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공감칼럼] 인파로 넘쳤던 '2023 수원 문화재 야행', 올해도 행복했다
김우영 언론인
2023-08-21 07:00:20최종 업데이트 : 2023-08-20 17:39:56 작성자 :   e수원뉴스

[공감칼럼] 인파로 넘쳤던 '2023 수원 문화재 야행', 올해도 행복했다



<사진> '2023 수원문화재 야행'이 열린 화성행궁 신풍루 앞을 메운 인파(사진/김우영)

<사진> '2023 수원문화재 야행'이 열린 화성행궁 신풍루 앞을 메운 인파(사진/김우영)

 

8월 11일 저녁, 만사를 제치고 행궁동으로 갔다. 이날부터 '2023 수원문화재 야행'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저녁이지만 매표소에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있다. 누군가가 인사를 한다. 안경을 쓰고 바라보니 이상구 배우다. 그는 국내 대학에서 학부(국문과)를 마치고 러시아로 유학을 떠나 연기를 공부했고 석사학위를 받았다. 귀국해서는 연극무대에서 배우와 연출가로 활동하고 있는데 얼마 전엔 JTBC 드라마 '신성한, 이혼'에도 출연했다. 두 번째 에피소드에 남편 서병철 역으로 출연했다.(부인 박애란 역은 황정민 배우) '섬세한 감정 표현과 내공 있는 연기가 눈부시게 빛났다"는 평가도 받았다.

 

밤에 듣는 역사이야기 '야사(夜史)' 전문가와 함께하는 토크살롱 형식의 '일상의 기억, 책가도'에 지역에서 연극을 함께하고 있는 고영익 씨가 출연하기 때문에 응원 차 왔다고 했다.

 

'일상의 기억, 책가도'엔 내가 속해있는 화성연구회 회원들도 다수 출연하고 있다. 고영익 회원 외에도 최형국·조영선·강희수 회원 등이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사진> 화성연구회 조영선·강희수 씨가 화성행궁에서 진행한 '야사-일상의 기억, 책가도'(사진/김우영)

<사진> 화성연구회 조영선·강희수 씨가 화성행궁에서 진행한 '야사-일상의 기억, 책가도'(사진/김우영)

 

나는 2017년 처음으로 열린 수원 문화재 야행부터 올해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관람했다. 물론 모든 프로그램을 다 본 것은 아니다. 내 관심을 끄는 프로그램 위주로 선택했고 걷다가 만난 거리공연이나 전시를 무작위로 관람했다. 올해도 모두 보지는 못했다. 사전 예약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거리에서, 행궁 내에서 열린 공연이나 전시는 거의 빠짐없이 섭렵했다.

 

 

▲야경(夜景)-밤에 비춰보는 문화재 ▲야로(夜路)-밤에 걷는 거리 ▲야사(夜史)-밤에 듣는 역사 이야기 ▲야화(夜畵)-밤에 보는 그림 ▲야설(夜設)-밤에 보는 공연 이야기 ▲야시(夜市)-밤에 즐기는 장시 이야기▲야식(夜食)-밤에 먹는 음식 이야기 ▲야숙(夜宿)-수원화성에서의 하룻밤으로 구성됐다.

 

공연·전시·체험이 다양하게 어우러져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푸짐했다.

 

 

첫날엔 비가 내리는 관계로 예상보다는 시민과 관광객들이 적었다. 그러나 날씨가 좋았던 12일과 13일엔 그야말로 '인파(人波)'가 넘쳤다. 수원시에 따르면 '올해 수원 문화재 야행에 7만 5000여 명이 찾았다고 한다. 코로나19 이후 최다 관람객으로 지난해보다 2만 명이 더 방문했다는 것이다.

 

화성행궁 광장과, 화성행궁, 팔달문 로데오 청소년 공연장, 열린 문화공간 후소, 장안문, 팔달문, 수원전통문화관, 수원화성박물관, 수원시립미술관 등엔 관람객들의 발길이 끝없이 이어졌다. 이른바 행리단길이라고 불리는 행궁길 골목골목마다 사람들이 넘쳐났다. 대부분의 가게들도 빈자리가 없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사)화성연구회 8월 월례모임도 수원문화재 야행과 함께 했다. 12일 최호운 이사장과 30여명 회원들이 한동민 수원화성박물관 관장의 해설로 수원 역사 속 인물의 흔적이 있는 골목과 조명을 받아 빛나는 화성 성벽길을 걸었다. 끝나고 나서 '야식(夜食:밤에 먹는 음식 이야기)'에 동참, 담소를 나누며 단골 펍에서 생맥주를 마셨음은 물론이다.

 

마지막 날인 13일에도 현장에 있었다. 오후 5시부터 열린 프로야구 수원kt위즈와 창원nc다이노스와의 경기를 보다가 중간에 나와 행궁으로 갔다. 7회말 수원kt위즈가 4-0으로 앞서고 있었는데 상대팀이 더 이상 점수를 낼 것 같지 않아서다.(예상대로 박영현, 김재윤 등 필승 마무리조 투수들을 내세운 수원kt위즈가 점수를 그대로 지켜 승리했고 3위 자리를 굳혔다.)
 

 

올해 수원문화재야행에서 가장 인기를 끈 프로그램은 '야설(夜設)'이 아닌가한다. 특히 화성행궁 신풍루에서 펼쳐진 밤에 보는 공연엔 매일, 매순간 숫자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은 관람객이 모여들었다. 무예24기, 풍물, 장용영 수위·교대의식, 검무 등의 공연이 시간대별로 신풍루 앞에서 펼쳐졌다.

 

<사진> 행궁동 곳곳에서 열린 '야설(夜設)' 버스킹 공연

<사진> 행궁동 곳곳에서 열린 '야설(夜設)' 버스킹 공연

 

행궁동 곳곳에서도 야설공연이 열려 발걸음을 잡았다. 수원지역 대학 동아리 학생들의 모던 록과 재즈, 대금·해금·가야금 연주자의 버스킹은 귀를 즐겁게 해줬다. 수원시립미술관 실내와 옥상, 화성행궁 비장청 등에서도 공연이 펼쳐졌다.

 

'야시(夜市)'도 축제 분위기에 걸맞았다. 수원의 시민들이 만든 다양한 물품을 구경하고 구매할 수 있는 장시다. 행궁동 주민들이 중심이 된 '행궁마켓', 로컬 문화 콘텐츠를 판매하는 '수문장&마켓여유', 행리단길 지역 작가들이 모인 '행궁동 작가단' 등이 곳곳에서 작품 판매 및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장터처럼 북적였다.

 

이 글을 쓰고 있는데 수원문화재단에서 전화가 왔다. '세계유산축전 수원화성'의 한 프로그램을 맡아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공부가 많이 부족한데다 말주변도 없는 내가 할 일은 아니라서 정중하게 사양했다. 아, 그러고 보니 올해 문화재 야행이 끝났다고 서운해 할 일이 아니다.

 

곧 다가올 가을엔 '세계유산축전 수원화성'과 함께 '수원화성문화제' '수원화성 미디어아트' 등이 연이어 펼쳐지지 않는가.

 

 

고맙다. 출연자와 자원봉사자들, 그리고 행사를 위해 밤낮없이 노심초사한 수원시와 수원문화재단 담당자들. 그대들 덕분에 여름밤 무더위를 잊을 수 있었다. 행복했다.

김우영 언론인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독자의견전체 0

SNS 로그인 후, 댓글 작성이 가능합니다. icon 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