적 버팀목, 광교산은 용인, 광주, 과천, 안양, 의왕, 화성, 오산, 평택 등 경기 남부권 일원을 포용하면서 경기도의 진산(鎭山)으로 자리매김한 것이 경기도청이 수원으로 온 1967년부터다. 

수도권 일원에서 광교산을 찾는 등산객, 일요일이면 등산로를 꽉 메운 인파로 신음하는 오늘이다. 조선초기 중종년간 양주지역의 학자로 자연을 사랑했던 북창 정염 선생은 산길을 걸을 때면 일부러 짚신을 느슨하게 삼아신고 산에 올랐다고 한다. 딱딱한 신바닥으로 성스러운 산체(山體)를 아프게 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였다고 한다. 산악사상의 선구자 북창선생의 가슴 찡한 일화다.

보존되어야 할 시민의 산 광교산을 보존하는 방안은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어 광교산 원래의 모습 생태현장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필자가 수원에 정착하여 광교산을 오른 것이 28년이다. 
당시만 해도 자생식물이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족도리풀, 원추리, 은방울꽃, 천남성, 물봉선, 며느리밥풀, 싱아, 양지꽃, 애기똥풀, 할미꽃, 제비꽃, 광교산에서는 드물게 보는 패랭이, 호의초도 있었는데 호의초는 겨울에도 초록의 색깔을 볼 수 있었던 식물이었다. 

당시는 들국화도 곳곳에 있어 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를 낭송하며 산정무한의 산행을 하던 광교산의 생태현장이었다. 광교산의 도립공원화는 농경문화현장을 일깨우는 과제다. 
사시사철 삼림이 울창하여 농경 문화시대와 일제 강점기, 6.25 한국전쟁 때인 산업화시대에도 인근의 5개 부읍(部邑) 주민들에 아궁이 온돌 땔나무를 제공하였던 생활 현장이었다. 
뿐만 아니라 초근목피로 연명을 하며 배고픔을 달래야 했던 시절에는 이른 봄의 냉이, 씀바귀, 무릇, 김묵등으로 시작해서 두릅, 취, 더덕, 고사리, 도라지, 머루, 다래, 버섯, 대추, 밤, 도토리, 약초 등 임산물이 늘 풍부하고 꿩, 토끼와 같은 짐승들이 야생하고 있었다. 

그런가 하면 광교산에서 발원하는 물줄기는 동서남북으로 흘러내려 수원, 용인, 안양, 화성, 광주 등 인근지역의 농업용수, 생활식수를 제공하여 근현대 생활사를 수놓은 아련한 향수 안식처이기도 했다. 

역사의 발자취, 광교산의 어제를 재현하는 것이 도립공원화다. 
때문에 용인, 수원, 광주, 안양지역의 주민생활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상생(의 생활현장이 되어온 것이 어제의 광교산이었다. 
광교산의 생명력은 농경문화의 현장, 자연그대로를 보존하는 것이다. 시루봉에서 바라본 수원산하는 그래도 낳은 편이다. 용인, 수지, 성복, 고기리 방면의 도시화 진행이 하루가 다르게 광교산의 산자락을 잠식하고 있다는데서 가슴이 쓰려온다. 

광교산의 경기 수부도시 수원의 도립공원 지정은 이제 문화주체의 양심이 국민적 공유를 수반하는 파격의 초석을 놓는 일이라고 확신한다.
  광교산의 푸른능선, 청정한 산자락에 수원시민의 살아있는 자연사랑의 미소를 꽃피우자. 생명체가 공생, 상생하는 숲의 낙원, 고려건국 왕건태조의 광교산 명명, 병자호란 국난극복 역사의 현장이 되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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