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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예박물관, 먹(墨)의 예술 꽃피는 수원
김훈동/수원예총회장. 시인
2010-09-26 10:08:23최종 업데이트 : 2010-09-26 10:08:23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서예는 동양의 지고한 예술이다. 
한자의 서사예술로만 여겨지던 서예술에서 '한글서예 대표작가전'이 지난 17일부터 한 달간 한국서예박물관에서 특별기획전으로 열리고 있다. 

우리의 선인들이 남긴 문화유산 중에서 가장 고귀한 정신이 담긴 예술이 바로 서예술이다. 
한국적인 서정가락의 투명한 여운과 가냘픈 듯 청아한 선의 움직임으로 한글서예의 미적 세계를 표현했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한글을 잘 갈고 닦아 더욱 빛나게 하는 창의성이 돋보이는 전시회다. 세계가 인정한 과학성과 동양예술의 정수가 만나 한글서예 창작능력의 진면모를 보여주었다. 

아직도 한문서예에 비해 한글서예는 서체에 대한 바른 정립이 안 되고 있어 안타깝다. 
궁체 일변도에서 벗어나 다양한 조형성을 추구해야 할 때다. 고전자료에 담겨진 다양한 한글서체를 되살리는 학문적, 예술적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문자표현 방식의 다양성과 예술성도 그 범위가 확장되고 있기에 그러하다. 

한국서예박물관, 먹(墨)의 예술 꽃피는 수원_1
한국서예박물관, 먹(墨)의 예술 꽃피는 수원_1


경기대학교 후문 쪽에 자리한 한국서예박물관이 개관 된 지도 2년이 다가온다. 
조선 영조와 정조가 친히 쓴 어필첩을 비롯해 6천여 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세운 우리나라 최초의 서예전문 박물관이다. 우리나라 서예사를 한 눈에 조감할 수 있는 자료들이 즐비하다. 개관이래 다양한 서예전이 펼쳐져 서예가는 물론 시민들에게 서예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묵향의 묘미를 느낄 수 있게 했다. 

신라시대 대문장가 최치원의 서체를 비롯한 조선 임금 중 가장 글씨를 잘 썼다는 선조, 추사 김정희, 조선 태조 이성계의 서체를 감상할 수 있는 서체전을 필두로 수묵채색화전, 문인화 대표작가전, 한‧중서법교류전 등을 펼쳐왔다. 서화의 묘미를 마음껏 뽐낸 작가들의 감성이 풍긴 전시회가 대부분이었다는 평이다. 

서예는 문자를 의사표현도구와 예술표현의 대상으로 사용한다. 
예술이 가진 품위의 높낮이와 보편적 적용의 가능성을 갖추게 한다. 이것은 서예가 건강하게 발전되도록 보증한 사회적 기초다. 현대예술의 큰 물결 속에서 서예술의 고유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발전해 왔다.  

한국서예박물관은 수원서예박물관이 아니다. 
한국 서단(書壇)을 아우르는 전국적인 전문 박물관이다. 서단을 위한 소명의식을 갖고 '먹의 예술'의 격을 높여나가고 한국 서단의 변화와 발전을 선도한다는 당찬 걸음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 전통과 현대적 성향에서 생각과 방향이 다르다고 배척하거나 외면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서예가만의 자리가 아니라 일반시민들도 함께 참여하는 서예마당이 되어야 한다. 학술적 정보와 이론적 탐구는 물론 지방의 작가, 전시, 초학자를 위한 배려에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 그것이 개관 2년차를 맞는 한국서예박물관이 가져야 할 자세다. 

서예의 높은 경지는 정신과 풍채를 으뜸으로 친다. 
사물을 모방하기 보다는 정신의 표현에 중점을 두는 예술이 아닌가. 서예는 문자를 쓰는 일 또는 씌어진 문자를 심미적 대상으로서 의식했을 때 성립하는 하나의 조형예술이다. 동양예술이 서양예술 보다 더 짙은 정신적 산물이라고 한다. 서예의 정수(精髓) 역시 이러한 정신적인 것에서 찾아야 한다. 서예는 '작가의 심성을 표현하는 예술'이기에 그렇다. 

서단의 화합된 모습으로 수원서예가협회가 새로이 발족된 것도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다. 서예가들이 시대의 추이에 적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예가들의 새로운 작품을 위한 시도와 학문적 탐구도 뒤따라야 한다. 

이러한 일들이 한국서예박물관을 중심으로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모든 서예가들이 합심해야 할 것이다.서예도 붐이 일어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필묵의 자유여행, 필묵을 이용한 창작 문양의 멋, 세계서예축제 등 창의적인 전시기획이 계속 이어가길 바란다. 고정관념을 깨고 전통에만 의지해서는 안 된다. 아직 이루어 진 것도 없고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진일보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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